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글쓰기는 사고력 개발의 중요한 수단으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사고 행위가 수반되므로 글쓰기 활동은 교과 수업의 학습을 정교화 하는 데 도움을 준다.1 과학 교육에서도 수업의 목표가 ‘지식전달과 습득’에서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고차원적 사고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변화함에 따라 과학적 소양 및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학습 방법 및 획일적인 답을 추구하는 선택형 평가의 대안으로 글쓰기 학습이 주목받고 있다.2 우리나라에서는 2007 개정 과학과 교육 과정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및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시킬 목적으로 과학 글쓰기를 과학 교과서에 적용하였다.3 이어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도 학습 지도 방법에 ‘과학 및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쟁점에 대한 자료를 읽고, 이를 활용한 과학 글쓰기와 토론을 통하여 과학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및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와 같이 명시하여 과학 글쓰기를 과학 학습의 효과적인 방법으로서 교육과정에 도입하고 있다.4
한편, 전통적인 글쓰기 학습에서 과학 글쓰기는 과학 학습을 통해 이해하거나 탐구를 통해 발견한 내용을 글로 쓰는 ‘글쓰기 학습(learning to write)’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5 그러나 현재 과학 교육에서는 과학 철학의 사회적 구성주의, 인지심리학, 사회문화적 이론에 배경을 두고 있는 ‘학습을 위한 글쓰기(writing to learn)’가 강조되고 있다.6 학습을 위한 글쓰기에서 과학 글쓰기는 평가 도구로 이용되기보다 학습의 수단으로 이용되며, 과학 글쓰기 활동은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이해하고, 비판적 사고를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6,7
최근 여러 과학 교육 연구 결과들은 수업 현장에서 과학 글쓰기가 과학적 사고력 및 의사소통 능력을 개발 하도록 도와주는 교수-학습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뒷받침 하고 있다. 과학적 사고의 표현 도구로써 글쓰기를 활용하면 사고가 분명해지고 정교해지며,8 사고하는 과정과 내용을 글로 표현하는 일련의 활동은 과학적 지식을 형성하는 과정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10 이처럼 과학 글쓰기는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과 탐구 과정을 실질적으로 경험하게 하므로 정규 과학 수업에서 필요한 학습 방법이다.11 실제로, 정규 과학 시간에 과학 글쓰기를 활용한 수업전략은 사전 학업성취도와 무관하게 창의적 사고력 향상에 유의미하며,12 과학 글쓰기를 통한 수업이 비판력, 분석력, 종합력과 같은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13 또한, 문제 해결 과정이나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는 과학 글쓰기 활동은 문항에 적합한 표현능력을 개발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을 확장 하는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4,15 특히, 과학 글쓰기는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다른 형태의 의사소통에 비해 글쓰기 활동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 및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한다는 특징을 지니므로, 학교 현장에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학습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16 뿐만 아니라, 과학 글쓰기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긴 복잡한 사회 문제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과학적 사고 습관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므로, 현재 우리나라 과학 교육과정의 목표 중 하나인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는 학습 방법으로 활용 가능하다.17,18
한편, 현장에서 교육과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 과정에서 규정하는 교과 내용을 쉽게 가르칠 수 있도록 체계화한 교수 학습 자료가 교과서이다.19 교과서는 학습 내용을 제시하고 학생의 학습 동기를 유발시켜,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구조화 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한다.2 우리나라에서는 실제 과학 수업에서 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며,20 교사들에게 과학 교과서는 과학 교육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므로,21 과학 교과서에 어떤 과학 글쓰기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는 과학 글쓰기 수업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에 따라 과학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특성과 제시 방법을 구체적으로 비교·분석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진 바가 없다.
