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대호농장 - 1회전에 1억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이유?

  • 발행 : 2011.01.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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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개동에 21만수가 사육되고 있는 충남 서산 대호농장 전경

1. 닭을 자식처럼

새벽 3시, 대호농장 전병선(59) 사장은 오늘도 어김없이 일어나 농장으로 향한다. 21만수가 자라고 있는 9개동의 계사를 세심하게 돌아보기 위해서다. 낮에는 주로 농장관리인들이 2시간 마다 계사를 돌아보기 때문에 이들이 눈을 붙이는 심야에는 전사장이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농장을 관리하는 인원은 전병선 사장과 부인 김순희여사, 외국인 연수생 2명, 총 4명이 관리를 하고 있다.

▲ 닭을 자식처럼 키우고 있는 전병선 사장

계사에 닭이 입추되는 순간부터 전사장은 철저하게 외출을 자제한다. 모든 신경을 닭들의 행동에 주목하고 있다. 30년 넘게 육계와 살아온 전 사장은 우리나라에서 육계를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지에 대한 비법을 알고 있다. “계사에 닭을 넣어두면 알아서 크는 게 아닙니다. 내 자식처럼 한 가지 요소라도 소홀히 해서는 기대하는 성적을 얻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전사장은 환경뿐만 아니라 닭의 행동 하나하나까지 소홀히 넘기지 않는다.

2. 평균 생산지수 327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장리에 위치한 대호농장의 금년 평균 생산지수는 327을 기록할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성화식품(현 이지바이오)과 계열화사업을 하면서 금년만 해도 4번이나 생산지수가 320을 넘어 회사에서 수여하는 기념품(금반지)을 받기도 하였다.

지난 10월에 출하한 닭들로 전사장이 1회전만으로 벌어들인 돈만 해도 1억2천만 원에 달한다. 당시 19만8천수를 입추하여 98%의 육성율과 생산지수 339를 기록하면서 유감없는 실력을 보여주었다(표1).

▲ 특허 보조사료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네오그린 정헌주 대표(좌)와 함께)

◀ 9일령된 닭이 자라고 있는 계사내부

3. 대호농장이 있기까지

소득을 가져오는 비결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우선 가장 큰 비결은 30년 이상 닭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닭의 특성을 직시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전 사장도 물론 여러 차례 장소를 옮겨 다니고 질병 등에 의한 피해도 여러 번 겪었다. 이것이 곧 성공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전병선 사장이 양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0년대 후반 김포지역에서 해병대로 근무하던 중 양계장에 대민 지원을 여러 차례 나가게 되면서 부터이다. 당시에도 나이든 노인들이 양계를 많이 했었는데 그중 한 분이 노환으로 도저히 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전사장에게 3천수를 맡기게 되자, 고향인 서천으로 가지 못하고 눌러앉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개발붐이 일면서 인천, 부천, 경기도 화성을 옮겨 다니며 육계사육을 이어갔다. 그러던 것이 AI가 최초 발생하면서 운명이 다시 바뀌게 되었다. 현재의 서산에 10만수 규모의 닭을 관리하던 대호농장이 위기에 빠지게 되면서 전사장이 일을 도와주게 되었다.

당시 10만수 규모의 큰 농장이었지만 병아리 가격이 100원대로 형성되자 무조건 병아리를 넣어 밀사를 했던 것이다. 게다가 관리도 소홀했기 때문에 많은 닭들이 폐사되면서 사육을 포기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농장은 규모와는 다르게 경보시스템도 없었고, 차량소독기는 물론, 비정상적인 급수라인 설치 등으로 무척 어려운 여건에 있었다. 전사장이 최대한의 노하우를 발휘하여 더 이상의 폐사를 막고 고가에 출하하면서 농장이 재기하는데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와중에 농장주인이 중병에 걸려 병상에 누웠고 농장을 관리하던 아들마저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농장을 떠나면서 농장 전체를 떠맡게 되었다. 당시 시설로는 도저히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전면 투자에 들어갔다.

4. 투자한 만큼 벌 수 있다

전사장은 우선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급수라인을 아래로 내리는 작업을 몇 달에 걸쳐 실시했고, 각 동마다 자동화 시설을 구비했으며, 질병을 차단하기위해 차량소독기를 설치하고, 농장내 계근소를 설치하여 사료 및 닭출하시 손실을 최소화 하면서 빈틈없는 관리를 실시한 결과 7개동이던 계사를 7년만에 9개동으로 늘리고 내부시설도 모두 교체하는 최대한의 투자를 실시하였다. 각 동은 물론 외부접근로까지 CCTV를 설치하여 집안에서 닭 상태를 살피고, 컴퓨터를 통해 모든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도록 설비를 하였다.

▲ 집안에서 모든 닭의 상태를 모니터로 관찰

“1개를 투자하면 최소한 2~3개를 얻는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전사장은 2010년만 해도 7억여 원에 가까운 투자를 실시하였다. 이 투자금은 닭을 출하해서 대부분 갚고 있으며, 단지 태풍 ‘곤파스’로 인해 계사지붕이 날아가는 피해는 정부로부터의 보상이 없던 관계로 고스란히 전사장이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말만 당진이 재해지역 선포 지역이라고 하지만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행정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 급수기에 산소를 주입시켜 사육

5. 소득향상의 비법

전사장이 한 회전에 1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은 오래된 경력도 주요하지만 닭을 생각하는 그 자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내가 편하게 먹고 숨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닭이 활동하기에 좋은곳’이라는 것이다. 즉 충분한 공간과 환기량을 확보해 준다면 더 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1) 급수

대호농장은 남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물에 대해 철저를 기하고 있다.

