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질병가이드 - 최근 질병발생동향 분석(6) -괴사성 장염(Necrotic Enteritis ; NE)-

  • Published : 2011.09.01

Abstract

Keywords

괴사성 장염은 육계나 산란계 육성기 사료에 첨가되는 몇 종의 성장촉진 목적의 항생물질이 포함된 경우에 발생이 억제된다. 그러나 수년간의 친환경 사육(무항생제, HACCP)과 금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사료 내 항생제 투여 전면 금지 정책으로 인해 육계와 산란계 등에서 괴상성장염의 중요성이 과거에 비해 훨씬 더해지고 있다. 항생제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과거와 그렇지 못한 현실의 차이로 인해 질병의 중요성을 또 다른 각도에서 보게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괴사성 장염의 원인균은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ngens)이다. 이 균은 적은 수이지만 정상 세균총에 존재하는 세균으로 혐기성, 그람양성균이며, 내독소와 아포를 형성하는 간균으로 장에서 증식하여 때로는 독소를 분비하는데, 이 독소가 장에 괴사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Clostridium perfringens type A또는 C가 분비하는 알파톡신과 type C가 분비하는 베타톡신이 장 점막 괴사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계질병은 기후의 본질적 특성(온도, 습도 등)과 연관되어 그 발생상황이 결정된다. 특히 금년 여름은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렇게 조성된 다습한 계사환경과 더위 스트레스로 인해 괴사성 장염의 발생이 그 어느 해보다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간혹 괴사성 장염은 어떤 감염증을 위한 항생제나 항균제(괴사성 장염 원인균에 대해 감수성이 없는)를 사용할 경우에도 일어날 수가 있다. 어떤 감염증에 대한 항생제 사용은 장내에 존재하는 유익균(정상 세균총)의 살멸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괴사성 장염 뿐 아니라 각종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1. 육계에서의 괴사성 장염 발생 상황

무항생제 사육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사육하는 시스템이다. 그렇지만 현행 무항생제 사육시스템 하에서는 수의사의 처방이 있으면 얼마든지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필자는 이것이 저항생제 사육시스템(?)인지 무항생제 사육의 또 다른 형태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현실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것도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항생제 사육시스템의 본래 취지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닭을 사육하는 것이라면 이 취지에 맞는 무항생제 사육시스템을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들이 많이 존재하겠지만 그 문제점들을 지혜롭게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진정한 무항생제사육을 위한 사육 시스템 구현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육계에서의 괴사성 장염 발생 상황을 설명하기 전에 장황하게 무항생제 사육시스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드러낸 결과가 되었다. 무항생제 사육시스템 하에서는 육계의 어린 일령, 다시 말하면 항생제를 투여해도 휴약기간이 충분히 경과한 후 출하할 수 있는 일령에서 괴사성 장염이 발생했을 경우, 수의사의 처방에 의한 항생체 처지는 현행 무항생제 사육제도 하에서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나 출하가 임박한 일령에서는 폐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더라도 출하일까지 어떻게 손 쓸 방법 없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평사 사육을 주로 하는 육계 사육시스템 하에서 가장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는 것이 콕시듐증인데 괴사성 장염은 콕시듐증과 연관된 장 점막 손상으로 인한 2차 발생 등에 의해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산란계에서의 괴사성 장염 발생 상황

육계에서도 그렇지만 산란계군에서도 더위와 각종 스트레스와 점도가 높은 사료의 급여의 결과로 괴사성 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사료의 점도가 높으면 소화물의 장 통과율이 지연되기 때문에 장내에 생존하고 있는 괴사성 장염의 원인균인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ngens)가 장에 집락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괴사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육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최근 산란계에서의 괴사성 장염의 발생비율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금년에 산란계군에 괴사성 장염이 다발한 이유는 높은 습도에 의한 열 스트레가 주 원인인 것으로 생각된다.

육계가 어린 일령에 항생제를 사용하여 본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반면, 산란계에서는 육성기를 제외한 산란계에서는 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다. 항생제를 처치한 이후부터 생산되는 계란에는 항생제가 즉시 잔류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괴사성 장염의 피해의 경중(輕重)은 출하일령에 임박한 육계와 산란계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3. 향후 발생 동향 예측과 전망

무항생제 사육이 늘어나는 양계산업의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와 같은 괴사성 장염의 발생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계절적으로는 하절기에 다발하고 혹한기에는 그 발생빈도가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매년 괴사성 장염의 발생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당분간 그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무항생제 사육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현재의 괴사성 장염의 발생상황으로 볼 때 육계가 산란계보다 훨씬 높은 괴사성 장염의 피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무항생제 사육시스템 하에서 괴사성 장염과 같은 세균성 질병을 항생제에 의존하지 않고 항생제 대체제로 치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머지않아 검증된 항생제 대체제가 출시되어 농가와 업계에 진정한 무항생제 사육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