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업 당면문제와 발전방안 - 난가 현실화와 유통 체계 확립 방안

  • 김인배 (대한양계협회 포천채란지부)
  • 발행 : 2012.10.01

초록

키워드

투명한 유통체계만이 살길

국내 축산물 중 계란은 99% 이상의 자급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은 미국, EU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편이고 소비량도 더 이상 증가하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이다. 여기에 산란 실용계 과잉생산으로 계란 생산량은 수요량을 훨씬 웃돌고 FTA 체결로 산란계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계란은 하나의 생명 탄생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가장 완벽한 완전식품으로 신이 내린 식품이라고도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영양이 풍부한 계란 소비 활성화로 난관을 극복해야겠지만 생산비 상승과 불투명한 계란 유통, 불합리한 난가로 우리 산란계 농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난가를 현실화하고 올바른 유통체계 확립 방안을 위해 몇 자 적어 보고자 한다.

D·C없는 거래 절실

지난 7월 6일 수도권 특란 기준 81원이 발표되었다. 본회 계란 가격 발표와 실제로 산지에서 거래되는 가격차가 점점 벌어져 또한 번 계란 가격 현실화를 위해 발표된 가격이다. D·C라는 것이 잘못되고 부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계란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한 달 후에 D·C라는 할인 가격으로 정산서를 받는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유통인들은 매달 한 번씩 D·C를 늘려서 이익을 챙기는 맛을 알고 있다. 이 달콤한 맛을 알기 때문에 쉽게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지금도 D·C를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D·C를 늘리는 것은 곧 불로소득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계란 가격이 높던 낮던 상관없이 유통인들은 편히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계란 가격 하락으로 산란계 농가만 힘들어진 상황이다.

우리는 여기에 불만을 갖고 있었지만 그동안 대책과 대안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본의 아니게 우리는 여기에 길들여져 왔다. 계란 가격 현실화를 잘 유지해 가려면 계란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정확하게 적용하여야 한다. 물동량에 따라 그때그때 변동을 과감하게 실행해야 하며 생산비를 따지고 수익을 생각해야 한다. 계란 가격을 인위적으로 보전하다 보면 결국은 생산량이 늘어 덤핑이 난무하고 D·C가 늘어 농가 전체에 피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라는 마인드 필요

계란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유통체계의 무질서가 무조건 유통인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농장은 크게 하면 할수록 돈을 번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경쟁적으로 시설을 늘리기 시작하여 사육수수가 늘어나 결국은 생산량이 늘어 계란 가격은 생산비 이하로 내려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계란 가격을 받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육수수를 늘리기보다는 적정수수를 유지하여야 한다. 나만 잘 먹고 잘 사는 산란계 산업이 아닌 ‘우리’ 산란계 산업이라는 마인드를 생산자들도 가져야겠다. 지금 당장의 농장 운영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봄이면 꽃이 피고 나무를 심고 아름다운 농장을 만들어 누가 보아도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농장을 만들어 혐오스러운 농장이 아닌 아름다운 농장으로 이미지도 개선시켜야 하고 후손들에게 가업으로 물려줄 수 있는 안정적인 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광역 계란 유통센터

현재 계란 유통체계를 보면 상인이 70%로 계란 유통을 주도하고 있다. 유통경로도 4~5단계이고 영세 유통업체들도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국내 계란 유통체계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보이고 있다. 유통기간도 길어 소비자에게 신선한 계란을 제공하기도 어렵다.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등 광역별로 유통센터를 건립해 계란 유통 및 물류센터 기능을 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도 적자상태로 운영이 어려운 GP센터가 태반인데 무슨 광역 계란유통센터 건립이냐는 물음을 할 수도 있다.

지금 GP센터는 단순히 계란을 저장하는 창고로만 활용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광역 계란 유통센터는 집하장 기능뿐 아니라 도매 및 소매 유통 기능, 계란 수급 조절 기능, 분말란 가공시설, 액란 가공처리 시설 등으로 명실상부한 계란 유통센터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기능들이 갖춰지면 계란 유통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유통비용도 30%가량 줄어들어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 또한, 위생 안정성이 확보된 시설을 이용함으로 안전한 계란을 유통하고 AI 등 악성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운영권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있어야겠지만 생산자, 양계협회 등 생산주체가 운영권을 가져야겠다. 광역 계란 유통센터로 계란 유통의 혁신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맺음말

우리 산란계 산업은 자본을 앞세운 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자제하여야 한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기업농이 생기면 중소 농가는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계란이 돈 되는 사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농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수요와 공급의 논리로 계란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밑 돌 때 기업농들 또한 자유로울 수는 없고, 우리 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함께 Win-Win 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인 거 같다. 어떠한 산업도 허리가 튼튼해야 된다고 본다. 중·소농들이 튼튼해야만 안정적인 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우리 산업이 계열화에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육계 산업이 10여 년 전 계열화를 시작해 현재 95%가 위탁농으로 전락해 머슴(?) 아닌 머슴살이를 하고 있다.

우리 산란계 산업도 현재 일부 기업이 계열화를 하고 있고 또한 대기업이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가 함께 대책을 세우고 대안을 찾지 않으면 우리 산란계 산업도 기업에 종속되는 머슴살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산업만큼은 꼭 주권을 가지고 후손에게 가업으로 물려줄 수 있게 우리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