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 질병 동향 - 닭 진드기의 특성과 대처방안 (2)

  • Published : 2013.10.01

Abstract

Keywords

닭진드기 발생으로 인한 농가들의 피해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앞서 진드기의 특성과 생활사에 대해 알아보았고, 왜 진드기 퇴치가 어려운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농장에서 진드기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핵심 열쇠는 바로 진드기의 특성과 생활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진드기의 특성과 생활사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장에서 진드기에 대처하여야 한다. 진드기로 인한 농장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실시해야할 진드기 모니터링 방법과 약제를 사용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원칙에 대해 설명하기로 한다.

4. 진드기 대처방안

1) 주기적인 모니터링

양계농가에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는 닭 진드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선행되어야 할 것이 우리 농장에 진드기가 어느 정도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닭 진드기가 있는 농장에서 계사 내에 장갑을 끼고 사료통의 절곡 된 부분을 만져보면 흡혈을 한 진드기가 빨간색으로 묻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농장에서 닭 진드기가 어느 정도 살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모니터링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림1>처럼 계사 내 진드기가 서식하고 있을 만한 장소 10곳 정도를 선정한 후 골판지를 접어 계사 내 부착을 해 놓은 후 1~2주 간격으로 골판지를 확인해보는 것으로 모니터링을 실시 할 수 있다. 닭 진드기는 좁고 어두운 공간을 좋아하기 때문에 닭 진드기가 있는 농장이라면 골판지의 굴곡진 부분에 서식하는 진드기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진드기가 없는 농장에서도 이와 같은 진드기 트랩을 설치하여 주기적으로 확인하여 우리 농장에 닭 진드기가 감염이 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닭 진드기 트랩 설치

2) 진드기 약제사용 원칙

① 계사 청소 후 약제사용

약품을 사용하기에 앞서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은 계사 청소이다. 계사 내에 먼지가 많은 상태에서 약을 사용하면 계사 내 있는 먼지로 인하여 약품이 닭 진드기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약의 효과는 그만큼 줄어들어 결국 비싼 금액을 들여 약을 사용한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사 내 케이지 틈새, 공조기, 사료통 등 닭 진드기가 서식하는 장소를 깨끗하게 청소한 후에 약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② 야간에 약제사용

지난 호에 언급했던 데로 닭 진드기는 야행성으로 계사가 어두워진 후 흡혈을 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진드기 약제를 해가 떠있는 시간보다 계사가 어두워진 야간에 사용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사 틈새마다 꼼꼼하게 약제를 살포하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계사 구석 틈새에 숨어 있던 진드기가 활동을 하는 야간에 약제를 사용하면 계사 틈새에 서식하는 진드기 뿐 만 아니라 활동을 하고 있는 진드기에도 약제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③ 약제 내성을 고려한 약제사용

과거 농장에서 사용하여 좋은 효과를 보았던 약제를 반복하여 사용하였을 때 그 효과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진드기가 사용하는 약제에 대해 내성을 획득하여 생기는 결과이다. 같은 농장에서 같은 약을 반복하여 사용하게 되면 진드기는 약제로부터 스스로를 방어 할 수 있도록 유전자의 변형이 일어나고 변형된 내성유전자를 획득하여 약제에 대한 내성을 가지게 된다. 약제가 계사 내에서 긴 기간 잔류하는 특성을 가진 약제의 경우 진드기가 약제에 오랜 시간동안 노출되는데, 진드기가 긴 시간 약제에 노출이 되면 내성을 획득하기 더 용이한 조건이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약제를 사용할 때 권장 용량보다 너무 낮은 농도로 약을 사용하면 진드기는 죽지 않고 약제를 견뎌 내면서 내성을 획득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계사에 진드기 구제를 위해 약제를 사용하였으나 진드기 퇴치에 실패를 하게 되면 진드기는 그 약제에 더욱 쉽게 내성을 가지고, 같은 약을 사용하였을 때 효과를 보지 못하고 빠르게 진드기가 재발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농장에서는 진드기 구제 약제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적정용량을 사용하여야 약제사용에 의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④ 일주일 후 한 번 더 사용

약제를 사용하더라도 100% 진드기를 구제 할 수는 없다. 진드기 구제를 위해 사용하는 약제들은 주로 흡혈을 하는 약충과 성충의 단계의 진드기에만 약효를 나타낸다. 약제의 사용으로 약충, 성충 단계의 진드기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알, 유충 단계의 진드기에는 약제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계사 내 잔류하는 약제가 사라지고 난 후에 이 알, 유충 단계의 진드기가 다시 약충, 성충의 단계로 성장하게 되면 다시 번식을 하여 진드기의 수가 늘어나고 결국 약제를 사용한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약제를 1차 사용한 후 알, 유충단계의 진드기가 약충, 성충으로 성장하는 1주일이 지난 후에 2차로 약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1차 약제사용 1주일 후 2차 약제를 사용한다고 하여 100% 진드기를 구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회 만 약품을 사용하였을 경우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⑤ 닭 작업자에 미치는 독성에 주의

닭 진드기 약제는 주로 농약 성분인 경우가 많은데 농약 성분은 닭에게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1차 약제 살포 후 1주일 후에 2차로 약제를 사용할 경우에도 만일 닭에게 독성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되면 이 방법을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진드기를 구제하려다 닭에게 독성을 일으켜 진드기로 인한 피해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제의 농약 성분은 닭 뿐만 아니라 작업자에게도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이 농약 성분은 호흡기를 통하여 인체에 흡수되고 피부를 통해서도 흡수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약제를 살포할 때에는 위 사진처럼 장갑, 마스크, 장화, 방역복 등 충분한 보호장구를 착용한 후 약품을 사용해야 하며, 특히 피부가 노출되기 쉬운 얼굴, 소매부분까지 약제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보호 장구 착용 후 약제 살포 모습

닭 진드기를 퇴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지만 여전히 진드기는 농장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진드기가 없는 농장에서는 앞으로도 진드기가 농장에 들어오지 않도록 차단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며, 진드기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는 농장에서는 앞서 제시한 방안을 실행하여 최대한 피해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농장에서 진드기를 완벽히 제어할 수는 없겠지만, 진드기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따른 대처방안을 통해 농장에서 진드기로 인한 문제가 줄어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