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 불황에 따른 우리의 과제 - 최근 양계사료 생산 추이 및 향후 전망

  • 엄재상 (농협사료 사료기술연구소 양계연구팀)
  • Published : 2013.04.01

Abstract

Keywords

당분간 사료가격 안정화예측 어려울 것

최근 양계산업은 오랜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지 육계가격은 생산비의 9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개별 사육농가는 고사된 상태이며, 계열업체의 경영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계란가격도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형성되고 있어 농가의 시름에 관련업계까지 뾰족한 대책 없이 눈치만 보고있는 상황이다.

2012년 우리나라 배합사료 생산량은 역대 최고 생산량을 기록하였지만 한마디로 상처뿐인 영광이 아닌가 싶다. 경기 호황으로 인한 축산물 소비 증대가 사육마리수 증가에 반영되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일이지만 생산자의 과욕과 관련 기관의 견제 역할 부실이 지금의 어려움을 야기시켰다고 볼 수 있다.

1. 양계사료 생산 및 전망

2012년 배합사료 생산량은 1,850만톤으로 2010년 1,750만톤 보다 5.4% 증가하여 사상 최대의 생산량을 보였으며, 2011년 대비 11% 증가하였다. 2011년의 경우 2010년말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가축마리수 감소와 사료생산량이 감소하였고, 축산물 산지가격의 상승을 가져왔다. 이것은 농가들의 입식 열기를 고조시켜 축종을 망라하고 사육수수 증가를 야기하여 구제역 이전 수준의 사육규모를 넘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었고, 양계산업 또한 오랜 기간 불황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표 1. 년간 축종별 배합사료 생산량 (천톤)

양계사료는 전년 말 현재 4,822천톤으로 2011년 4,748톤 대비 1.6% 증가하였으며, 또한 ’10년 대비 3.5% 증가하였다. 육계사료의 경우 2012년 2,117천톤으로 2011년 2,096천톤 대비 1% 증가하였는데 계열업체들의 계육생산량이 다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계사료 역시 332,344톤으로 전년대비 327,445톤에 비해 1.5% 증가로 올 한해 사육수수 증가가 어느 해 보다 높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우 및 양돈과 같은 다른 축종의 사육두수 증가로 사료물량 점유율은 적게나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2는 양계사료 품목별 생산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2012년 7월 이후 산란용 육추사료는 지속적으로 감소를 보여 산란계 사육수수가 상당 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종계사료 역시 전년 9월 생산량부터 감소를 보여 전년 동기대비 2% 이상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따라서 2013년 양계사료 생산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어 예년수준을 밑돌 것으로 짐작한다.

표 2. 양계사료 품목별 생산실적 (톤, 점유율%)

양계사료 생산량을 예측하는 하나의 지표로서 표 3과 4의 산란계 및 육용실용계 생산잠재력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산란 실용계의 경우 금년 8월까지의 예측에 따르면 전년 동기간 대비 12.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2011년과 2010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육용 병아리는 금년 1월 전년동월 대비 11.1% 증가하였고, 올해 8월까지 생산잠재력은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되는 것으로 보이나 2011년과 2010년에 비하면 각각 3.8%와 17.5%로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사육수수 감소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앞서 사료물량을 통해 예측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데,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표 3. 산란 실용계 생산잠재력 (천수)

표 4. 육용 실용계 생산잠재력 (천수)

사료회사의 이해와는 별개지만, 금년 1월 한 달간 산란용 병아리에 대한 수급조절을 위해 자율적으로 부화장들이 입란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상당한 노력을 하지만, 언제라도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으로 사육수수 안정화를 통한 양계산물 가격 안정화를 꾀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2. 사료원료 가격 변동에 따른 양계사료 가격 변화

미농무부(USDA)는 향후 20년간 세계 곡물수요 및 교역량 전망을 보면 세계 소득 및 인구 증가로 인해 지속적으로 주요 곡물 가격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및 멕시코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수요 급증은 향후 10년 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행히도 세계적으로 곡물 재배면적과 수확량 증가로 어느 정도 완충작용을 하겠지만 급격한 기후변화는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장기적으로 전망하기 어렵지만 단기적 전망은 4월 이후 톤당 600달러를 상회하던 대두박 가격은 500달러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옥수수와 소맥가격은 상반기말부터 다소 낮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여전히 남미산 원료에 국한된 것이고, 미국산 옥수수는 가뭄이 해소되고 작황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고 있으나, 세계 경기 회복과 소비증가로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축산물 소비 위축으로 폭등한 원료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료가격 인상을 유보하여 농가의 고통을 함께한 국내 사료회사의 숨통이 상반기가 가기 직전에 조금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양계사료는 이들 원료 및 그 부산 물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80~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어느 축종보다도 이들 원료의 가격변동에 부침이 심하다. 그러나 여전히 사료원료 가격 불안정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고, 상반기가 지나면서 남미지역의 작황에 따라 충분히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2011년 8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한 국제곡물가격과 맞물려 세계 경제불황으로 인한 축산물 소비감로 인한 농가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정부는 사료업체에 대한 사료원료구매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옥수수 등 수입 사료용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품목도 확대하였다. 즉, 2010년 FTA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10개 품목인 할당관세 품목을 2011년에는 18개 품목으로 늘렸으며, 또 2010년 2개 품목이던 할당관세 0% 적용품목도 연차적으로 늘려 지금은 옥수수, 대두, 대두박 등 23개 품목으로 확대 운영 중에 있다. 아울러 정부와 관련업계는 미국 등 북미로 편중돼 있는 사료곡물 수입국을 동남아, 중남미, 연해주 등으로 다변화해 원료구매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지역을 확대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해상운임의 경우 2010년 3분기 이후 톤당 64달러 전후를 형성하다가, 계속된 경기불황으로 인한 해운업계 실적감소로 50달러 내외에서 운영되고 있다. 환율 역시 표 5에서 볼 수 있듯이 2010년 1,180원대에서 지금은 1,100원 내외서 안정돼 있다. 외환은행 경제연구팀이 전망한 2013년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065원이다. 또한 이들은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해 하한이 1,055원선에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아직 끝나지 않은 서브프라임 영향으로 일시적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하락요인이 많다”고 전망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올해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까지 1,070원에서 3분기 1,065원, 4분기 1,055원 수준으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표 5. 2012년 분기별 환율변화

분기별 평균환율 (외환은행)

*’13. 01. 01 ~ 03.15

맺음말

우리나라 사료사업 여건은 세계 경기불황과 별개로 개발도상국들의 소비증가로 곡물수요량이 증가하고 있고, 전체 재배량과 수확량은 해마다 증가하더라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예상 수확량 감소 등으로 인해 해가 지날수록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기가 어렵다. 과거에도 세계 경제 흐름에 따라 이상 가격폭등 등 몇 차례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양상과는 다르다.

2010년말부터 원료가격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중간에 폭등에 가까운 가격변화도 있었다. 2009/2010년 대비 최근 옥수수 가격은 40% 이상 상승하였는데, 이러한 상황은 옥수수만 따져보더라도 20% 이상의 사료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사료원료에는 대체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원료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사료가격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모든 양계인들이 공유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