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양계산물 소비 활성화 방안 - 안전한 양계산물 생산으로 소비자 신뢰 유지 필요

  • 박지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국 식의약안전팀)
  • Published : 2012.05.01

Abstract

Keywords

1.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계란과 닭고기

얼마 전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보러 갔다. 시범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야구장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앉아 있는 사람들 대부분 야구 관람이 주목적이겠지만 주전부리가 빠지면 서운한지 맥주에 치킨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후 며칠 지나 지방에 갈 일이 있어 KTX에 올랐는데 건너편 좌석에는 친구사이인 듯한 중년의 여성들이 조곤조곤 낮은 목소리로 수다를 즐기며 삶은 계란을 먹고 있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듯이 우리 생활에 닭고기와 계란은 인기 있는 간식임에 틀림이 없고 계란은 반찬이 마땅찮고 시간이 없을 때 가장 만만한 식재료로 이용된다. 사실 냉장고 안에 계란 한두 줄 준비해두지 않은 가정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최근 다이어트와 몸짱 열풍으로 닭고기 가슴살과 안심 등 부분육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통조림으로 가공된 제품도 많이 출시됐다. 실제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 식단에서 단백질 공급원으로 추천되는 것이 닭가슴살이다.

이렇게 우리의 식생활에 필수적인 닭고기와 계란은 싼 가격에 우수한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는 축산물로 상당히 유용한 만큼 소비자가 안전성에 대해 갖는 기대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자주 접하는 식품일수록 기본적인 안전성 확보를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되고 있는 등급 허위표시 계란, 부화중지란 판매, 닭고기의 잔류 항생물질 등으로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어 소비자가 원하는 양계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안전관리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안전한 양계산물 생산 노력

첫 번째 안전관리 방안으로는 HACCP 인증제도 이용을 추천하고 싶다.

HACCP이란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의 약자로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으로 통칭하고 있는데 가축의 사육부터 도축, 가공, 포장, 유통 전 과정에서 위해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제거하거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위해관리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초기에는 사업자에게 시설과 설비 등으로 비용이 발생되지만,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위생관리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이미지 제고와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고 소비자측면에서도 안전한 식품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양계산물의 위생문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살모넬라균 오염문제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위생관리를 하면 오염을 방지하고 만에 하나 위생상 문제가 생겼을 때도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살모넬라 식중독이란?

설사·발열·복통·두통·메스꺼움·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되고 원인식품은 주로 가금류, 계란, 비살균 우유 등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은 자연 치유가 되지만 노인이나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잔류물질 저감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육류에 잔류해 있는 각종 동물용 의약품으로 인한 성장기 어린이의 성조숙증 등을 우려하여 초등학교 여자아이들에게 계란이나 우유,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막연히 기우라고 치부할 수 없다. 닭고기를 포함한 육류의 잔류물질에 대한 위해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만성적인 위험에 대해서는 누구도 안전을 쉽게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6년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닭고기 일부 제품에서 합성 항균제인 엔로플록사신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검출된 사실이 있다.

소비자들은 식품의 위생성 보장은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섭취에 대한 안전성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섭취 빈도가 높고 다소비하는 닭고기류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항생제를 비롯한 동물의약품의 오남용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올해 1월 수의사의 처방전 없는 동물용 의약품 판매가 금지되는 법이 국회에 통과됨에 따라 동물의약품 사용 규제는 더욱 엄격해질 것이 확실시 되므로 시행시기인 1년 6개월 후를 대비하여 축산농가의 준비가 필요하다.

3. 교육 홍보 등을 통한 소비자 신뢰확보

세 번째로는 유통시 안전관리가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계란의 냉장유통이 2009년에 의무화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냉장유통 계란이 늘어나고는 있으나 아직 유통환경이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닭고기와 계란은 고단백 제품으로 변질되기 쉬우며 유통이나 보관시에 온도와 시간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계란에 산란일자를 표시해 판매하는 것 역시 안전을 위한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다.

▲ 계란창고(콜드체인시스템)

또한, 작년 언론에 계란의 품질 등급을 속여 판매한 유통업체에 대해 보도되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 역시 생산과 유통 시 안전관리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우리원에 다수 접수되는 찜질방 계란 및 구운 계란의 유통관리 역시 사각지대로 보인다. 모든 제품이 그렇지만 특히 식품의 경우에는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일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려운 일이지만 신뢰를 잃는 일은 매우 쉽고 순식간이다.

네 번째로는 안전한 섭취에 대한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정보를 쉽게 취득해서 계란을 만진 후 손을 반드시 씻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닭고기와 계란을 잘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깨어진 계란이 아깝다며 내용물을 보관했다가 조리를 하거나 생닭고기 조리에 사용한 조리 도구들을 깨끗이 세척하지 않고 다른 식재료를 다루는 경우가 많아 식중독의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날계란을 그대로 섭취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교육 및 홍보로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줄여주고 제품에 대한 신뢰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