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항생제 대체제 - 요구르트

  • 발행 : 201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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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가 매일 먹는 요구르트

인류는 우연히 요구르트와 만나게 되었다. 페르시아시대인 기원전 3,000년경 유목민들이 방목하면서 우유를 가죽부대에 넣어 이동을 했는데 사막의 더운 기후에서 유산균에 의해 자연발효가 일어나 순두부처럼 엉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맛은 강했지만 맛이 있고 우유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이 발효유의 기원이다. 그 후 요구르트는 세계 각지에서 소, 양, 산양, 낙타, 말 등의 젖으로도 만들어 먹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조선시대부터 발효유인 타락죽(駝酪죽)을 만들어 먹었다고 하니 놀랄만한 일이다.

요구르트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메치니코프 때문이다. 세계적인 장수국 불가리아는 요구르트를 많이 먹었는데, 이 요구르트의 유산균이 위장관의 세균을 잡아먹어 독소발생을 억제하여 노쇠를 막는다는 이론을 제시하여 1908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하면서 부터이다. 그가 1907년에 출간한‘생명의 연장’이라는 책에서 불로장생 명약 요구르트를 먹음으로서 질병이 사라지고 인간이 14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가 71세의 나이에 심장병으로 죽으면서 만병통치약으로 1900년대 초반 미국의 상류사회에서 즐겨 먹던 요구르트의 열풍은 가라앉고 말았다.

요구르트의 부활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하우저박사’가 1950년 자신의 베스트셀러 ‘더 젊어지고 더 오래삽시다’라는 책에서 요구르트를 5가지 건강식품 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식품업체들이 이를 광고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메치니코프 이후 제2의 중흥기를 맞게 된다.

요구르트의 효능은 무엇인가? 요구르트는 우유를 발효하는 과정에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 등이 유산을 만들어내며 이 유산이 소장 연동운동을 완만하게 해주고 대장 연동운동을 촉진하여 설사와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대표적인 효과이다. 또한 칼슘 흡수를 돕고 티아민, 리보플라민, 비타민 B군, 비타민 K 등을 합성하며 특히 비타민 B2는 면역증진과 해독작용이 탁월한데 요구르트에 들어있는 비타민 B2는 두부의 3.5배, 연근의 14배이다. 유산균은 활성산소 발생을 억제하고 유해세균에 의한 세포손상을 막아주어 노화까지 막아준다. 대장에 유해균이 증식하면 인돌, 스카톨 등 유해물질이 발생하여 이들을 장이 흡수하면 피부가 나빠지는데 이러한 유해물질 발생을 막아 주다 보니 피부도 좋게된다. 유산균이 대사과정에서 분비하는 천연항생물질인 박테리오신 등은 유해세균을 사멸시킨다. 유산균은 몸 안의 불량세포를 제거하는 내츄럴킬러(NK)세포와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시켜주며 면역물질인 사이토킨을 생산하여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며 세포의 돌연변이를 막아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소장내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아주어 다이어트에도 좋고 알콜 분해효소를 활성화시켜 숙취도 해소된다. 유산균이 에이즈바이러스의 외피 만노스당에 부착하여 에이즈바이러스를 파괴하고 감염을 예방한다고 하니 그 효과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러니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2008년 1월 호에서도 요구르트가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라고 게재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보니 닭을 키우는데도 쓰여지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2008년부터 유럽에서 사료에 첨가하여 가축에 급여하던 항생제의 사용을 금지하였고 한국에서도 2011년 7월부터 전면적으로 금지하면서 세계도처에서 대체물질을 찾느라 분주하다. 유기산과 생균제가 이들 항생제 대체제 중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이 요구르트와 비슷한 생균제는 발효과정에서 유기산과 박테리오신과 같은 유해균 억제물질을 생성하고 유익균이 장내에서 여러 가지 좋은 역할을 하니 항생제의 대체제로서 쓰여지는 것도 당연한 이치이다. 대부분의 닭을 사육하는 농가들은 사료를 줄때 생균제를 섞어 먹인다. 메치니코프가 개발한 요구르트를 병아리도 매일 먹고 자라는 것이다.

매일 같이 약에 건강을 의존하던 사람이 단번에 약을 끊기란 쉽지 않다. 약을 먹다보면 우리 몸이 약에 익숙해져 점점 더 많은 약을 필요로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몸의 체질을 바꾸면 약 없이도 건강하게 살 수도 있다. 닭도 이와 마찬가지다. 항생제 대신 생균제를 먹은 병아리들은 스스로 면역력을 키워 건강한 닭으로 자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