물은 300m 지하암반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4번의 필터링을 통해 닭에게 공급된다. 계사 옆에 저수지(고풍저수지)가 있어 물을 구하기 쉬움에도 불구하고 지하수를 고집하였다. 저수지 물을 사용해 보았지만 급수관내 이물질이 끼어 닙플이 쉽게 막히고 대장균으로 인해 닭의 성장이 저해를 받았다는 게 전사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농장을 인수하면서 시추공을 8개 파서 그중 3개를 성공하였고, 물 저장탱크를 설치해 총 140톤의 물을 2곳에 분산해 저장해 두면서 급이를 하고 있다. 육각수 시설도 물론 4곳에 설치해 놓았다. 특히, 산소를 기기를 이용해 물에 주입하여 용존산소량을 높이는 것도 생산성을 높이는 비결중의 하나이다.

▲ 암반지하수를 끌어 140톤의 물탱크 저장고를 가동

2) 적정수수 입추

전사장은 밀사를 안 시키고 적당한 공간을 확보해 준다. 대호농장은 평당 60~63수를 넣고 있다. 55수를 넣어본 적도 있으나 이는 닭들이 서로 경쟁력을 갖지 않아 성적이 덜 나왔는데 전사장에 의하면 공간이 너무 넓으면 ‘근무태만’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성적이 덜 나오기 때문에 약간의 경쟁심을 유발시키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65수 이상을 넣으면 밀집되어 덜 큰다고 한다.

3) 환기, 온도조절

일반 농장은 터널과 굴뚝이 대표적인 환기시설이었다면 대호농장은 크로스 환기를 실시한다. 입기구는 반대편 상층부에 배플형식으로 수동조절이 가능하게끔 설치하였고, 바람을 빼주는 배출구는 바람의 역류를 막고 효과적인 환기를 위해 위부분을 감싼 것이 특징이다. 열풍기는 100평 기준으로 보통 1대를 넣고 있는데 대호농장은 1.5대꼴로 충분히 배치한다. 오히려 열을 쉽게 데워주고 사각지대를 최소화 시킨다는 것이다.

▲ 크로스 환기방식 채택(환풍구를 감싸 바람의 역류방지)

4) 소독효과가 탁월한 소독조

대호농장의 차량소독조는 겉보기에는 다른 농장과 비슷하지만 세 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어 효과적이다. 겨울에 얼지 않도록 보일러 시설을 갖추었으며, 앞뒤 천장에 휀을 돌려 소독수가 내부로 감싸 돌도록 설치하여 보다 효과적인 소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섭씨 3℃ 이하가 내려가면 콤프레셔를 이용하여 소독수를 호스로부터 모두 제거시켜 어는 것을 방지하도록 설계하였다.

차량이 통과할 때는 소독수가 채워지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약간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차단 방역을 위해서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자외선 개인 소독조도 물론 비치하고 있을 정도로 방역에 최대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겨울에도 얼지 않고 효과적으로 소독할 수 있도록 했다.

5) 친환경 제품(비고파우더)의 효과

과거 전사장은 무항생제 개념을 도입하여 5가지정도의 생균제를 사용해 왔다. 물론 효과는 사용하기 전보다 좋았지만 그렇게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2010년 5월부터 네오그린에서 판매하고 있는 특허보조사료인 ‘비고 파우더’를 사용하고부터는 생산성이 월등하게 좋아짐을 느꼈다. 이제는 다른 생균제를 사용하지 않고 비고파우더와 나머지 한 종류만을 사용할 정도로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설명했다.

우선 약품가격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평소에는 1년에 2,300여만 원이 들던 것이 친환경제품을 사용하면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또한 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환경적으로 유리하고, 1주일에 닭 상태를 보기위해 해부해 보면 장이 두껍고 길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만큼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육성기에는 비고파우더를 톤당 2kg, 후기는 1kg을 섞어 먹이고 있다고 하는데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비싸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결코 비싼 제품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증체율 향상, 출하율 상승 등을 언급했는데 출하일령이 2일 정도 앞당겨지면서 사료비를 절약하는 효과도 톡톡히 준다고 한다.

깔짚을재사용할수있는 ‘비고엑셀’도실험중에 있다. 네오그린 정헌주 사장은 비고엑셀은 10배의 침투력과 분해가 강력하므로 쉽게 건조되고 발효되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즉, 깔짚을 재사용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전했다.

6) 계근대 등 기타

입구에 설치된 계근대는 1년에 2차례 점검받는 공인 계근대이다. 이처럼 공인 계근대를 설치하여 사료 공급 및 닭 출하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료를 급이할 수 있고 출하중량을 정확히 측정하여 감량이나 수치를 속이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있다.

▲ 입구에 계근소를 설치해 사료와 닭들의 중량을 빈틈없이 체크​​​​​​​

CCTV를 모니터로 연결하여 집에서 모든 닭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으며, 알람장치는 내부온도 등 환기조절 장치도 내부에서 조절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어 계사 내외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을 관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전사장은 현재의 계열화 사업이 미국식도 유럽식도 아닌 미국식을 가장한 한국식이라고 설명하고 외국이 농가위주의 계열화 사업이라면 우리나라는 계열사 위주의 계열화 사업이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설명했다.

상대평가에 대해서도 농장을 경쟁시켜 사정을 더 어렵게 만드는 제도라고 꼬집었다.

서산육계지부 모임에도 참석하여 협회와 교감을 갖고 있는 전사장은 농장을 방문하는 농가들에게 그 동안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서로간의 정보를 교환하며 지내고 있다. 평소에 일본 잡지와 미국소식 등을 접하며 정보를 얻고 있다는 전사장은 새로운 경영기법과 신기술 등이 나오면 농장에 접목시키면서 함께 배워가는 노력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