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현대 과학교육 이론의 근간이 되는 구성주의 학습이론에 따르면 학생들은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지식을 구성, 즉 학습을 하게 된다.1 학교 수업이 기본적으로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2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은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3 이때 과학 수업에서 많이 사용되는 교수법 중의 하나로 발문을 들 수 있다.4,5 질문을 통해 교사는 학생들의 사고와 학습을 자극할 수 있고, 학생들은 교사의 질문에 반응함으로써 수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2 이처럼 질문은 과학 수업을 운영하는 보이지 않는 원동력과 같은 것으로,6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 증진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과학의 본성이나 과학적 탐구에 대해서도 가르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7
학생의 지적 호기심과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질문하기는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도 주요한 교수학습 방법으로 언급되어 왔다.1,8-10 수업 중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형태로 제시되는 질문은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에 적절하게 배열된 질문은 무계획적인 질문에 비해 학생이 사고하도록 격려하고, 배운 내용을 검토하도록 도와주며, 이해한 내용을 점검하게 하고, 비판적인 사고 자극 및 창의력 증진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11 이러한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교사는 수업에서 사용할 질문의 질을 사전에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질문을 하는 시점과 내용을 미리 계획한 상태에서 수업에 임할 필요가 있다.2 그러나, 현장에서 질문이 사용되는 사례를 살펴보면 교사는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질문을 제시하고, 학생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대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4 즉, 질문이 가지는 교육적 효과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써 학생들에게 질문을 제시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교육공학 도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클리커(clicker)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교실 응답 시스템(Classroom Response System, CRS)12-14은 지난 10년간 북미주 대학의 자연과학과 의학 계열에서 활발하게 사용되어 왔다. 클리커 시스템은 Fig. 1과 같이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컴퓨터 이외에 학생들이 사용하는 클리커와 학생들이 입력한 내용을 받아들이는 RF 수신기로 이루어진다. 클리커와 RF 수신기는 서로 라디오주파수 대역의 신호를 주고 받는다. 컴퓨터에는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프로그램 이외에 수신기가 받아들인 입력값을 처리하여 도표로 나타내주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실행시켜야 한다.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에 선다형 문제 가 제시되고 투표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문제를 읽은 뒤 각자 들고 있는 클리커의 버튼을 눌러 자신의 답을 제출하게 된다. 학생들의 답 입력이 마무리 되면 프로그램에서는 분석 결과를 차트 형태로 학생들에게 보여주게 된다. 이처럼 클리커를 사용하게 되면 기존에 학생들에게 손을 들게 하고 그 수를 헤아리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던 것에 비해 학생들의 응답을 신속하게 수집하고 그 결과를 즉각적으로 분석해 줌으로써14 수업에 역동성을 더해줄 수 있다.
Figure 1.Components of classroom response system6.
이러한 장점으로 인하여 클리커를 활용한 수업 환경에서는 교수자가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질문을 활용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클리커에 대한 연구는 주로 대학 교육 수준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 들어 교사교육 분야와6,15 고등학교 과학수업에도 적용되기 시작하여16 인지적, 정의적 측면에서의 교수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관련 제품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는 단계로, 대학 강좌에 적용된 사례가 보고되었을 뿐17 클리커를 적용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외국의 경우에도 많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실정에 맞게 클리커를 도입하기 위한 탐색적 연구의 일환으로, 이 연구에서는 예비 화학교사를 대상으로 한 화학교육론 강의에 클리커를 활용하고 교수 도구로서의 클리커에 대한 예비 화학교사들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연구 방법 및 절차
연구 상황
이 연구는 경상북도에 위치한 사범대학의 화학교육과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였다. 2012년 1학기에 개설된 화학교육론 강좌(3학점)가 진행되는 15주 동안 25명(남 14명, 여 11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강의 중에 클리커를 이용한 수업을 진행하였다. 본격적인 클리커 활용에 앞서 강의 첫 시간에 강의 전반에 대해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면서 클리커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고 사용방법에 대하여 안내하였다. 선호하는 전공과목 혹은 가장 어려운 전공과목과 같은 간단한 질문을 통해 투표해 봄으로써 사용방법에 익숙해지도록 하였다. 이후 매시간 평균 4−5개 의 질문을 준비하여 제시하였는데, 시험 시간과 실습 위주의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 시간에 클리커를 활용하였다. 기말고사 전 마지막 시간에 한 학기 동안의 클리커 활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하여 설문을 실시하였고, 이 결과를 분석하였다.
