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양계산업 오늘과 내일 - 소비자에게 국산닭고기의 우수성 어필해야${\cdots}$

  • 남경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
  • Published : 2012.11.01

Abstract

Keywords

한·미 FTA, 한·EU FTA로 근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한·중 FTA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었다.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FTA는 피할 방안은 없고 국내 양계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FTA로 인한 국내 양계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본고에서 국내 닭고기 수입 동향을 살펴보고 예상되는 피해와 피해를 줄일 방안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1. 2012년 닭고기 수출입 동향 및 산지가격에 미친 영향

우선 한·미 FTA, 한·EU FTA가 발효된 시점에서 2012년 8월까지 닭고기 수입량은 8만 7,152톤으로 전년대비 3.7%, 평년대비 73.2% 증가하였다. 우리나라로 가장 많은 양의 닭고기를 수출하는 미국의 닭고기 생산량이 감소, 환율 강세, 국내 산지 가격이 전년에 비해 낮게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량이 증가한 것은 FTA 발효로 인한 효과보다 특정 닭고기 수입업체의 수입량 증가의 영향이라 판단된다. 본고에서는 수입량 증가의 원인과 책임에 중점을 두기보다 증가한 수입량으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표1. 닭고기 수입 동향(톤, 검역 기준)

자료:농림수산 검역 검사 본부

2011년 대비 금년 1~8월 닭고기 수입량 증가로 국내 산지 가격은 월평균 kg당 10.8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수입량이 증가했던 5~8월의 경우는 닭고기 수입량 감소로 국내 산지 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한 효과가 나타났고, 1~4월은 평균 27.5원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가격 변동 효과는 1월 56.5원 하락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평년을 기준으로 하면 수입량 증가폭이 크기 때문에 가격 하락도 더 크게 나타났다. 평년대비 금년 닭고기 수입량 증가로 국내 산지 가격은 월평균 59.4원 하락하였다.

표2. 산지가격에 미친 영향(원/kg)

2. FTA 체결에 따른 닭고기 수입량 전망과 우려

2012년 8월까지 수입량 증가로 이한 가격 하락으로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고, 단기적으로 연말까지 전년 및 평년보다 많은 양의 닭고기가 수입될 것으로 전망되어 추가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9~12월 닭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30~40%, 평년 대비 50~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산지 가격을 전년보다 적게는 10원에서 최대 50원까지 하락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적인 수입량의 변화는 FTA 체결로 관세 인하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수출국과 수입국 상황, 세계 경제 여건 등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면서 수입량이 증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2012년 상반기 농업 경제전망’에 발표된 수치를 살펴보면 2013년 닭고기 수입량은 14만 7,000톤(통관기준)에서 2022년 15만 2,000톤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사실 한·미, 한·EU FTA 체결로 관세가 하락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입량 증가폭이 적게 나타났는데, 이는 급격히 증가하던 닭고기 1인당 소비량이 2012년 이후 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생산은 감소하지 않아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표3. 닭고기 수입 동향(톤, 검역 기준)

자료:농림 수산 검역 검사 본부, 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 KASMO(Korea Agricultural Simulation Model)​​​​​​​

또한, 닭고기 수출국 입장에서 한국의 관세가 하락하더라도 자국 시장의 수급상황과 타 수입국의 상황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관세 하락률만큼 수입량이 증가하거나 단가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FTA 체결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하면 수입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더 커졌고, 국내 공급량이 조금만 부족하면 언제든 대량으로 수입될 문이 열린 것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생산자에 전가될 것이 분명하다. 수입되는 냉동 닭고기가 국내산 닭고기와 직접적인 대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수입량이 증가하면 국내 산지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그 피해는 가격 하락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 생각된다.

위의 전망치는 국내 시장에서 수입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과 비슷한 20% 내외 수준일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만약, 수입육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최근 수입육을 원료로 사용하는 닭강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닭강정 수요 증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먼저 닭강정 수요 증가에 따른 수입량 증가라는 관점이 있고, 증가한 수입량 소비를 위한 저가 메뉴로 닭강정이 등장하였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하였다는 관점으로 나뉜다. 하지만 필자의 우려는 원인과 결과가 어떠하든 수입육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였다는데 있다.

닭강정의 수요가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는 않겠으나, 수입육이 국내산 닭고기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고 이를 이용하여 또 다른 저가 메뉴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수입육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수입육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국내산 닭고기 수요가 감소하게 되고, 국내산 닭고기는 지금보다 적은 공급량으로 공급과잉을 겪을 수 있다.

3. 맺음말

결론적으로 FTA 체결로 인한 이점이 농업 부분에는 없을 것이고 우리의 과제는 피해 수준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입량이 증가하고 국내 시장에서 수입육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 노력과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하여 소비자가 쉽게 원산지를 인식할 수 있게 하여야 할 것이다.

생산성 향상으로 수입산 닭고기와 가격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혹은 생산 환경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결론은 한 가지로 귀결된다. 수입산과 국내산이 구분된 상황에서 예전처럼 소비자에게 애국하는 마음으로 국산 제품을 소비해주길 바라긴 힘들다. 즉, 품질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제품을 생산해야만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다.

수년간 닭고기 생산환경 및 기술의 변화는 생산성 향상에만 치우쳐 있었고 최종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는 다소 등한시하였다. 생산성 향상도 중요하겠지만 이제 최종 제품의 품질이 수입산에 비해 월등히 우월하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할 것이다. 소비패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제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기는 쉽지 않으며 소비자의 패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정부의 역할로 FTA로 인한 객관적이 피해를 측정하고 적절한 보상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생산자들 정부의 보상정책은 최소한의 보상 수준이라 여기고 스스로 변화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육계산업에 닥쳐올 위기를 누군가 해결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버리고 모두 머리를 맞대고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노계, 소량의 삼계탕 수출에 국한되었던 닭고기 수출이 가까운 미래에 어떠한 형식으로든 크게 증가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