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텅 빈 우사, 공허한 마음

  • 발행 : 2011.04.10

초록

새벽 4시. 절로 눈이 떠진다. 아직 추운 바깥 날씨지만 기다리고 있는 소를 생각하며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신발을 신고 마당을 지나 갈 때까지도 미처 몰랐다. 텅빈 우사를 보고서야 정신이 든다. 축사 앞에 자리한 매몰지를 보고야 모든 젖소들이 살처분 당했다는 아픈 현실이 다가온다. 황망한 마음에 주저 앉아 새벽동이 틀 때까지 멍하니 앉아있다. 오늘은 어디라도 가서 입식할 젖소들을 알아봐야겠다. 살아있어도 사는게 아닌, 하루하루가 가고 있다. 구제역으로 살처분을 당한 낙농가들이 전체 낙농가의 10%에 육박하고 있다. 3만7000마리 이상의 젖소들이 농가들의 앞마당에 묻혔고 착유소도 2만마리 이상이 살처분을 당했다. 청춘을 바쳐 일궈온 목장들이 한 순간에 날아갔다. 상중에도 상복을 벗고 착유를 해야 했던 그들의 낙농인생, 구제역으로 모든 것을 잃고 뼈를 저미는 고통 속에 보내고 있는 하루하루. 그들의 하루를 밀착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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