클리커의 활용
클리커 활동을 위해 제시한 질문들은 이전 시간에 배운 내용이나 해당시간에 학습한 내용을 회상하는 질문, 적용하는 문제, 그리고 내용 적용을 위해 임용시험의 기출 문제가 제시되기도 했다. 과학의 본성과 같은 주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견해를 조사하고 이를 토론에 활용하기도 하였다. 강의에 활용한 클리커는 Macmillan사의 i>clicker18를 사용하였다. 강의 도입부에 활용할 경우에는 출석 확인을 위해 그날 기분이나 상태에 대해 묻는 질문을 제시하거나, 전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한 복습 질문 혹은 당일 배울 내용과 관련하여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질문을 제시하였다. 강의 전개 과정에서는 중간중간의 내용 이해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이나 특정 사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문항 등 클리커 활동을 위해 제안된 질문 유형14 중 교실 내 실험연구(classroom experiments)를 제외한 모든 질문 유형을 제시하였다.
검사 도구
이 연구에서는 클리커를 활용한 수업에 대한 예비 화학 교사들의 인식을 객관식과 주관식 설문을 이용하여 조사하였다. 객관식 설문지는 간호교육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한 Fifer19의 연구에서 사용한 14문항의 리커트 유형의 검사지를 이용하였다. 이 연구에서 구한 내적 신뢰도는 .72 였다. 주관식 설문은 클리커 활용에 대한 소감을 자유롭게 서술하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클리커 질문 유형별 선호도를 조사하였는데, 이는 클리커를 통해 제시할 수 있는 8종류의 질문 유형14을 제시하고, 향후 교사가 되었을 때 현장에서의 활용 의향을 5단계의 리커트 척도로 표시하도록 하였다.
분석 방법
클리커 활용에 대한 예비 화학교사들의 인식을 분석하기 위하여 5점 리커트 척도로 조사한 것을 각 문항별 응답 빈도와 평균값, 그리고 문항 전체의 신뢰도(Cronbach α)를 구하였다. 에세이 형식으로 조사한 클리커를 활용한 수업에 대한 응답은 응답에서 언급하고 있는 핵심 주제별로 유형화하여 객관식 설문 결과를 분석할 때 참고하였다. 클리커 질문 유형별 선호도에 대한 인식 역시 8가지 질문 유형별로 응답 빈도와 평균값을 계산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에는 SPSS 20을 이용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클리커를 활용한 수업 사례
사례 1. 과학의 본성 관련 수업을 진행하기 전 소그룹 토론 수업을 위해 VOSTS20에서 과학의 정의, 과학 지식의 본성,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 등 5개 문항을 골라 클리커 질문으로 제시하였다. 수강생들이 클리커를 통해 개별적으로 투표한 뒤, 전체 결과를 차트로 보여주고 한두 학생을 지목하여 자신의 견해를 발표시키고 소그룹 토론을 진행하였다. 5분 정도의 토론 후에 동일한 문항에 대하여 다시 투표하게 하였는데, 적게는 한두 명에서 많게는 4−5명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견해를 수정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Fig. 2에 제시한 것과 같이 과학적 방법에 대한 문항의 경우, 전반적으로 C를 선택한 학생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토론 전에 A를 선택했던 1명과 D를 선택했던 1명이 토론 후 C로 자신의 견해를 바꾸는 경우가 파악되었다. 선택지 C가 논리 실증주의적 견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그룹 토론이 학생들에게 현대적 인식론에 해당하는 견해(D)를 가지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클리커를 통해 수강생 전체의 견해 분포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소그룹 토론을 통해 견해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Figure 2.A question from VOSTS items, and preservice teachers’ response change before and after group discussion.
