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동물복지인증제 - 동물복지형 축산농장 인증제 시행과 관련하여

  • 이상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동물보호과)
  • 발행 : 2012.05.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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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저 푸른 초원위에”로 시작되는 좀 오래된 유행가가 있다. 푸른 초원 위에 뛰노는 소떼들을 보면, 얼마나 한가롭고, 여유만만한가! 또한 지난해에 상영된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들”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빽빽한 닭장 안에서 사육되는 닭들과 마당에서 자유롭게 길러지는 닭이 대비되어 나오는 장면이 있었다. 닭장 안, 즉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닭들의 주요 임무는 주인이 주는 먹이를 먹고 오로지 “알만 낳아주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닭장 안에 갇힌 닭은 “마리당 면적이 A4 용지 반”이 조금 넘는 곳에서 70주령 정도까지 살면서 우리 인간에게 맛있는 계란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점을 탈피하고자, 영국에서는 지난 1990년대에 광우병 파동을 겪은 후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94년도부터 프리덤 푸드(Freedom Food) 인증마크를 붙여 판매하는 제도를 정착시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연합(EU)에서도 동물보호와 관련된 지침을 만들어 회원국들이 지켜나가도록 하고 있으며, WTO/SPS 협정상의 국제기준 공식 제정기구인 세계동물보건기구(OIE)도 동물복지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시행하고 미국 등 선진국들도 동물복지와 관련된 사항을 준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발 맞추어 우리나라도 금년 3월 20일부터 “동물복지를 최초로 산란계농장에 도입하여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를 시행하고자 동물보호법을 개정하고, 그 하위 규정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기준 및 인증 등에 관한 세부실시요령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고시 제2012-68호 :’12.3.20)”과 “동물 운송규정(농식품부 고시 제 2009-150호 : ’09.8.25)”을 제정하여 그 준비를 완벽히 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 최초로 시행되는 동물복지의 산란계농장 인증제도가 무엇이며, 인증기준과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누가 어떻게 심사를 하는지! 관련규정은 무엇이며 벌칙은 무엇인지! 어떤 농가들이 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는지! 생산성과 경제성 측면은 어떠한지! 에 대해 그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이 글을 쓴다.

표2. 동물복지 축산농장(산란계) 인증 기준 (요약)

2. 동물 복지개념과 농장인증제 도입 및 법적근거

글머리에서 말한바와 같이, 동물복지는 아주 오래된 과거가 아닌 90년대에 그 복지에 대한 개념이 도입되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는 그 개념을 “인간이 동물을 이용함에 있어 윤리적인 책임을 가지고 동물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조건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동물복지를 동물이 건강하고 안락하며, 좋은 영양과 안전한 상황에서 동물 본래의 습성을 표현할 수 있고, 고통과 두려움과 괴롭힘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말하고 있다.

또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2005년부터 동물운송(해양, 육상, 항공), 도축, 살처분, 유기견, 개체수조절, 실험동물, 양식어류에 대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시행해오고 있다. 또한 가축생산시스템, 전시(展示)동물, 사역동물, 야생동물 등에 대한 동물복지 기준도 추가로 제정하여 시행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아울러, 영국 “프리덤 푸드”에서도 동물복지의 기본적인 개념을 ①배고픔·갈증에서의 자유, ②불편함에서의 자유, ③고통·상처·질병에서의 자유, ④공포·스트레스에서의 자유, ⑤정상적인 활동을 할 자유 등의 5개 원칙을 정한 바 있다. 이것이 현재 OIE에서 규정화한 동물복지의 개념을 정하는 기틀이 되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동물복지의 준거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농식품부는 동물보호법을 개정(’11.8.4)하여 선진 동물사육기법인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산란계 농장부터 도입 시행하였다. 그 범위도 점차 확대하여, ’13년에는 돼지농장, ’14년에는 육계농장 ’15년에는 한우와 젖소농장 등 순으로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동물복지 축산농가 인증제도의 도입과 시행상의 법적근거를 살펴 볼 필요성이 있다. 이 인증제도 시행과 관련하여서는 표 1에서 보는바와 같이 “동물보호법” 제4장 상의 제29조(동물복지 축산농장의 인증), 제31조(인증의 승계)와 동 시행규칙 제29조(동물복지 축산농장의 인증대상 동물의 범위), 제30조(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기준), 제31조(인증의 신청), 제32조 (동물복지축산농장의 인증 절차 및 방법), 제33조(동물복지축산농장의 표시), 제34조(동물복지축산농장의 승계신고)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벌칙 조항으로 제46조(벌칙) 조항에 “제30조 제1호를 위반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자”나 “제30조 제2호를 위반하여 인증을 받지 아니한 농장을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표시한 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47조(과태료)에 “제31조 제2항을 위반하여 동물복지 농장인증을 받은자의 지위를 승계하고 그 사실을 신고하지 아니한 자”는 1차 위반은 30만 원, 2차 위반은 50만 원, 3차 위반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기준 및 인증 등에 관한 세부 실시요령(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고시 제2012-68호 : ’12. 3. 20.)”을 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표1.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 관련 법령