이에 본 연구는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편찬된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에서 과학 글쓰기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편찬된 과학 교과서 중 36권의 중학교 과학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여 과학 글쓰기 문항을 추출하고, 사용 빈도를 조사하였으며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추출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인지적 과정, 글의 유형에 따라 분류하고, 문항에 포함된 글로벌 이슈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에 과학글쓰기가 사용되는 경향성을 파악하고,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특성을 비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방법에 대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편찬된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추출하여, 단원 및 출판사별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를 비교한다.
2) 추출한 과학글쓰기 문항을 인지적 과정 및 글의 유형에 따라 분류하고, 과학 글쓰기 문항에 포함된 글로벌 이슈 내용을 분석하여, 2007 개정 교과서와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얻어진 결과를 비교한다.
연구 방법
분석 대상
2007 개정 및 2009 개정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를 조사하고,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특성을 비교·분석하였다. 모든 학년에서 2007 개정 교육과정 검정 및 2009 개정 교육과정 심의에 통과한 출판사의 중학교 과학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에 해당하는 출판사는 (주)교학사, (주)금성출판사, (주)미래엔, 비유와 상징, 천재교육, 두산동아이다. 각 교육과정에서 18권, 총 36권의 과학 교과서가 분석에 사용 되었다. 2007 개정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과학 1의「1. 물질의 세 가지 상태」,「2. 분자의 운동」,「3. 상태 변화와 에너지」, 과학 2의「3. 물질의 구성」,「5. 우리 주위의 화합물」, 과학 3의「2. 물질의 특성」,「6. 전해질과 이온」단원을, 2009 개정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과학 1의「6. 분자운동과 상태변화」, 과학 2의「1. 물질의 구성」, 「5. 물질의 특성」, 과학 3의「2. 화학반응에서의 규칙성」,「5. 여러 가지 화학 반응」단원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절차
선행연구22,23와 같이 과학 글쓰기 문항을 ‘과학적 사실, 개념, 원리, 법칙, 이론, 가설에 대하여 사고하는 내용과 과정을 글로 표현한 것’으로 정의하고 과학 글쓰기 문항을 추출하였다. 그러나 글을 쓰도록 요구 하는 문항이더라도, 실험 내용을 단순히 기록하도록 하는 문항, 단답형의 문항, 과학적 사고의 과정 없이 조사한 내용을 쓰게 하는 문항은 과학 글쓰기 문항으로 보지 않았다. 단, 글쓰기를 요구하지 않더라도, 과학 교과서 내에서 ‘과학 글쓰기’, ‘글쓰기’, ‘논술’ 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는 문항은 과학 글쓰기 문항으로 추출하였으며, ‘바다에 뜬 기름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와 같이 글로벌 이슈를 묻는 문항은 넓은 범위에서 과학 글쓰기로 보았다. 이와 같은 문항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지구 공동체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합리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재 과학 교육의 목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18,24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과학 교육과정에서는 과학 과목을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교과로 규정하고 있으며,3,4 과학적 소양에는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25
과학 글쓰기 문항 추출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연구자와 과학교육과 석사과정 1인이 개별적으로 추출한 문항의 연구자간 일치도가 .97이 될 때까지 논의하였고, 그 후 연구자가 최종적으로 추출하여, 과학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를 교육과정, 단원 및 출판사별로 비교하였다.