사례 2. 과학의 본성에 대한 내용에 대해 강의할 때 과학의 정의와 목적, 그리고 과학 지식에 대한 내용 중 과학 지식의 출처, 종류, 그리고 구성요소에 대하여 다루었다. 특히 과학지식의 구성요소인 사실, 개념, 법칙, 이론, 가설에 대해 다룬 뒤, 관찰의 이론의존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과학지식의 잠정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후 다음 강의에서 이 내용에 대해 복습하는 의미로 Fig. 3과 같은 질문을 제시하였는데,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을 조사한 결과, 정답인 D를 선택한 학생은 9명(36%)에 불과했다. 비교적 쉬운 질문일 것이라는 교수자의 판단과 달리 수강생들은 문제의 의도를 전혀 다르게 파악하였고 이해 수준도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이후의 수업에서는 이전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상기 시켜주고 관찰의 이론 의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한 뒤 다음 내용으로 진행하였다.
Figure 3.A review question and preservice teachers’ response distribution.
사례 3. 과학철학 관련 내용을 마무리 하면서 수강생들에게 어려웠던 내용(muddiest point)을 선택하도록 클리커 질문을 제시하였다(Fig. 4). 관찰의 이론 의존성, 귀납적 방법, 연역적 방법, 귀추적 방법, 과학 이론의 변화 모형의 5가지 항목 중 관찰의 이론 의존성과 귀납적 방법은 쉽다고 응답한 반면, 과학 이론의 변화 모형이나 귀추적 방법은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일반화학 강의를 하는 동안 강의 내용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muddiest point)에 대해 학생들에게 클리커로 답하게 했던 King21의 연구에서는 응답 결과에 따라 다음 시간에 해당 내용에 대해 보충 설명을 제공해준 바 있다. 이 연구에서도 단원의 마무리 단계에서 주요 내용에 대한 예비 화학교사들의 이해 정도를 파악함으로써 다음 학기 강의를 준비하는 데 있어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었다.
Figure 4.A question about muddiest point and response distribution.
사례 4. 구성주의 학습이론에 대한 강의에 앞서 예비교사들의 학습관을 파악하기 위하여 Fig. 5와 같은 문항을 이용하여 견해를 조사하였다. "교수란 백지 상태의 학습자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다"라는 진술문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응답 분포는 Fig. 5와 같다. 전통적인 학습관을 내포하는 이 진술문에 대하여 찬성하는 예비교사가 12명, 반대하는 예비교사가 9명, 중립적인 입장이 3명으로 구성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예비교사가 50%도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학생들이 정답과 다르게 응답한 것에 의미있는 점수를 주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진술문에 대해서는 17명(71%)의 예비교사가 구성주의적 견해를 보여주었다. 이외에 2개 진술문을 더 제시하여 의견을 조사한 결과, 예비교사들이 문항에 따라 구성주의적 견해와 전통적 견해를 함께 견지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교수자는 구성주의적 관점을 학생, 교사, 교육과정, 평가 등의 입장에서 세분하여 지도하도록 강의를 준비할 수 있었다.
Figure 5.A question for short survey on constructivism and response distribution.
