편집위원칼럼 - 지속성장이 가능한 양계사업을 위하여

  • 안형진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아시아 양계기술담당, 대한양계협회)
  • Published : 2014.04.01

Abstract

Keywords

선진국의 양계산물 소비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꾸준히 양계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백색육이라는 특성과 더불어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닭고기 가공품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어 바쁜 소비자의 호응이 좋으며, 계란도 콜레스테롤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며 편리한 가공품이 많이 개발되어 양계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 결과로 선진국의 양계산물 소비는 우리나라의 몇 배나 된다.

아시아에서도 세계 최대 소비인구를 가진 중국의 닭고기 소비량 증가가 대단하다. 전통적으로 돼지고기를 즐겨먹는 중국 사람들도 이제는 닭고기, 쇠고기로 소비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2020년이 되면 현재보다 20%이상 닭고기의 소비신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군다나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농촌인구의 도시로의 이동 증가, 노인들의 편리한 식품 선호,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닭고기 소비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부업 규모 양계가 없어지면서 대규모화, 계열화되리라 예측하고 있다.

두 번째 소비인구가 많은 인디아도 지금은 국민 1인당 양계산물 소비량이 적지만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종교적인 영향으로 쇠고기, 돼지고기보다는 절대적으로 양계산물을 선호하는바 급속도로 소비가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소비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의 양계산업 성장도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앞으로 4년 이내에 양계산업 규모가 현재의 2배로 늘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많은 종계장의 건설, 육계 및 산란계 농장의 신축, 부화장 건설, 도계장의 신축 및 증축, 사료 공장을 건설하는 등 양계산업에 투자하는 규모가 가히 상상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베트남, 필리핀 등의 성장도 만만치 않으며, 다소 경제적으로 처져있지만,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도 서서히 양계산업이 움직이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나라에서 가장 경제적인 단백질 식품 공급원이 양계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양계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어떤가? 물론 우리는 이미 경제적으로 그들보다 앞서 있어 고도의 성장은 못하더래도 지속적인 성장은 가능해야 하는데 요즘은 온통 HPAI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1월 중순경부터 발생한 HPAI가 아직도 진정되는 기미가 없이 여전히 우리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오리에서 출발하더니 이제는 산란계, 육계, 종계, 토종닭 할 것 없이 전방위로 발생하고 있어 경제적인 피해가 만만치 않다. 2003년 말에 처음으로 발생했을 때는 양계산물 소비가 크게 위축되었으나, 그 이후로는 가열하면 안전하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소비자도 어느 정도 이해했었으나, 다섯 번째인 2014년의 발생으로 인한 양계산물 소비 감소는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정도이다. 발생으로 인한 피해도 매번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는 천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를 살처분하고 있다. 악성질병을 매우 효과적으로 단기간에 박멸하는 모범 국가가 우리나라인데 조기에 박멸되기를 기대한다.

종전에는 HPAI 발생국에서 우리나라에 오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거절했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거절당할 지경에 있다. HPAI 감염없이 지속적인 양계산업이 성장 할 수는 없을까? 지금의 대처 방법은 무엇이 부족한 것인가?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여러 가지 양계산업 발전을 위해 고민 또는 의문을 던져본다. 하지만, 결론은 더더욱 원칙에 입각한 방역관리 철저이다.

즉, 첫째는 격리 및 차단이다. 어떤 예외적인 이유도 용납하지 말고 철저히 격리해야 한다. 농장 자체적으로 보면 철새, 야생조류 및 야생동물과 철저히 격리되도록 양계사를 건축, 관리하여야 한다. 내부 각각의 계사들 간에도 각각 격리되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계사 내부에 들어갈 때도 소독하고 해당 계사 전용신발로 갈아신어야 한다. 다른 농장과도 철저히 격리되어야 한다. 즉, 수평 감염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여야 한다. 어떤 기구, 차량, 닭 및 물건도 다른 농장 또는 다른 계사와 교류해서는 안 되며 다른 농장의 사람과도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한 농장에 닭과 오리를 같이 사육해서는 절대 안 된다. 방역의 기본이 소독이 아니라 격리 및 차단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자연적으로 농장이 수십 ㎞씩 격리되어 있는 토지가 넓은 선진국과는 달리 좁은 토지에 인접해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더더욱 격리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우리가 잘해도 철새로 바이러스가 옮겨지며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할 수 없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철저히 격리, 차단해야 감염 가능성이 줄어 들 것이다.

둘째는 소독약을 살포하기 전에 세척 및 건조이다. 유기물이 많이 붙어있는 기구에 아무리 소독약을 많이 살포해도 유기물 깊숙이 침투할 수 없다. 소독약 살포는 마지막 마무리이지 방역의 전부가 아니다. 깨끗한 물로 세척만 잘해도 90% 정도의 방역효과는 있다, 세척에 추가하여 건조 한 후 소독약을 골고루 살포하면 잘 마무리되는 것이다. 바이러스 및 세균이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더더욱 철저히 하여야 한다.

셋째는 닭을 건강하게 육성 및 사육하는 것이다. 닭의 입장에서 건강하게 생활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사양관리도 닭의 입장에서 개선하며 지속적으로 투자하여야 한다. 양계장 운영 주체가 사람인바, 일하는 사람이 편하고 투자가 적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닭의 입장에서 생각하여야 한다. 수십 만수 때로는 수백 만수의 대규모로 양계를 하다보면 방역 및 질병관리가 만만치 않게 된다. 닭이 풍부한 영양을 섭취하며, 면역력을 높게 갖추고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사육되면 질병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계군 별로 주기적으로 미리 건강 검진을 하여 기록 관리하여야 한다. 계군별로 혈청검사를 매월 실시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 보유상태를 확인하여 필요하다면 보강해야 한다. 늘 계군의 건강 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질병의 징후가 발견되었을 때 발 빠르게 대처 할 수가 있다. 어떤 징후가 발견되면 반드시 선 조치하고 후에 보고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조기에 현장에서 처치하여 피해를 줄여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초심으로 돌아가 원칙을 다시 점검하여 준수하는 것이다. 하루 빨리 HPAI가 종식되고 철저한 방역관리로 악성질병 침투를 막아 희망이 가득차고 지속 가능한 양계 산업이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