추출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인지적 과정에 따라 분류하였으며, 분류기준은 초등교과서와 미국교과서의 인지적 과정 분석 연구에 사용된 분류기준2을 수정하여 Table 1과 같이 선정하였다. 인지적 과정은 사고를 이용하는 방법을 지칭하는 과학적 탐구 과정과 가까우므로,25,26 이러한 분류를 통해 과학 글쓰기 문항에 사용된 과학적 탐구 과정의 특성을 알아내고자 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측정’이라는 하위 범주를 인지적 과정의 ‘이해하기’에 추가하였으나, 이 연구에서는 단순히 측정값을 표로 정리하거나 글로 쓰는 활동을 과학 글쓰기 문항으로 보지 않았으므로, 과학교육전문가 1인과 현직교사 2인이 협의를 통해 이에 해당하는 항목을 삭제하였다. 다음으로 과학 글쓰기 문항을 글의 유형에 따라 분류하였다. 분류기준은 거시적 장르 유형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Table 2에 제시하였다. 장르 중심 작문 교육에서는 글쓰기 유형을 거시적 장르와 미시적 장르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중 거시적 장르 유형은 정보를 전달하는 글쓰기, 설득하는 글쓰기, 이야기 쓰기, 그림 등으로 표현하는 글쓰기로 분류되며 미시적 장르는 각 범주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글쓰기의 유형을 의미한다.27 거시적 장르 유형을 기반으로 한 분류는 글쓰기의 텍스트, 즉 글의 맥락과 형식을 고 려한 것으로서, 이처럼 텍스트를 고려한 과학 글쓰기를 학생들에게 제시할 경우 학생들이 더 쉽게 과학 글쓰기에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2 실제를 중심으로 한 과학글쓰기 과제 작성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27
Table 1.The framework for the analysis of science writing related with cognitive process
Table 2.The category of science writing
마지막으로, 과학 글쓰기 문항에 포함된 글로벌 이슈 내용 분석은 선행연구28의 분석틀을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이 분석틀은 OECD의 글로벌 과학 포럼 보고서, UNESCO의 교육부문 보고서 등과 같은 국제기구 및 과학 관련 연구기관의 주요 보고서를 분석하여 추출된 글로벌 이슈들을 과학교육 전문가들이 정기적인 연구모임을 통해 협의한 결과이다.28 선행연구에서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내의 글로벌 이슈 내용을 분석할 때 사용한 분석틀에서 세부 내용이 유사한 항목들은 하나로 묶고, 화학 영역과 관련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항목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최종적으로 사용된 분석틀은 Table 3과 같다. 글로벌 이슈란 인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들로서, 국가 간 상호 협력이 필요한 문제로 설명되며, 기후변화, 빈곤 문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29
Table 3.The framework for the analysis of science writing related with global issues
분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분류 및 분석에는 2인의 연구자가 각 기준에 근거하여 과학 글쓰기 문항을 분류하고, 연구자간 일치도를 구하였다. 반복적인 논의를 통해 일치도가 인지적 과정에 대해 .91, 글의 유형에 대해 .93, 글로벌 이슈에 대해 .95에 도달한 이후, 합의된 기준에 따라 연구자가 모든 과학글쓰기 문항을 다시 분류 및 분석하였다. 모든 분류 결과 및 분석과정은 과학 교육 전문가 1인, 과학교육 대학원생 3인, 현직 교사 2인이 세미나를 통해 검토하고 논의하여 합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연구 결과 및 논의
과학 글쓰기 문항 사용 빈도
2007 개정 및 2009 개정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추출하여 전체 사용 빈도, 교과서 한 권당 평균 사용 빈도, 교과서 10쪽 당 사용 빈도를 Table 4에 제시하였다. 2007 개정 교과서 18권에서는 183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어, 교과서 한 권당 10.17개, 교과서 10쪽 당 1.32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었고, 2009 개정 교과서 18권에서는 168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어, 한 권당 9.33개, 교과서 10쪽 당 1.23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었다. 화학 영역에 해당하는 단원이 7개에서 5개로 감소함에 따라 교과서 한 권당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빈도는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9 개정 교과서에서 과학 글쓰기 문항의 교과서 10쪽 당 사용 빈도가 감소한 것은, 과학 글쓰기의 중요성이 2007 개정 교과서에 비해 강조되지 못함을 나타내는 결과이다. 즉, 과학 글쓰기를 통해 과학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도록 강조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의도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Table 4.The number of science writings in the chemistry domain of middle school science textbooks
