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영광농장(육계) - 작지만 큰 행복을 만들어 가는 '영광농장'

  • Published : 2012.09.01

Abstract

충남 천안시 수신면에서 육계 5만수를 키우는 김영세 사장 부부는 사이좋기로 온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 김영세 사장에게 금술이 좋은 이유를 물어보니 가끔씩은 싸워줘야 건강한 부부라고 한다.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의견차이와 자녀문제 등으로 마찰을 겪을 때가 종종 발생하는데 큰 소리나 부정적인 말이 나와 힘이 들기도 하지만 부부싸움 후 서로를 더 이해하고 용납하면서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 오고 있다고 한다.

Keywords

▲ 영광농장 전경

▲ 영광농장 김영세 사장

▲ 계사 내부

늦깍이 귀농생(歸農生)

김영세 사장은 인천에서 조금마한 주유소를 운영했었다. 큰 욕심 없이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부부와 자녀들이 먹고사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경기가 점점 침체되고 고유가로 인한 가격경쟁과 주유소간의 거리제한 폐지로 인근 주유소들이 급증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어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되었다. 주유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도 못하고 문을 닫을 수도 없어 부채는 계속 쌓여만져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했다.

여러 가지 일을 알아보던 중 집안 행사에 참여한 김 사장은 친척지간인 산내들 농축의 김의겸 사장을 만나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던 김 사장은 현재 어려운 상황을 말하게 되었고, 이를 알게 된 김의겸 사장은 아직 늦지 않았으니 고향으로 내려와 육계 사육을 해 볼 것을 권유하였다.

김 사장은 집으로 돌아와 많은 고민이 들었다. 막상 도시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가자니 많은 아쉬움과 서운함, 두려움 등 만감이 교차했다. 하지만 아주 문외한인 업종을 선택하기보다는 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고향이라는 안정감, 어릴 적 닭을 키워본 경험도 있어 그리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자위하고 육계 사육을 결심하였다. 결심을 굳힌 이상 농장일을 조금이라도 빨리 배우기 위해 다음 날 바로 산내들 농축 농장으로 내려갔다.

처음에는 자신감이 들었으나 막상 닭을 사육 중인 농장을 보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몇 백 마리씩 바닥이나 케이지에서 사육 되어지는게 아니라 집약적 사육으로 수 만 마리의 닭들이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현장을 보니 어떻게 키워야 할지 후회감이 밀려들었다. 늦깍이 귀농 생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금의 기회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그의 몫이었다. 김 사장은 모든 농장일을 밑바닥부터 혼자 시작해 나아갔다. 병아리 입추 2~3일 전부터 계사 바닥에 깔짚을 깔고 소독약을 살포하고 샛바람이 들어오는지 구석구석을 점검하고 계사 안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기 위해 며칠씩 병아리들과 밤낮을 같이 보내기도 했다. 또한 쥐와 고양이, 들짐승들이 농장 내에 들어오는지 농장 주변 야간순찰과 출하 시 폐사율을 낮추기 위해 상차작업을 직접 하는 등 온갖 궂은일은 혼자 도맡아 했다.

김 사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농장 사람들이 ‘닭장 간병인’이라고 흰소리로 놀리기도 하였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

김 사장은 고향으로 돌아온 지 2년 후에 지금의 농장부지에 최신 터널식 무창계사 시설로 육계사 2개 동을 신축하고 농장이름을‘영광 농장’으로 지었다. 영광(榮光, glory)은‘빛나고 아름다운 영예’라는 뜻으로 농장을 청결히 관리하고 위생적인 농장 환경을 조성하여 건강하게 닭들을 사육하여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아름다운 농장을 만들어 나아가겠다는 김 사장의 신념이며 약속이 담겨져 있는 이름이다.

도시 사람들이나 시골 사람들은 모두 닭을 사육한다고 하면 영세한 농장과 좁은 면적에서 닭을 사육하고 지저분한 환경과 지독한 냄새 등을 연상하는데, 이는 일부 영세한 농가들과 투기성 사육 농가 등에 의해 생긴 불신이 전체 농가들에 확산된 것이다. 거주지 인근에 양계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혐오시설로 낙인을 찍어 마을 주민들 모두가 무조건적인 비판과 터무니없는 이유로 반대를 위한 반대! 만을 앞세워 결국에는 행정소송 등 법적인 절차를 밟아 농장을 지우는 사례들이 자주 발생되고 있다.

‘영광 농장’은 기계화·장치화·규모화로 초기 시설 투자비를 많이 투자하여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에 버금가는 농장이다. 계사·사료급이·급수·소독·환기시설·계분처리·폐사축처리시설 등 최적의 육계 사육을 위한 주변시설이 모두 시스템화가 이루져 있어 계사 주변 환경오염 방지에 최선에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민원과 악취의 주범으로 뽑히는 계분은 위탁처리 업체에 맡겨 완숙퇴비를 만들어 친환경 농업에 이용되고 있는데 그 인기가 높아 생산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 사장은 국내 육계산업은 농림업 생산액 순위 중 4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산업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식량자급율 79.7%, 연간 1인당 닭고기 소비량 약 10.7kg으로, 국민 육류 소비량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백색육(White Meat) 열풍과 다이어트 식품으로 시장의 점유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닭고기가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최선의 방법은 우리 농가들이 스스로가 친환경·안전 축산물 생산을 위해 사육단계에서의 철저한 질병관리, 소비자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도록 계사 및 계사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편한 진실

김 사장은 천안시청 이현장 답사 없이 위성사진만 보고 농장 맞은편 부지에 오리농장 축사를 허가해 탁상행정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 병아리를 입추하여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중으로 방역관계상 부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부와의 일체의 교류를 끊고 있었다. 하지만 출하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자신의 양계장 맞은편에 오리농장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당장 소문의 사실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시청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출하를 앞두고 있는 닭들에게 혹 질병 문제나 불상사가 발생될까 봐 출하일까지 꾹 참고 기다렸다.

※ 오리는 특이적으로 질병에 강한 저항성 을 가진 축종

출하 후 김 사장은 설마 하고 시청을 방문해 확인해 본 결과 양계장에서 불과 10m 떨어진 바로 앞에 오리농장이 허가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이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현장조사 없이 시청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위성사진만으로 허가를 내줬다는 사실이다.

천안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연도별 AI 전국지도를 보면 천안지역에 5차례, 아산지역 4차례가 발생해 고병원 AI 발생빈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오리농장으로 인한 양계농장의 피해가 큰 지역이다. 김 사장은 시 관계자에게 이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였으나 “법적으로 문제점이 없어 허가를 해줬으며, 관계부서에서도 현장방문을 의무적으로 꼭 하라는 규정은 없고 법적으로 농지에서는 건축물과의 거리제한이 없어 분뇨처리 시설만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하였다.

김 사장은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한 번이라도 나와 주변 농장 현황을 둘러보았다면 오리농장을 쉽게 허가해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무책임한 탁상행정으로 인해 고병원 AI가 발병하면 국민의 세금을 몇 백억 씩 쏟아붓는 전형적 예산낭비 사례”라고 지적하였으며 앞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도 개선 민원신청을 통해 끝까지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