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90%, Warm Technology, and the Best Solution: A Critique of the Appropriate Technology Movement in South Korea

소외된 90%, 따뜻한 기술, 최고의 솔루션: 한국 적정기술 운동의 문제의식 비판

  •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 Received : 2014.11.11
  • Accepted : 2014.12.23
  • Published : 2014.12.31

Abstract

This essay examines the motivations, goals, and assumptions of those who are participating in the appropriate technology movement in contemporary South Korea. In addition to analyzing books, articles, presentation materials, and media reports written by or about the "appropriate technologists," I have interviewed a few of them to hear their thoughts on appropriate technologies as well as inappropriate technologies. They choose to work on appropriate technology out of their good will for people in need, their Christian faith, and their pride in Korea's rapid and successful development. As a result, the appropriate technology movement in Korea does not engage in a critical evaluation of current sociotechnical systems, but instead takes an ethical and paternalistic stance in accepting and improving the given situation. Its apolitical character is effective in drawing a large number of participants, but it also limits their imagination and the movement's potential influence. Moreover, the movement's focus on "the other 90%" leads the participants to frame appropriate technology as something for "them" or "locals" rather than as something for "all of us." This essay concludes by suggesting that the appropriate technology movement in Korea should expand its scope from an ethical pursuit of technology to a political engagement with technology.

이 글의 목적은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적정기술의 의미와 그것이 지향하는 바와 그 배경에 있는 문제의식을 파악하여, 적정기술에 더 풍부한 이론적, 실천적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토론거리를 제시하는 것이다. '적정기술자'들이 출판한 책과 논문, 이들이 행한 강연 및 발표 자료, 언론 기사 등을 참고하는 한편 몇 명의 적정기술자들을 인터뷰하여 적정기술에 대한 생각, 그리고 적정하지 않은 기술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적정기술자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봉사의 마음, 신앙심, 한국의 발전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삼아 적정기술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러한 배경의 영향으로 한국의 적정기술 활동은 구체적인 기술이나 현실에 대한 비판과 성찰에서 동력을 얻는 운동이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을 인정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개선해보려는 윤리적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긍정성은 현재 한국에서 적정기술 활동이 다양한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적정기술은 기술-사회에 대한 비판적 논의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비정치적 성격을 띤다. 적정기술자는 기술-사회를 이루는 조건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보다는, 일단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이고 그 한도 내에서 가장 나은 해결책을 내놓는 역할을 맡으려 한다.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을 중요한 표어로 삼고 있는 한국의 적정기술 활동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소외된 90%가 아니라 혜택 받은 10%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적정기술은 '우리'보다는 '그들' 또는 '현지인'을 위한 기술로 제시되고 있다. 한국의 적정기술 운동은 기술을 수단으로 하는 온정주의적, 윤리적 태도에서 더 나아가 한 사회의 토대로서 기술이 가지는 사회적, 정치적 성격에 대한 논의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Key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