2007 개정 교과서 과학 1에는 71개, 과학 2에는 45개, 과학 3에는 67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었으며, 2009 개정 교과서 과학 1에는 35개, 과학 2에는 75개, 과학 3에는 58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어 학년별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에 차이를 보였다. 특히, 중학교 과학 1 교과서에서 10쪽 당 과학 글쓰기 문항 사용 빈도가 1.50에서 1.08으로 큰 변화폭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화학 영역에 해당하는 단원수가 2007 개정 교과서에서 3개였지만, 2009 개정 교과서에서 1개로 감소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중학교 과학 2 교과서에서 10쪽 당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0.94에서 1.38으로 증가하고, 중학교 과학 3 교과서에서 사용 빈도가 1.50에서 1.21으로 감소하였는데, 이러한 변화는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교과서 단원이 재구성되면서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단원별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를 교육 과정에 따라 비교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에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공통적으로 높게 조사된 단원은「물질의 구성」단원과「물질의 특성」단원으로 나타났다「. 물질의 구성」단원은 원소, 원자, 이온과 같이 미시적인 입자 개념이 처음 도입되는 단원이며,「물질의 특성」단원은 혼합물 내의 각각의 순물질이 본래의 성질을 잃지 않는다는 초기 형식적 조작 수준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구체적 조작 수준 단계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30 과학 글쓰기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과학 개념을 습득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5,9,31들은 원자와 분자 수준에서 미시적인 화학개념을 다루고 있는「물질의 구성」단원뿐만 아니라,「물질의 특성」,「전해질과 이온」단원에서 과학 글쓰기 문항 사용 빈도가 높은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미시적인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단원에서 높게 나타났다. 한편,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중학교 과학 2 교과서의 10 쪽 당 과학 글쓰기 문항 사용 빈도가 0.94에서 1.38로 증 가한 것은(Table 4), 2007 개정 교과서에서 과학 글쓰기 문 항 사용 빈도가 높았던「물질의 구성」단원과「물질의 특 성」단원이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중학교 2학년으로 재구성 되면서 생긴 변화로 해석된다.
Table 5.The number of science writings in chemistry chapters of middle school science textbooks
교과서 내 위치에 따라 사용된 과학 글쓰기의 빈도를 비교한 결과를 Table 6에 제시하였다. 과학 글쓰기 문항이 도입부에 사용된 빈도는 6.01%에서 0.59%로 크게 감소하였다. 2007 개정 교과서에서는 단원 학습 전 ‘이 단원을 공부하기 전에 물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 보자.’와 같이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었으나, 2009 개정 교과서에는 이와 같은 문항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도입부에서 과학 글쓰기 문항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적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단원 도입부에 대단원 학습 주제와 관련된 문학 작품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에세이로 써보도록 하는 활동은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으며, 과학적 탐구 기능을 발달시키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32와 독서 지도를 강조하는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4에 따라, 단원에서 학습할 내용과 관련 있는 문학 작품을 단원 도입부에 제시하여 단원 학습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과학 글쓰기 문항이 본문, 대단원 마무리, 과학 글쓰기 부분에 사용된 빈도는 증가하였다. 특히 대단원 마무리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빈도는 두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업의 정리 단계에서 단순히 문제 풀이 형태로 마무리를 하는 것과 비교해,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글쓰기로 정리하는 과학 글쓰기 활동이 학생들의 정의적 영역뿐 아니라 인지적 영역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33 단원을 정리하는 부분에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증가한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해석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원별 과학 글쓰기를 마무리 단계에서만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경우, 글쓰기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 있으므로,12 교과서의 어느 한 위치에만 치중되어 있는 지금의 형태보다는 과학 학습의 전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과학 글쓰기가 사용될 수 있도록 교과서를 구성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제안된다. 한편, 과학 글쓰기 또는 논술이라고 명시된 부분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의 빈도는 14.21%에서 21.43%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2007 개정 교과서에서 18권 중 이러한 범주를 명시한 교과서는 6권이었는데 비해, 2009 개정 교과서에서는 18권 중 11권이 이와 같은 범주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에, 읽기 자료에 사용된 빈도는 14.75%에서 7.14%로 감소하였는데, 이는 2007 개정 교과서에서는 읽기 자료로 분류된 범주가 9개였으나, 2009 개정 교과서에서는 8개로 감소해 각 범주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유 탐구’를 포함하여 과학 내용을 구성하도록 되어있으나,3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유 탐구’를 ‘탐구 활동’으로 변경하고,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 다른 교과와 관련지어 통합적으로 사고하게 하는 ‘STEAM’을 새로 도입한 바 있다.4 이러한 변화에 의해 ‘자유 탐구’에서 사용되던 탐구중심의 보고서 쓰기와 같은 과학 글쓰기 문항이 ‘STEAM’에 사용되는 양상을 보였다.