클리커 활용에 대한 예비 화학교사의 인식
기말고사에 앞서 클리커 활용에 대한 예비 화학교사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클리커 활용에 대한 설문 문항들 모두 평균 점수가 3.40 이상으로 예비교사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간호교육과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했던 Fifer19의 연구에서 문항별 평균이 3.83에서 4.69 사이에 분포하였던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 인지적 측면의 효과에 대한 6개 문항에 대한 분석 결과, 예비교사들은 클리커 활용 수업 활동이 수업 주제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명확히 해주고(M=4.20), 수업의 주요 지식에 집중하게 하며(M=4.16), 수업 내용에 대한 자신의 이해 정도를 점검 하도록 도와주는 등(M=3.88), 전반적으로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였다(M=3.88). "수업 시간에 지속적으로 클리커를 이용한 문제풀이에서 집중을 할 수 있게 되고, 직접 문제를 풀어 내가 답변한 내용을 다시 생각해보고 다른 학생들은 어떤 답변을 했는지 볼 수 있어서 비교해볼 수 있어 좋았다." 혹은 "수업 동안 몰랐던 것을 그냥 넘어갈 때가 있었는데 클리커로 즉각적인 답을 구할 수 있고 피드백을 얻을 수 있어서 클리커 사용이 매우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업내용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짚고 넘어갈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라는 응답에서도 알 수 있듯이, 클리커 활용이 인지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able 1.Preservice teachers' perceptions of using clickers in the classroom
예비교사들은 정의적 측면에서도 클리커의 사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였다. 클리커를 이용한 활동은 강의에 대한 집중(M=4.16)과 수업 참여를 도와주며(M=3.72), 수업에 대한 흥미(M=4.08)나 재미(M=3.96)가 유지되도록 해주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이에 대한 예비교사의 응답은 "클리커가 수업에 흥미를 부여하여 중간에 딴짓을 하다가도 문항이 나오면 수업에 다시 집중을 할 수 있어서 수업에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혹은 "클리커를 함께 사용하면서 수업을 하니까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쉽게 같은 수업을 듣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생각도 확인하면서 소통하는 수업을 한 것 같아 좋았습니다."라는 응답은 클리커를 활용한 수업의 정의적 측면에 대한 예비 화학교사들의 긍정적인 인식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클리커가 수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진 않을 것 같다. 또한 오늘의 컨디션이나 자신감 등을 굳이 클리커를 이용해서 답하게 해야하는(지) 의문이 생긴다."는 응답과 같이 특정 질문 유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표현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클리커 활용이 수업을 준비하 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해준다는 문항의 평균(M=3.48)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이 문항의 평균 점수는 Fifer19의 연구에서도 가장 낮았다.
이 밖에 클리커라는 매체의 특성을 통해 수업 중 수강생 전체의 응답 분포 중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으며(M=4.36), 자신의 응답에 대한 결과가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주어지는 것(M=3.96)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클리커가 사용하기 쉽다(M=4.92)는 항목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는데, 이는 클리커라는 새로운 매체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비교사들이 전혀 어려움 없이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참여도를 높여주는 클리커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익명성22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평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M=3.48). 이러한 결과는 문화적인 차이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생활 보호 의식이 강한 외국 학생의 경우 익명성이 투표에서 중요한 요소인 반면, 우리 나라 학생들의 경우 이에 대해서는 다소 관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클리커라는 제품을 첨 사용해 보았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익명으로 질문에 답을 할 수가 있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비교도 해볼 수가 있어서 이 점이 좋았던 것 같다" 혹은 "처음 써 본거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익명으로 하는거라서 마음 편하게 답할 수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긴장감을 주어서 좋았다."라는 응답은 클리커가 가지고 있는 익명적인 성격의 장점에 대해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Table 2.Preservice teachers’ preference for future use of clicker questions
