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칼럼 - 삶의 여유를 갖고 새로운 도전을

  • 유한진 ((주)조하, 대한양계협회)
  • 발행 : 2013.08.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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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지방의 폭염과 중부 지방의 폭우가 계속되고 있다.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아 옷과 수건이 눅눅하다고 투덜대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나마 많은 비는 오지 않고 날씨가 선선한 이천에 사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지난해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맡고 있던 농장은 물론 전국적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상당히 많았었다. 올해도 남부지방은 이미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였지만 장마이후 혹서로 인한 피해가 염려 된다. 냉각시설과 환기시설, 전기시설 등 사전점검으로 피해가 없기를 기대한다.

직장이 멀어서 주말에만 가족과 생활하다 최근 집 근처로 오게되니 가족들이 무척 좋아한다. 어려운 시기에 다시 일할 기회를 준 회사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지표를 만들어 준 것으로 갈음하기를 희망해 본다. 육용종계 108,000수의 HH 종란수 167개(64주 말)는 대단히 높은 성적이라고 자부하고 싶다. 신축계사 8동(약 60,000수)은 HH 종란수 175개, 구 계사 6동(약48,000수)은 160개였으며, 가장 높은 동의 성적은 178개 였다. 처음 육용종계 농장으로 발령받아 HH 산란수 200개, HH 종란수 180개를 목표로 제시하였을 때에는 농장 직원은 물론 회사에서 아무도 믿지 않는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농장직원들은 HH 종란수 180개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도달 가능한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불가능 하다고 생각할 때에 얻는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다. 그들에게 180개를 달성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향후 달성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여 다시 도전할 생각으로 농장건설 단계부터 관여하고 있다. HH 종란수 180개, 병아리 발생수 145수를 1차 목표로 잡고 있으며 향후 HH종란 190개, 병아리 발생 수 155수를 목표로 잡을 생각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2013년 도태한 육용종계중 병아리 발생이 171수 농장이 있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매우 당황스럽다. 성적자체가 믿기지 않고 다소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다. 과거 농장의 생산현장에서 근무할 때 필자가 기록한 성적을 이야기 하면서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을 때 실망한 적이 여러 번 경험했으면서 일본 육용종계의 성적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자신을 반성해 본다. 당시 산란종계의 경우 HH 종란수 225개, 병아리 발생수 91수, 무정율 피크 3.5~4%, 균일도 최고 95%(당시 필자는 90% 이하는 균일도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최고주간 산란율 97%의 성적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높은 성적을 믿지 않는 것 보다 믿고 도전하여 현재보다 나아진다면 자신에게 오히려 이득인데 왜 믿지 못하는 것일까? 아마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보다 스스로를 자랑만 하여서 반발심이 생긴 것일까? 아니면 내가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시기심 일까? 다른 사람이 내가 달성하지 못한 성적을 달성하였다면 시원하게 박수한번 쳐주고, 방법을 배워보자. 목표는 한번 달성해본 사람이 다음 단계의 더 높은 목표로 넘어갈 수 있다. 어린아이를 보면 먼저 뒤집기를 하고, 기어 다니며, 기어 다닌 후에 일어서서 벽을 잡고 걷게 된다. 이후 혼자 걷고 뛰고 하는 것이지, 기지도 못하는 아이가 뛰어 다닐 수 없듯이 목표는 단계가 있는 것인데 너무 조급한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일이다. 하지만 목표는 끊임없이 수정되고, 상향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그동안 나름 치열하게 살아온 삶이었으나 이제는 후배들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시기이며, 내가 달성하기 보다는 후배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소동물인 양계에서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기본, 특히 차단방역에 충실하여야 하며(필자는 백신접종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아는 것 보다 하나라도 더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가끔 매우 어렵고 힘든 작업을 매일 또는 격일 마다 하겠다고 할 때 과연 저 작업을 입추부터 도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차라리 꾸준히 실현가능 하도록 수정하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힘들고 귀찮은 일은 책임자가 없으면 지키지 않게 될 것이다.

과거 2006년에 현장에서 이해하기 쉬운 ‘산란계 사양관리 지침서’를 대한양계협회와 함께 발행하였는데 육용종계 분야에서 현장위주의 사양관리 지침서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수집한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축적된 지식을 공개할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다. 점점 심해지는 혹서기, 잘 견뎌내길 기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