Table 6.The number of science writings in the section of middle school science textbooks
출판사별로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를 비교한 결과,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출판사는 2007 개정 과학 교과서와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에서 각각 53개, 47개를 사용한 F로 나타났다(Table 7). 특히, 과학 글쓰기 문항을 가장 적게 사용한 출판사 E의 과학 글쓰기 문항 사용 빈도는 2007 개정 교과서에서 13개, 2009 개정 교과서에서 15개로 조사되어, 가장 높은 사용 빈도를 보이는 출판사 F와 비교 했을 때, 2007 개정 교과서에서는 4.5배, 2009 개정 교과서에서는 3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와 같이 출판사 별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에 차이가 있는 것은 과학 교과에서 다루는 내용은 유사할지라도, 과학 글쓰기에 대한 교과서 저자의 관심과 인식에 따라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편, A, D, E에서는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증가하였고, B, C, F에서는 사용 빈도가 감소하였는데, 증가폭에 비해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보아 2009 개정 교과서에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Table 7.1The publishers are presented in random order
인지적 과정에 따른 과학 글쓰기 문항 분석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인지적 과정에 따라 분류한 결과를 Table 8에 제시하였다.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에서 ‘기억하기’와 관련된 과학 글쓰기 문항은 사용되지 않았다. ‘기억하기’는 학습한 지식을 회상하거나 재인하는 인지적 과정으로 주로 선다형 및 단답형 문항이 적절한 평가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25 이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Table 8.The number of science writings classified with their cognitive process in middle school science textbooks (%)
‘이해하기’와 관련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는 각각 36.07%와 39.88%로, 두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해하기’의 인지적 과정에 예상, 추리, 설명 등의 기초 탐구 과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과학 교과서가 탐구 중심으로 집필되어,2 과학 글쓰기도 탐구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찰한 내용을 서술하거나 제시된 상황을 배운 개념을 이용해 설명하도록 하여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과학 글쓰기 문항이 ‘이해하기’에 해당한다. 과학 글쓰기 활동은 학생들이 과학 개념을 더 분명히 받아들이도록 도움을 주고,34 선택형 문항으로는 알 수 없는 오개념을 알아내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볼 때,35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이해하기’의 사용 빈도가 증가한 것은 학생들의 과학 개념 이해를 돕는 목적을 지닌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적용하기’와 관련된 과학 글쓰기 문항은 학습한 과학 개념을 이용해서 새로운 개념을 설명하거나, 배운 개념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여 설명하는 글쓰기가 있다. 중학생들은 구체적인 사물 및 추상적인 사물에 대해서도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과학적 사고가 가능하므로 ‘적용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되며, 이러한 결과는 구체적 조작기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4학년 실험관찰에서 ‘적용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9.18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연구 결과2와 차이를 보였다.