3. 동물복지 축산농장의 인증개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은 인도적으로 가축을 사육하는 농장에게 주는 제도로 국가가 인증하는 제도이다. 원하는 농장은 검역검사본부에 신청하면 절차를 거쳐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인증 농장의 요건은 축산업 등록을 받은 농장으로 동물복지기준과 사양관리 방법에 대하여 매년 4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인증받은 농장은 제품 포장지에 인증마크를 표시하여 판매할 수 있다.

4. 인증기준과 절차

‘동물복지 축산농장’ 산란계의 주요 인증기준에 대해 5가지로 요약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인증을 받고자 하는 관리자는 동물복지에 대한 규정을 이해하고 실천하여야 하며, 동물의 입식·출하현황, 청소 및 소독내용, 질병예방프로그램, 약품·백신구입 등의 기록내용을 2년 이상 기록·보관하여야 한다. 두 번째로, 사육 시설 부분에 대한 기준이다. 계사형태의 경우, 폐쇄형 케이지 등에서 사육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금지하여야 하고 산란장소는 7마리당 산란상 (계란을 낳는 장소)이 1개 이상이어야 한다. 세번째로 사육밀도로써, 기본적으로 모든 닭은 편안하게 일어서고, 돌아서고, 날개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바닥 면적이 큰 닭은 1㎡당 9마리 이하여야 한다. 네 번째, 사육환경에 대한 기준이다. 조명시간은 매일 최소 8시간 이상 연속된 밝기와 6시간 이상 연속된 어둠이 이루어져야 한다. 추가로 자유방목 인증을 받고자 하는 경우, 별도의 방목장을 확보하여야 하며 그 방목장은 1마리당 1.1㎡이상이어야 한다. 더 세부적인 내용은 표 4-1과“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기준 및 인증 등에 관한 세부 실시요령(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고시 제2012-68호 : ’12. 3. 20.)”에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과 관련한 절차로, 인증을 받고자 하는 축산농가는 ①검역검사본부에 인증심사 신청을 하여야 하며, ②신청서를 접수한 검역검사본부는 서류심사를 마친 후, ③현장심사 세부일정을 신청자에게 알리고 현장심사를 실시하게 되고, ④이 현장심사는 지자체(시군구) 동물보호감시원을 포함한 3인으로 구성된 인증심사원이 직접 인증 신청농장을 방문하여 “인증 평가기준”에 따라 농장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심사원이 제출한 농장 평가 결과보고서를 바탕으로 최종 심사위원회에서 심의를 받게 된다. 끝으로, 심사기준에 적합한 경우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서’를 교부하게 된다. 인증절차와 관련한 세부사항은 표3과 같다. 아울러,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축산농가는 연 1회 이상 심사원이 농장의 생산과정을 재조사하여 인증기준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인증취소가 된다. 또한 동물복지 축산농장 표시 축산물의 판매장과 취급장을 수시로 조사하여 인증을 받지 않은 농장이 거짓으로 인증을 표시하는 경우에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벌칙을 받게 된다.

표3.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절차

5. 맺음말

이에 금번에 처음 시행되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의 조기정착을 위한 축산농장에서의 협조가 따라야겠다. 그리고 가축 질병발생 예방 및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 생산기반 마련하여 우리 축산업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 할 수 함께 노력하도록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기존의 친환경 축산물 인증제에 의한 유기 및 무항생제 축산을 시행한 농장의 경우는 적은 시설투자 비용으로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케이지형의 축산농가가 신규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을 받고자 할 경우는 초기 시설투자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경영초기에는 일반축산과 비교하여 다소 경제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수 있으나 앞으로, 동물복지 축산물 시장이 활성화 되면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고 질병 등으로 인한 치료비 등이 줄어듦에 따른 수익성을 고려하면 일반 축산보다 경제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의 조기정착을 위하여 현재 축산농가에 지원하고 있는 ‘축사시설 현대화사업’과 연계하여 시설자금을 지원하고, 아울러 친환경 축산농가에 지원하고 있는 ‘친환경축산직불금’과 연계한 ‘동물복지 축산직불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는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동물복지 축산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 적정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소비자에 대한 홍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참고로, 귀농을 하고자 하거나 귀촌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시행 농장을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필자는 전망한다.

앞으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동물 복지형 축산농장과 일반 케이지 사육농가에 대한 비용과 이익(cost/benefit)의 비교분석도 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내년도에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