클리커 질문 유형별 선호도에 대한 인식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향후 교사가 되어 클리커를 활용하고자 할 때, Bruff14이 제안한 8개 클리커 질문 유형에 대해 예비 교사들이 활용 의향을 5점 리커트 척도로 표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전체 질문 유형 중 '개념 이해 질문'(M=4.36), '학습 점검 질문'(M=4.28), '내용 회상 질문'(M=4.20)이 모두 평균 4점 이상으로 높았으며, 이에 비해 평균은 다소 낮지만 '개념 응용 질문'(M=3.88)이나 '견해 조사 질문'(M=3.80) 등에 대한 점수도 높은 편이었다. 반면 '내용 이해에 대한 자신감'(M=3.38)이나 '교실내 실험연구 질문'(M=3.28), 그리고 '비판적 사고 질문'(M=3.16) 영역에 대해서는 응답 평균이 다른 5개 영역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한 학기 동안의 클리커 활동을 통해 진단 평가나 형성 평가 차원의 질문들이 주로 제시된 것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교적 자주 사용되지 않았던 자신의 견해 표현하는 '견해 조사 질문'에 대해서도 활용 의향이 높았던 결과는 다양한 질문 유형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예비교사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비판적 사고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이나 심리 검사를 이용한 연구 등과 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그 활용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한 것을 알 수 있다. 클리커 활용에 대한 소감에서 어느 예비교사는 "새로운 수업 방식인 클리커를 활용한 수업이 정말 좋았어요. 현직에 나가 과학시간에 클리커를 사용하여 수업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라고 응답하여 현직에서 클리커 활용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예비교사가 제시한 "너무 복잡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는 화면을 보고 집중하기 힘든 면이 있었습니다."라는 의견은 질문의 종류나 내용에 따라 효과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다양한 유형의 질문이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강의를 통해 제시될 필요가 있으며, 이들이 강의에서 실제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예비 화학교사를 대상으로 클리커라 불리는 교실 응답 시스템을 적용하고 예비교사들의 클리커 활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였다.
한 학기 동안 클리커를 활용한 수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었다. 우선 다양한 주제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견해를 파악하는 데 활용되었다. 과학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통해 수강생 전체의 경향성을 확인한 뒤 전체 토론의 소재로 삼아 이후의 논의를 전개하였고, 구성주의에 대한 질문을 통해 예비교사들의 교수관과 학습관을 파악하여 이어지는 강의에서 전통적 인식이 강한 내용을 다룰 때는 구성주의적 견해를 더욱 강조하여 지도하는 참고 자료로 사용되었다. 또한 수업 내용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muddiest point)에 대한 질문을 통해 예비교사들의 강의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여 짧게는 다음 시간, 길게는 다음 학기의 강의 내용에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예비교사들의 이해 정도나 견해를 묻는 다양한 발문을 수업에 활용함으로써 수업에 대한 참여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클리커 활용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클리커는 새로운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사용하기 쉽다고 인식하였고, 클리커 활동을 통해 강의 내용 중 중요한 내용을 점검하게 되고, 자신의 이해 정도를 평가할 수 있어 좋다는 등의 인지적 측면에서의 교수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였다. 뿐만 아니라 수강생 전체의 응답 분포를 확인함으로써 즉각적인 피드백이 제공되어 수업 참여도나 흥미나 관심 유지 등의 정의적 측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식하였다. 일반적으로 클리커 활동을 통해 제시될 수 있는 8가지 질문 유형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예비교사들은 개 념의 회상이나 이해뿐만 아니라 견해 조사나 학습 상태 점검(monitoring)을 위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 활용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였다. 이처럼 클리커를 예비 화학교사 교육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한 이 연구의 결과, 클리커는 예비 화학교사 교육에 효과적인 매체로 사용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국내에서는 이제 막 클리커가 보급되는 단계에 있다. 탐색적 성격을 가지는 이 연구의 특성상 클리커 활용의 교수적 효과를 본격적으로 논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보다 엄격한 실험 설계를 통해 클리커 활용 수업의 효과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도 주로 대학교육 차원에서 클리커가 활용되었다면, 이제는 초중등 교육 환경 그리고 현직 및 예비 교사교육 환경에서도 다양하게 시도될 필요가 있다. 또한, 클리커를 활용한 수업이 일반적인 수업과 구별되는 특징에 대해서도 매체 활용의 측면과 질문 활용의 측면으로 세분하여 심도 있게 조사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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