‘분석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은 두 교육과정에서 모두 낮은 사용 빈도를 보이는데, 이는 ‘분석하기’와 관련된 과학 글쓰기 문항이 단원을 정리하는 부분에서만 주로 사용되며, ‘분석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을 사용한 출판사는 6종 중 2종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사용 빈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교육과정이 바뀌며 그 사용 빈도가 감소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2종의 출판사에서 2007 개정 교과서 ‘마인드맵’으로 제시되던 부분이 2009 개정 교과서에서는 ‘가로, 세로 낱말 퍼즐’로 바뀌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Fig. 1). 마인드맵의 경우, 각 개념들의 관계와 기능을 조직하도록 요구하므로 ‘분석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으로 볼 수 있으나, 가로, 세로 낱말 퍼즐은 단답형의 문항 형태이므로 과학 글쓰기 문항으로 분석되지 않았다.
Figure 1.The comparison of ‘Analyze’ between 2007 revised and 2009 revised from one publisher.
‘평가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은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사용 빈도가 증가하였는데, 이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설득하거나, 수용할 때에는 논리적인 근거에 바탕을 두도록 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도입되어4 주장, 근거의 적절성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평가하기’와 같은 인지적 과정의 사용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과학 교육에서는 논리적 맥락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비판적 사고 기능을 신장시키는 학습전략으로서의 과학 글쓰기가 강조되고 있으므로,36 ‘평가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높아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창출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은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사용 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은 보고서 쓰기, 새로운 방안 모색하여 쓰기 등이 있는데, 특히 보고서 쓰기의 사용 빈도가 16개에서 8개로 감소하였다. 보고서 쓰기는 가설 설정, 실험 수행, 변인 통제, 자료 해석, 결론 도출 등의 통합적 탐구기능을 경험하게 하여, 과학자의 탐구를 배울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9 그러나 학생들은 보고서 쓰기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37 보고서 쓰기 자체에 대한 교사의 지도가 필요한 것이 실정이다.38 이러한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 쓰기와 같은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감소한 것은 지적할 만한 점이다.
글의 유형에 따른 과학 글쓰기 문항 분석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을 글의 유형에 따라 분류한 결과를 Table 9에 제시하였다. 공통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글쓰기’가 가장 높은 사용 빈도를 보이고 있으며, 제시된 현상의 이유를 설명하거나, 용어를 사용하여 상황 설명하기, 보고서 쓰기 등이 이에 속한다. 즉,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대다수는 과학 개념을 이용하여 설명하는 글쓰기와 같이 객관적인 내용을 묻는 문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Table 9.The number of science writings classified with their writing category in middle school science textbooks (%)
논설문이나 광고문 쓰기와 같은 세부유형으로 나뉘는 ‘설득하는 글쓰기’의 경우,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사용 빈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가하기’와 관련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경우 교육과정이 바뀌며 사용 빈도가 증가 하였는데(Table 8), 증가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정보를 전달하는 글쓰기와 이야기 쓰기로 분류되는 과학 글쓰기 문항에서 이에 해당하는 인지적 과정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2009 개정 교과서에서 ‘평가하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은 주로 과학적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을 포함하거나, 단순히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정리하는데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반면,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대치되는 의견 중 하나를 선택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자신의 결정을 뒷받침 하도록 하는 ‘설득하는 글쓰기’에서는 오히려 ‘평가하기’의 인지적 과정에 해당하는 문항의 사용 빈도가 4.92에서 2.38로 감소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과학적 문제 뿐 만 아니라 사회 문제 또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내용이 새롭게 도입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의도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과학 교육자들은 학생들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논의를 사용하는 방법 및 좋은 논의의 기준을 배울 기회를 증가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설득, 이해시키기 위한 주장, 증거, 보장과 같은 논의 요소를 논리적 구조를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는 과학 글쓰기 과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39,40 그러나 우리나라 과학 교과서에는 논의 요소를 사용하여 글을 쓰게 하는 ‘설득하는 글쓰기’의 사용 빈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같은 결과는 다음 교과서 개편작업에서 보강되어야 할 점으로 생각된다.
