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든 새는 가금이 될 자격이 있다!
1) 세계인 식탁의 중심, 가금
우리나라의 축산법에 의하면 소득을 위해 키우는 동물은 모두 가축으로 보고 그 안에서 짐승과 가금(家禽)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축산법에 따라 기타 야생습성이 순화되어 사육하기에 적합하며 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동물로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짐승·가금 및 관상용 조류(’13, 축산법)로 명시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금은 알, 고기, 깃털 등을 얻거나 관상의 목적으로 인간이 사육하는 새를 뜻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육하는 가금은 닭이며, 지역, 문화, 종교가 달라도 가장 선호하는 육류는 새고기이다. 마리 수로만 따지면 닭, 오리, 돼지의 순이나, 소비량(kg)으로 따지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육류이다. 닭 다음으로는 세계적으로 오리의 소비가 많으나 대륙별로 차이가 있어 서양에서는 칠면조, 동양에서는 오리가 차순이다. 그 외 국가와 지역에 따라 메추리, 비둘기, 뿔닭, 타조, 꿩 등이 식용으로 사용되는 가금류가 뒤를 이은다.
▲ 소비량 1위, 돼지
▲ 마리 수 1위, 닭
▲ 마리 수 2위, 오리
▲ 식용 비둘기
2) 나는 새도 가금, 날지 못하는 새도 가금
보통 가금류는 크게 물새류와 날지 못하는 주금(走禽)류의 2종류로 나누어 취급한다. 물새류는 오리나 거위 등 주로 물가에 사는 조류이거나 활동 지역이 물인 경우에 해당한다. 공통적으로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으며 수영이나 자맥질을 잘하는 조류이다. 또 다른 특징은 보온을 위한 깃털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점과 꼬리의 분비선에서 나온 기름을 발라 방수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가에 사는 새들 중 학, 두루미, 황새 등은 수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물갈퀴가 없으며 대신 긴 다리와 발가락을 가져 별도로 섭금류(涉禽類)라고 부른다. 날개가 퇴화되어 주로 지상생활을 하는 조류는 주금류 또는 주조류(走鳥類)라고 하며 원인은 여러 가지로 보고 있다. 튼튼한 다리가 발달하였으며 날개는 퇴화되었는데, 그 원인은 천적이 없고, 먹이가 풍부한 환경 때문이다. 호주의 에뮤(Emu), 남아메리카의 레아(Rhea), 뉴질랜드의 키위(Kiwi) 등이 대표적인 주금류로 큰 덩치, 천적이 없는 환경, 풍부한 먹이 등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 번성하던 주금류는 인간의 이주 후 병, 사냥, 천적의 유입 등으로 전멸한 사례가 많다.
사람의 욕심으로 멸종된 새(Ⅰ), 에피오르니스
▷ 멸종한 에피오르니스(일명 : 코끼리새)는 키 3.4m, 몸무게 500kg에 달하며 날지 않고 달리던 주조류
-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였고 17세기에 인류가 섬에 정착하면서 멸종
- 알은 크기가 달걀의 100배가 넘는 지름 30여 센티미터이며 약 9리터의 물이 들어갈 수 있는 부피
* ’13년 4월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화석 알이 1억1천만 원에 낙찰
사람과 크기 비교
3) 가금의 기원
현재까지 발견되는 화석을 보면 새의 조상은 대략 1억~2억 년 전에 지구상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초의 깃털이 확인된 화석은 19세기에 발견된 ‘시조새’의 것으로 연대는 대략 1억 5천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13, Nature)되며 처음에는 공룡과 현재의 조류를 이어주는‘잃어버린 고리’로 여겨져 왔으나 현재는 단일 종의 생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조류와 비슷한 뼈 구조를 가진 공룡들(수각류)에서 진화 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나 창조론에서는 깃털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카우딥테릭스 같은 공룡(수각류)이 활공단계를 거쳐 비행하게 되었다고 여겨왔으나 활공과 비행은 깃털의 진화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 중이다. 사람이 사육하여 고기나 알을 이용한 가금으로는 닭이 가장 먼저 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사냥을 해서 잡아먹지 않고 사육을 해서 이용한 것만을 가금이라 인정한다면 1만∼5,000년 전의 닭일 것으로 추정된다. 비둘기, 오리, 기러기 등도 많이 발견되나 사육된 것으로 짐작되는 것은 중국 황하 페이리깡(裴李崗)의 7,400∼7,200년 전 닭이 최고(最高)이며 그 후 오리와 거위가 4,000년 전∼3,000년경에 가축화되었고 그 외 가금은 비교적 최근에 가축화되었다.
