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과학원 양계 연구 동향 - 고온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영양적 방법

  • 발행 :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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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영양적 방법

최근 몇 년간 여름을 맞을 때마다 늘 접하게 되는 기사들이 있다. ‘올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더워’, ‘기록적 폭염 예상’, ‘길어지는 여름’ 등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대한민국도 이제는 더 이상 온대성 기후가 아니라 아열대성 기후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여름, 특히 30도를 웃도는 혹서기의 폭염은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들에게도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축산이 대규모화, 집약화 되면서 축사 안에 많은 수의 가축들이 사육되다 보니 가축들이 받는 고온 스트레스는 더욱 클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는 사육농가의 이윤 감소로 이어진다. 작년 여름 폭염으로 인해 폐사한 가축 수는 전국적으로 약 187만 마리였는데 그 중 닭이 178만 수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농가에서 대량 폐사는 없더라도 계군의 사료 효율이 떨어지는 등 매년 여름마다 적지 않은 손실을 끼치고 있다.

닭의 열 발산

닭은 다음과 같은 경로들을 통해 열을 발산한다. 먼저, 피부를 통한 방열(복사, radiation)로 발산된 열은 공기 중이나 다른 사물 혹은 개체로 이동한다. 또한, 깔짚, 케이지, 슬랫 등 체온보다 낮은 온도를 가진 사물에 직접적으로 접촉을 함으로써 열을 내보낸다(전도, conduction). 주변 공기가 온도차에 의해 순환하면서 열을 가져가는 현상(대류, convection)을 통해서도 열을 발산한다. 약 30℃ 전후의 기온까지는 복사, 전도, 대류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 열을 발산 할 수 있다. 닭들은 피부 밑, 볏, 고기수염에 있는 혈관들을 확장시켜서 체내의 열을 피부 표면으로 끌어낸다. 평사에 있는 닭들은 계사 내에서 비교적 서늘한 곳을 찾고 깔짚을 헤집어서 전도와 대류를 증가시키려 한다. 날개를 늘어뜨려서 몸의 표면적을 늘리려는 행동도 보인다. 케이지에 사육되는 닭은 평사에 사육되는 닭보다 고온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하다. 보다 서늘한 곳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고 케이지 안에서는 전도에 의한 열 발산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계사 내 온도가 30℃를 넘어가면 닭들은 열발산의 또 다른 방법인 개구호흡(panting)이 급증하기 시작하며 35~40℃에 이르면 복사, 대류, 방열을 통한 열 발산은 거의 할 수 없고 오로지 호흡으로만 열을 발산하게 된다(도표1).

<도표1> 환경온도 변화에 따른 체온 조절 방법

고온 스트레스의 영향

닭이 소모하는 대사에너지(ME)의 약 75%는 체열로 전환되며 이를 주위로 발산해야 한다. 따라서 사료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중요한 생리적 안전장치인 셈이다. 고온 환경 하에서 닭들은 개구호흡을 함으로써 호흡기 내에 있는 수분을 증발시켜 열을 발산하려 한다. 그런데 이로 인해 혈중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증가하고 혈액 pH가 상승함으로써 호흡성 알칼로시스(alkalosis)를 유발한다. 또한 칼륨과 기타 미네랄들의 균형을 파괴하기 때문에 사료섭취량 감소가 동반될 경우 계군의 생산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육계 수컷이나 산란중인 닭의 경우 대사적 부하가 크기 때문에 고온 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해진다.

사료섭취 감소로 육성기 성장이 저하되거나 산란율, 난중 감소, 난질 악화 등 생산성 저하가 발생하고, 종계에서도 수정율, 부화율 등이 감소한다. 열 생산이 닭의 열 발산 능력을 초과하게 되면 닭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엎드려 헐떡인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호흡, 순환, 대사에 불균형이 심해지고 폐사에 이르게 된다.

고온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영양적 관리

사료섭취량은 기온 20∼30℃에서는 온도가 1℃ 올라감에 따라 1∼1.5%씩 감소하며, 기온이 32℃∼38℃에서는 온도 1℃가 상승할 때마다 약 5%씩 감소한다. 사료섭취량이 5~10% 저하하게 되면 사료중의 영양수준을 높여주어야 하는데 특히 단백질, 비타민과 미네랄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료배합을 조정하여 영양소 함량을 높이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사료를 적게 먹음으로써 줄어든 에너지 섭취량을 보완하기 위해서 에너지 함량은 유지하되 사료 에너지의 칼로리당 열 생성이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에 비해 적은 지방을 늘려주는 것이 유리하다. 줄어든 단백질 함량은 메치오닌이나 라이신 등 합성 아미노산을 첨가하여 아미노산 균형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 또한 비타민 E, D, A, C, B2, 니코틴산 등 특정 비타민들은 고온 스트레스 경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료섭취를 조금이라도 늘려주면서 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낮에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절식을 시키고 저녁이나 밤에 사료를 급여하는 방법이 시도되기도 한다. 무창계사에서는 가장 더운 시간대에 2시간 정도 소등을 하고 심야 시간에 점등을 하는 방법도 있는데, 절식이나 점등시간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각 농장의 시설환경과 상황을 잘 고려하는 것이 좋다.

고온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물질들

위에서 언급한 영양생리학적 고려와 사료배합의 조정을 통해 소화와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열 을 줄임으로써 혹서기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사료에 첨가함으로써 고온 스트레스 저감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물질들도 있다.

① 중탄산나트륨(Sodium bicarbonate) : 중탄산나트륨은 성계에서는 사료 톤당 4~10kg까지 첨가 가능한데 사료 섭취를 증진하며 혈액 pH를 적절히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② 염화칼륨(Potassium chloride) 혹은 염화암모늄(Ammonium chloride) : 염화칼륨은 특히 육계에서 성장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사용시에는 반드시 사료의 전해질 균형을 맞춰주어야 하며 과도한 첨가에 주의한다.

③ 비타민 C(아스코빅산) : 고온 스트레스 환경 하에서 면역을 강화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사료 톤당 산란계에서는 약 100g, 육계에서는 150g 정도 첨가한다. 특히 사료 내 지방함량이 높을 때 비타민 E 함께 사용하면 항산화 효과 면에서 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유기태 셀레늄의 첨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④ 비테인(Betaine) : 비테인은 잘 알려진 메틸기공여체(methyl donor)인데 탈수현상을 보이는 동물에서 삼투압조절 기능에 효과적이다. 세포 내의 수분 함량을 조절하고 세포효소와 기타 단백질을 불안정하게 하는 무기이온의 영향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에 과도한 염분섭취의 부작용에도 효과적이다.

⑤ 나트륨 제올라이트(Sodium zeolite) : 천연점토의 일종으로 산란계에서 고온 스트레스 경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용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장관 내에서 팬팅으로 인한 알칼로시스를 완화하는 완충제로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⑥ 효소(Enzymes) : 지방 첨가 등 사료 내 에너지 함량을 조정해주는 경우 사료의 소화율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맺음말

혹서기 고온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상에서 살펴본 영양학적 방법들 외에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세심한 점검과 개선이 요구된다. 계사의 단열처리나 효과적인 환기 및 냉각 장치의 활용, 계사 내·외부의 위생상태 유지 등 종합적인 사양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매년 찾아오는 무더위를 피할 방법은 없지만 그 피해를 예방하는 것은 각 농가의 노력에 달려있다. 혹서기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 하고, 갑자기 닥칠 수 있는 폐사를 예방하기 위하여 항상 환경변화를 주지하고, 관리하는 계사 환경과 닭들의 상태를 평소보다 더욱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