상상하여 글쓰기나 개인적인 의견 쓰기와 같은 ‘이야기 쓰기’의 사용 빈도 역시 감소하였다. 감소원인을 분석한 결과, ‘이해하기’ 및 ‘적용하기’에 해당하는 인지적 과정의 사용 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07 개정 교과서는 개인적인 의견 쓰기와 상상하여 쓰기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이해하기’ 및 ‘적용하기’의 인지적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나, 2009 개정 교과서는 ‘이야기 쓰기’에 비해 조금 더 객관적인 형식인 ‘정보를 전달하는 글쓰기’를 활용하여 위와 같은 인지적 과정을 경험 하도록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상이나 허구를 이용한 이야기식 글쓰기는 학생들이 과학 글쓰기에 친숙해지도록 도움을 주며,21 에세이 등의 자유로운 형태로 과학 개념을 정리하는 글쓰기 활동이 학생들의 전체적인 과학적 태도 함양에 유의미한 효과를 줄수 있으므로,33 ‘이야기 쓰기’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의 개발 및 활용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삼행시를 짓거나, 만화로 설명하는 것과 같은 ‘표현하는 글쓰기’의 사용 빈도는 증가했는데, 평소에 글로만 정리했던 것들을 만화, 글과 그림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요구하는 글쓰기가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41에 의하면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과학 글쓰기 문항의 글로벌 이슈 내용 분석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에 포함된 글로벌 이슈 내용을 분석하여 Table 10에 제시하였다. 2007 개정 교과서에서는 총 183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 중 21(11.48%)개, 2009 개정 교과서에서는 총 168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 중 33(19.64%)개가 글로벌 이슈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는 글로벌 이슈가 우리 사회 및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글로 써보고 공유하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26에 따라, 2009 개정 교과서에서 글로벌 이슈 내용을 포함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증가한 결과는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한편,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의 과학 글쓰기 문항에 포함된 글로벌 이슈 내용들 중 공통적으로 환경 보전 항목에 해당하는 내용이 가장 높은 사용 빈도를 보였다. 그러나 2007 개정 교과서의 과학 글쓰기 문항에 포함된 글로벌 이슈 내용의 대다수 가 환경 보전 항목에 해당하는 것에 비해,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경우 물, 에너지, 정보 통신 기술 및 새로운 기술 항목에 해당하는 글로벌 이슈 내용이 새롭게 추가되어 항목 간의 편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2009 개정 교과서의 과학 글쓰기에 포함된 글로벌 이슈 내용의 소재가 2007 개정 교과서에 비해 조금 더 다양화 된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교과서 개편 시에, 글로벌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과학이 사회 및 다른 분야에 주는 영향을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글로벌 이슈 소재를 활용한 과학 글쓰기 문항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한편,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글로벌 이슈 내용을 분석한 선행연구에서 2009 개정 중학교 교육과정이 학습자의 일상적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되었으나,28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에서는 ‘나노 기술이 앞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써보자.’와 같이 일상적 문제를 포함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과학이 인류 사랑을 실천하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알고, 깨끗한 식수가 부족한 지역에 생명 빨대를 보내는 홍보 자료를 만들어 보자.’와 같이 사회, 인류 문제를 포함하는 문항들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10.The number of science writings related with global issues in middle school science textbooks (%)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화학 영역에서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추출하여, 인지적 과정, 글의 유형, 글로벌 이슈 내용에 따라 각각 분류 후 나타나는 특성을 비교·분석하였다. 2007 개정 교과서에는 총 183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어 교과서 한 권당 10.17개, 10쪽 당 1.32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었으며, 2009 개정 교과서에는 총 168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어 교과서 한 권당 9.33개, 10쪽 당 1.23개의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 되었다. 화학 영역에 해당하는 단원 수가 교육과정이 바뀌며 7개에서 5개로 감소함에 따라, 한 권당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는 감소하였다. 10쪽 당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 역시 감소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2009 개정 교과서에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두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높은 단원은 미시적인 과학 개념을 포함하는 단원들이었으며, 해당 단원의 이동과 재구성으로 인하여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가 학년별로 차이를 보였다. 