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산업이 나아갈 방향 - FTA체결에 따른 국내 양계산업 전망

  • 남경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이행지원센터)
  • Published : 2013.11.01

Abstract

Keywords

적극적인 자세로 위기 극복을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 이후 FTA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왔다. 그 결과 2002년 칠레와의 FTA를 시작으로 2012년 미국까지 현재 협정 발효된 FTA가 8건(45개 국)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국내 닭고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미 FTA로 2012년 3월 15일을 기준으로 발효되었고 현재 협의 중에 있는 한·중 FTA가 국내 닭고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 FTA 발효 이후 수입량, 생산량, 가격 등의 변화를 살펴보고 FTA의 영향과 향후 전망에 대해 기술해 보고자 한다.

1. FTA 체결에 따른 닭고기 관세율 및 수입량 변화

한·미, 한·EU FTA가 발효되면서 관세가 하락하였다. 닭고기의 양허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세 번별 차이는 있으나, 주요 부위인 냉동 닭다리는 10년 철폐, 냉동 닭날개와 닭가슴은 12년(EU는 13년) 철폐로 결정되었다. 따라서 2013년 미국산 냉동 닭다리 관세는 16%, 2014년에는 14%가 되며, 냉동 닭날개와 닭가슴의 경우 2013년 16.6%에서 2014년 15%로 하락하게 된다.

표 1. FTA 체결에 따른 닭고기 주요 부위별 관세 변화

자료 : 관세청

2012년 이후 관세가 하락하면서 닭고기 수입량이 증가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나, 닭고기 수입량이 관세뿐만 아니라 주요 수출국의 생산량, 환율, 국내 및 세계 닭고기시장 경기에 의해 좌우되므로 관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2012년 닭고기 수입량은 전년과 비슷한 13만 톤 수준이었다. 백색육에 대한 수요 증가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던 닭고기 수입량은 2003년 말 미국과 태국에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여 수입이 금지되면서 2004년 수입량이 크게 감소하였다.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다 2012년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2012년에는 국내 공급량 증가로 재고가 크게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량이 높은 수준을 보였는데 이는 FTA로 인한 관세 인하의 영향이라기보다 일부업체가 닭고기 수입시장에 진출하면서 물량확보를 위한 수입으로 판단된다. 이후 해당 업체가 닭고기 수입시장에서 이탈하면서 2013년 현재 관세의 추가하락, 국내 시장가격 상승에도 닭고기 수입량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관세 인하로 인한 영향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시기는 관세가 추가로 하락하는 시기(매년 1월)에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표1> 국가별 닭고기 수입 동향

최근 미국의 닭고기 생산량 감소, 인건비 상승 등으로 지육 형태로 환산할 경우 브라질산 닭고기 단가가 낮아 미국산 닭고기 수입량은 감소하고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8월까지 수입 동향을 살펴보면 도계 마릿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감소하였으나, 복 시기(7~8월)를 제외하고 소비가 침체되어 수입량이 전년 동기간 대비 8.7% 감소한 7만 1천 톤(통관 기준)이었다. 또한 수입국의 비중도 미국산은 52%에서 43%로 감소한데 반해 브라질산은 45%에서 52%로 증가하였다.

2. FTA 체결에 따른 영향과 전망 그리고 대응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FTA체결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수입량이 감소했다하더라도 실제 감소해야했을 부분보다 적게 감소했다고 주장할 수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관세인하효과는 1월에 전월 대비 크게 증가하는 정도로 주요 수입국의 생산 및 소비 국제 시장의 수요, 주요 수출업체의 인수 합병 등에 의해 국내로 수입되는 닭고기 수입량이 결정된다. 하지만 아직 피해가 없다고 해서 국내 닭고기의 경쟁력이 높아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까운 미래인 2014년만 보더라도 관세가 약 5% 이상 하락하고 금년 국내 시장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형성되어 수입량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육계 산업도 해마다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으나 사료 가격, 인건비 등 생산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치킨, 삼계탕 등 제한된 소비로는 급격한 소비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도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소비를 촉진해야한다는 의견 이외에 달리 대책을 내세울 수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생산성 부분은 단시간에 향상될 수 없는 부분으로 지속적 노력으로 꾸준히 향상되고 있으나 소비 촉진부분이 가장 큰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생산되는 닭고기 제품과 소비 형태로는 지속적 소비증가가 힘들다는 점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소비 형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제품의 변화(대형닭 생산 등)를 꾀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즉 소극적 자세로 생산은 소비 변화에 뒤따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물론 소비 패턴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만 국내 소비자는 일괄적으로 생산되는 제품으로 인해 대안조차 없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여기서 최근 대형닭(2.5kg 이상)생산 관련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을 살펴보면 대형닭을 생산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점으로 크게 생산비 절감, 소비 형태 확대로 나타날 수 있는데 생산비의 경우, 우선 종자비(병아리) 감소와 지육·정육률 상승, 가공비(발골비용 등)절감 등의 이점이 있으며, 소비의 경우, 식감 및 맛 향상, 부분육 유통 확대, 주변국 수출 가능성 증대(비슷한 크기의 닭고기 생산) 등의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대닭 생산을 위한 시설 및 기술 마련이 선행되어야하며 소비자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산업의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대형닭 생산이 정답이라는 말이 아니라 이러한 시도를 통해 실패와 개선을 거듭하면서 중·장기적 발전을 이룩하고 스스로 FTA를 극복함과 동시에 FTA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3. 맺음말

FTA 체결로 인한 영향이 아직까지 체감되고 있지는 않으나 가까운 미래에 체감할 것이며, 현재의 이익에 연연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더 많은 종류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선호를 파악하여 소비를 촉진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한정된 제품에서의 소비자 선호를 통한 소비 증가는 분명 한계가 있으며 소비 증가분도 크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최대한 다양한 제품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할 것이며 이는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수출 가능한 모든 국가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우리나라 육계 산업이 FTA로 인한 피해자가 아닌 수혜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