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산업이 나아갈 방향 - 이상 기온에 따른 양계질병 추이와 그 대책

  • Published : 2013.11.01

Abstract

Keywords

차단방역은 모든 질병 예방의 으뜸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기후가 변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향후 50년 내지 100년 이내에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대에 속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먼 훗날 이야기가 아니라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을 보더라도 제주도와 남부 해안지대는 이미 아열대 범주에 접어들었다. 그로 인해 한반도의 곤충과 식물의 생태 지도가 바뀌고, 여름이 길어지고 반대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면서 환절기 기온 변화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의 경우만 하더라도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장마와 태풍 발생이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상 기온이 축산업에 미치는 가장 중요한 파급효과는 국제 사료자원 생산량 변화에 따른 사료비용 상승, 가뭄에 따른 식수공급량 부족, 이상고온에 따른 닭 스트레스(예, 열사병) 증가와 전력수요 급증 등과 같은 부분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간접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이상 기온은 기온, 강수량, 습도, 심지어 자연 생태계(예, 모기, 설치류, 야생조류 등 활동)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 요인에 민감한 전염병이 발생이 증가할 수 있는 환경 여건을 유리하게 조성시킬 수 있다

1. 하절기 질병의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

전염성 병원체의 생존과 증식은 기온, 강수량, 습도 등 환경요인과 매우 밀접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상고온 현상과 다습한 환경 조건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세균, 콕시듐, 기생충 그리고 곰팡이 등이 증식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게 되고 이와 관련된 질병의 발생이 증가될 수 있다. 특히 동물복지 정책 강화로 인한 가금사육 구조의 변화와 항생제 사료첨가 금지 정책의 시행 등 정책적 변화의 흐름은 이상기온 현상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각종 세균성 질병과 콕시듐의 발생 위험을 날로 증가시키게 할 것이다.

이러한 질병으로는 살모넬라(가금티푸스, SE), 캠필로박터, 괴사성 장염, 콕시듐증, 아스필로질러스(곰팡이) 등이 대표적이다. 하절기 더운 날씨에 집중 발생하는 대표적인 여름 질병인 가금티푸스의 경우 특히 그러하다. 가금티푸스의 경우 2000년대 초 생균백신 보급 이후 다소 주춤한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 위생 관리가 허술한 낙후시설 농장을 중심으로 산발적 발생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이상 고온 현상이 길어질수록 질병 발생 위험을 증가하게 될 것이며,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차단 방역과 가금티푸스 양성계 검색 색출도태 및 예방 접종, 감수성 약제 치료 등 차단방역과 예방접종을 철저할 실시해야 한다.

2. 환절기 호흡기 질병의 지속발생 예상

이상 기온의 중요한 다른 축은 환절기의 일교차이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상승이 지속되면서 여름에서 겨울로 거의 넘어가다 시피 한다. 그만큼 중간 환절기가 짧아지고 그로 인하여 환절기 일교차는 극심하게 나타난다.

다른 동물과 달리 닭은 기온 변화가 매우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환절기 온도와 습도 관리 실패와 환기 불량 등은 호흡기 질병을 발생시키고 이로 인하여 양계 생산성을 크게 악화시키게 된다.

계사 환경에 민감한 호흡기 질병으로는 뉴캣슬병(ND),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 닭 전염성기관지염(IB), 뉴모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대장균증, 만성호흡기질병(CRD)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호흡기 질병은 가을철 환절기에 시작에서 초여름까지 발생이 증가하였다가 계사환경이 개선되는 여름철에 잠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뉴캣슬병의 발생이 없고,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역시 격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닭 전염성기관지염과 뉴모바이러스 발생이 증가하면서 필드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는 양상이다.

이들 질병은 계사환경과 위생관리에 민감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특정 호흡기 질병 단독 감염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다른 세균성 호흡기 질병의 연속감염, 중복감염, 복합 감염 등의 양상을 보인다. 이들 호흡기 질병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특히 차단방역 철저, 환절기와 동절기 계사환경의 개선, 예방접종(IB 및 뉴모바이러스) 그리고 발병 후 2차 세균 감염피해를 막기 위한 감수성 항생제 크리닝 등을 실시하도록 한다.

3. 매개곤충 질병의 발생과 출현 가능성 상존

이상 고온 현상과 관련하여 또 다른 중요한 가금질병은 곤충매개 질병이다. 최근 한반도 기온 상승은 매개곤충의 활동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과거에 국내에 서식하지 않은 곤충들의 서식이 가능해 짐에 따라 곤충 생태계의 변화가 나타나고 이와 관련된 외래성 질병의 유입 가능성도 날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질병 매개에서 중요한 곤충인 모기는 기온과 강수량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는다. 모기는 과다한 활동과 흡혈작용을 통하여 닭에게 가려움증과 피부 질환, 수면부족 등 신체적 스트레스를 가하기 때문에 육계 성장과 산란계 산란율 저하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가금 농장에서 모기가 매개하는 질병은 그리 많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닭 류코사이토준병과 계두가 있다. 닭 류코사이토준병은 특정 등애모기 종에 의해 매개되는 질병이다. 이 질병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에 걸쳐 전국적으로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발생이 드물지만 일단 등애모기 활동증가와 함께 질병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전국적으로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계두는 모기가 매개하는 질병으로 수 년 전만해도 발생이 거의 없어 근절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최근 들어 늦여름에서 가을철에 주로 발생하여 농가들의 피해가 나나타고 있다. 그러므로 계두 발병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양계농가에서는 모기 활동기 이전에 예방 백신을 접종하도록 한다.

2010년 중국의 동부 및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산란율 저하와 병아리 폐사 등을 동반하는 오리의 신종 모기매개 질병이 출현하여 유행한 적이 있다. 동남아시아 상재성 바이러스가 돌연변이 과정을 거쳐 오리에서 병원성을 획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 질병의 발생 보고는 없다. 오리 신종질병 사례에서 보듯, 매개곤충의 활동영역 확장으로 열대/아열대지방의 상재성 질병이 새로운 지역에서 병원성이 있는 신종 질병이 출현하여 나타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들 모기매개 질병의 효과적인 통제는 하절기 양계장 및 그 주변에 모기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하여 연막소독 및 계사 주위 웅덩이 등 모기 서식지 소독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주는 것이다. 모기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는 모기 구제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4. 감보로병 등 면역억제 질병 문제도 소홀하지 말아야

닭에서 면역억제 질병은 해당 질병 자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후속질병을 불러들여 피해를 확산시킨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면역억제질병으로 육계 고질병인 감보로병(IBD), 그리고 최근 수 년 전부터 필드에서 문제가 되어왔던 닭전염성빈혈(CIA), 아데노바이러스(봉입체간염과 심낭수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질병의 공통점은 2003년 이후 크게 향상된 차단방역의 측면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취약한 차단루트인 난계대 전염을 통해 전염이 이루어지는 질병들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들은 모두 환경 저항성이 매우 강해서 일단 농장에 발병하면 쉽게 근절되지 않는 공통점도 있다.

그래서 이들 질병은 제대로 예방 조치들을 취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뉴캣슬병과 달리, 이들 질병이 현재까지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다.

종계 백신이 사용되고 있는 감보로병과 닭 전염성빈혈의 경우 백신 접종을 철저히 하여 어린 병아리에 수동면역을 부여해 주도록 하고, 특히 감보로병 백신은 감수성 시기(3주~6주령)에 효과적인 방어면역이 형성될 수 있도록 생독백신접종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차단방역은 모든 질병 예방에서 으뜸의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