출판사별로도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에 차이가 나타났으며, 이는 교과서 저자마다 과학 글쓰기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출판사별로 2007 개정 교과서와 2009 개정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의 사용 빈도를 비교한 결과, 증가폭에 비해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과학 교과서 저자들이 과학개념 이해에 도움을 주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수단으로 사용가능한 과학 글쓰기의 장점을 인식하고, 과학 글쓰기 문항을 개발하고 교과서에 활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두 교육과정에서 모두 과학 글쓰기 문항은 주로 대단원 마무리에서 사용되는 경향이 뚜렷했는데, 지금처럼 과학 글쓰기 문항을 마무리 단계에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과학 글쓰기를 과학 학습의 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과서를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인지적 과정에 따라 분류하기 위해, 선행 연구2에서 사용한 분류 기준을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분류 결과,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교과서에서 모두 ‘이해하기’에 해당하는 문항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기억하기’에 해당하는 문항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교과서 개편 시에는 학생들이 과학 글쓰기 문항을 통해 다양한 인지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인지적 과정을 고려하여 과학 글쓰기 문항을 개발하고 교과서에 수록해야 할 것이다.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과학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을 거시적 장르, 즉 글쓰기 목적에 따라 분류한 결과 ‘정보를 전달하는 글쓰기’의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객관적인 정보, 즉 과학 개념을 이용하여 설명하는 글쓰기의 사용 빈도가 높은 결과는, 과학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이 주로 학생들의 과학 지식 이해 확인을 위해 사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설득하는 글쓰기’의 경우 두 교육과정에서 모두 사용빈도가 높지 않으며,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사용 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의 학습 지도 방법에는 ‘탐구 결과를 반박하거나, 설득하거나, 수용할 때에는 논리적인 근거에 바탕을 두도록 한다.’와 같은 항목이 새롭게 도입되었으며,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쟁점에 대한 자료를 활용한 과학 글쓰기를 지도하도록 명시되어 있다.4 그러나 과학 교과서 분석 결과, 이와 같은 성격을 지닌 ‘설득하는 글쓰기’의 사용 빈도가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오히려 감소하였고, 이러한 결과는 과학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 글쓰기 문항이 논의 요소의 학습을 강조하고 있는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현재 과학 교육에서 추구하는 목표에 맞추어 논의 요소를 강조하고, 사회적 쟁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과학 글쓰기 문항이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이슈 내용을 포함한 과학 글쓰기 문항은 2007 개정 교과서와 비교해 2009 개정 교과서에서 사용 빈도가 증가하고, 사용된 소재도 다양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과학 글쓰기를 통해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음을 알고, 과학, 사회의 상호 관련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글로벌 이슈 내용을 포함한 과학 글쓰기 문항이 꾸준하게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2007 개정 및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과학 도서를 활용한 과학 글쓰기의 지도를 제시하고 있으나,3,4 두 교과서에서 모두 이에 해당하는 과학 글쓰기 문항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원과 관련있는 과학 도서를 단원의 도입 부분에 제시하면 학생들의 단원 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읽기와 쓰기가 연계된 활동은 지식의 효율적인 구조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을 지니므로, 다음 과학 교과서 개편 시에는 과학 도서를 활용한 과학 글쓰기 문항을 개발하여 활용해야 할 것이다.
과학 글쓰기가 유의미하게 수업 시간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인지적 과정 및 글의 유형을 고려하여 문항을 개발하여 과학 교과서에 수록하고, 과학 글쓰기 문항이 학습 전반에 사용될 수 있도록 교과서를 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과학교육에서 강조하고 있는 ‘학습하기 위한 글쓰기(writing to learn)’를 과학 교과서에 수록해서, 학생들이 학습의 수단으로서 과학 글쓰기 문항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학 글쓰기는 과학적 소양을 기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과학 학습의 과정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교사들이 현장에서 과학 글쓰기를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과학 글쓰기의 구체적인 지도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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