▲ 시조새 화석
▲ 대표 수각류 알로사우르스
▲ 카우딥테릭스(상상도)
▲ 시조새와 오리 골격 비교
사람의 욕심으로 멸종된 새(Ⅱ), 도도새
▷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앞바다의 모리셔스 섬에 서식하던 도도새는 1507년 발견되어 1681년 멸종
- 몸무게 25kg의 거대 조류로 천적이 없어 날개가 퇴화했고, 크고 튼튼한 부리와 다리를 지녔으나 초식성
- 이름인 도도는 ‘바보’를 뜻하는 포르투갈어로, 날지도 못하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사람과 함께 들어온 쥐, 돼지 원숭이 등의 서식지 파괴와 남획으로 인해 멸종
2. 특수한 가금류를 소개합니다
1) 특수가금의 종류
특수가금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닭, 오리가 아니기 때문에 특징을 잘 모를 수도 있으나 실상 주 용도는 비슷하다. 미국, 유럽, 중국에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칠면조, 오리, 거위 등은 고기를 목적으로 하는 가금류이며 이에 속하는 종류로는 칠면조, 오리, 거위 외에도 타조, 호로새, 꿩, 메추라기, 재래닭 종류 등이 포함된다. 일반화된 닭이 백색육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칠면조, 오리 등은 포화지방산이 적은 대체 가금육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육류시장은 개도국의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2022년까지 꾸준히 증가가 예상되며 특히 가금육 소비는 계속 증가될 전망(’12, USDA)이다. 관상조류는 현재 고기, 계란 시장에 비해 매우 작으나 틈새시장으로 역할이 기대된다. 동물원에서 볼 수 있던 긴꼬리닭, 금계, 은계를 비롯하여 애완 조류인 앵무 등의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 잠재력은 최고, 타조
타조는 날지 못하는 가장 큰 새로 19세기 말부터 상업적인 사육이 시작되었으며, 고기, 깃털, 가죽, 오일 등 그 쓰임이 매우 다양하다. 백악기 중엽(8~9천만 년 전)에 공룡에서 분화한 타조(Ostrich)는 새보다는 파충류의 특성이 많이 남아있는 기이한 동물이다. 튼튼한 다리와 긴 목을 가지고 있어 달리기에 알맞고, 사바나, 초원지대, 사막, 트여있는 관목지 등에 사는 잡식성새이다. 크기가 1.8∼2.5m, 몸무게는 65∼150㎏, 위협을 받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70㎞의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린다. 목의 털 색깔에 따라 크게 레드종, 블루종, 블랙종으로 구분하며, 아프리칸 블랙종이 기르기 쉬워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육된다.
▲ 레드종
▲ 블루종
▲ 블랙종
▲ 타조 타기 체험
1860년 즈음 남아프리카에서 깃털을 얻기 위한 상업용 사육이 시작되었고, 이전에는 보통 사냥을 통해 고기와 깃털 등을 얻었다. 남아프리카 오츠흔을 시작으로 한 상업적 사육은 이집트, 호주, 뉴질랜드, 미국, 아르헨티나 등으로 확대되어 20세기 초 번창하였다. 고대 이집트, 로마, 그리스 등에서 야생 타조를 가축으로 키우기 시작했으며, 이집트와 로마에서는 탄생과 장례의식에 이용되었다. 우리나라는 1997년 타조가 처음 도입되었으며, 고기와 부산물 생산 이외에도 체험학습을 테마로 하는 농장들이 생겨났다. 빠른 성장(16∼18개월), 긴 수명(약 70년), 긴 산란기간(년 평균 30∼90개를 40년간 산란), 사육비가 적게 드는 장점(’12년 90농가 1,447마리 사육 중)이 있다.
고기는 쇠고기와 같은 적색육으로 분류되지만 저지방, 저칼로리, 저콜레스테롤, 고단백, 풍부한 무기질이 장점이다. 세계심장재단에서 추천하는 식품 중 하나이며, 생식에 적합하고 회교국가에서도 허용된 육류이다. 특히 유럽, 북미, 일본 등에서 시장이 성장 중에 있으며, 앞으로 20년 동안 전통 고기 시장을 점차 대체할 전망(FAO)이다. 스테이크, 필레, 목살이 인기가 좋으며, 슈니첼(오스트리아 커틀릿), 굴라시(헝가리 전통 스튜), 버거, 파테(프랑스 파이), 빌통(남아공 육포) 등이 유명하다. 부산물인 가죽, 깃털, 오일, 뼈는 고급 제품의 재료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의료용으로도 점차 그 이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구두, 핸드백, 지갑, 벨트, 골프백 등의 재료로 이용되는 가죽은 ‘가죽의 롤스로이스’로 불릴 만큼 고가로, 악어 가죽의 1.5~2배 알은 껍데기 두께가 2mm로 단단하여 장기 보존과 조각이 가능하며, 그림이나 사진을 입힐 수 있어 공예품 재료로 인기이며 귀부인들의 의상이나 모자 장식에 많이 쓰였던 깃털은 정전기가 없어 고급 승용차용 먼지떨이나 반도체 장비 손질 등에 사용된다. 오일은 천연 에스트로겐 성분으로 고급 화장품에 많이 이용되며, 향후 신약 개발에 이용되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 타조깃털 모자
▲ 타조깃털 데코
▲ 타조가죽 가방
▲ 타조알 공예품
▲ 타조 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