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초이론(4) -가금과 면역

  • 발행 : 2010.10.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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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면역이란? 

면역이란 질병, 특히 감염성 질병으로부터 숙주를 보호하는 체계를 말한다. 즉 가금으로 말하면 각 종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으로부터 가금을 지켜주는 체계이다. 면역 기능이 있기에 병원균이 침입할 수 없게 되기도 하고, 일시적으로 질병이 생기다가 완전히 회복하기도 하며, 특정한 질병에 대해 저항성을 얻게 되기도 한다. 만약 가금의 면역체계에 침입하는 미생물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거나 억제하지 못하게 되면, 이들이 가금의 몸에서 증식하여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면역 반응이 언제나 가금에게 유리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가금의 몸에 침입한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면역세포들이 모여들어서 일어나는 염증반응에 의해 오히려 주변세포나 조직이 손상을 입어 폐렴, 기관지염 등 염증성 질환이 일어나기도 한다. 

2. 가금에서의 면역

현대 가금의 사육은 질병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보로, 뉴캐슬, 조류인플루엔자등 바이러스성 질병과 수많은 호흡기 질병, 소화기 질병 등을 야기하는 박테리아성 질병이 농장에 상재해 있다. 가금 몸 안의 면역 체계가 이러한 병원균을 이겨내지 못하면 질병이 발병하게 된다. 질병을 예방하는 첫걸음은 철저한 차단 방역과 소독을 통해 병원균의 유입을 방지하는 것이지만, 이미 대부분의 농장에 주요한 병원균이 상재하는 상황이어서 이것 만으로 질병을 방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군 전체의 면역력을 증가 시켜 주어 질병을 방어하는 힘을 키워 주고, 질병이 발생하더라도 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2011년 하반기부터 배합 사료에 항생제 첨가가 전면 금지 될 예정이어서 면역과 면역강화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용하는 지, 면역이 강화 되는 것을 어떻게 확인하는 지 등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은 충분치 않은 현실이다. 본고를 통하여, 가금의 면역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에 대해 쉬운 내용에 대해서만 간단히 알아보고, 면역강화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3. 가금의 면역 체계

면역 체계와 그와 관련 된 세포 및 분비 물질에 대해서 모두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그렇게까지 자세한 내용을 공부할 필요는 없을것이다. 가장 중요한 세포와 기본적인 체계에 대해서만 알아보도록 하자. 

<그림1>은 가금의 면역체계를 간단하게 나타낸 것이다. 면역 체계를 군대와 비교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우선 최전방의 철책선과 같이 적군이 넘어오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아 주는 장벽이 있다. 이에 해당하는 것이 피부, 기관지 점막, 장점막과 같은 점막이다. 화상이나 상처 등으로 피부가 없어졌을 때를 생각해 보자. 세균 등에 의해 바로 염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몸 바깥의 성분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호흡기, 소화기, 생식기의 벽은 점막으로 보호 되고 있다. 이러한 점막 조직이 얇아지거나 없어질 경우 세균과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침투하기 쉬워 진다. 

<그림1> 가금의 면역 체계 

이 철책선에 해당하는 피부나 점막을 뚫고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철책선을 누가 지키는 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철책선을 지키는 것은 보초병, 경계병이다. 경계병은 아군인지 적군인지 판별한 후 적군이면 무차별 살상해야 한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면역세포가 대식세포(Macro Phage)이다. 대식세포 이외에도 단구세포(Monocyte), 호중구(Neutrophil),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등이 이런 역할을 한다. 이러한 면역을 내재면역, 혹은 1차 면역이라고 한다. 1차 면역은 감염 초기에 빠르게 반응하고, 병원균에 종류에 상관없이 반응하지만, 병원균을 기억하는 기능은 없다. 

<그림2> 단구세포와 대식세포

경계병이 적을 발견하고 바로 전투에 임하면서 또 취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 바로 본부에 적이 침투했으며 어떤 적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경계병에 해당하는 대식세포가 이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이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통신병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이다. 이 세포들이 적응면역 혹은 획득면역이라고 부르는 2차 방어를 담당하는 T세포와 B세포에게 어떤 병원균이 침투 했는지 전달해 준다. 

<그림3> 수지상 세포

경계병과 통신병이 본부에 어떤 적군이 침투했는지 알려주면 본부에서는 그 적군에 맞는 특수부대 육성하고 파견해서 적을 섬멸한다. 본부에 해당하는 것이 헬퍼 T세포이다. 그리고, 특수부대에 해당하는 것이 세포독성 T세포, B세포가 변화하여 생성된 형질세포(Plasma cell)와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 Ig)이다. 

본부 역할을 하는 헬퍼 T세포는 대식세포의 활동을 강화하고, 세포독성 T세포의 분화와 B세포의 형질세포 분화 등에 관여하여 특수부대가 생겨나게 한다. 

어떤 병원균이 침투했는지 전달 받으면, T세포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포를 잡아 먹는 특수부대인 세포독성 T세포로 분화한다. 이 세포독성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잡아먹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된다. 세포가 직접 병원균을 공격하기에 세포성 면역이라고 부른다. 

B세포는 형질 세포로 변화하여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면역글로불린을 혈액, 림프액, 점액 등의 체액으로 분비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항체가 바로 면역글로불린이다. 이 것이 주로 몸에 침입한 세균을 공격하는 특수부대 역할을 한다. 체액에 항체가 분비 되어 면역 반응이 일어나기에 체액성 면역이라고 부른다. 이 면역글로불린에는 IgA, IgG, IgE, IgD, IgM의 5종류가 있는데 각각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 

2차 방어를 하는 획득면역에는 특별한 특징이 있다. 여러 병원균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반응을 유도 시킨 특정한 병원균에만 반응한다. 이 것을 획득 면역의 특이성이라고 부른다. 이 특성 때문에 병원균이 조금만 달라도 획득면역이 작동하지 않는다.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성 질병의 경우 같은 질병이라도 다른 계통의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방어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성 질병의 백신이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기도 한다. 대신 몸에는 다양한 종류의 병원균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세포의 종류가 병원균의 수만큼 존재한다. 이것을 획득 면역의 다양성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획득 면역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기억이다. 

이 전에 침투했던 항원을 기억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4>를 살펴보면 그 특성을 잘 알 수 있다. 처음 병원균 A(Antigen A)를 접했을 때 항체 수준이 상승했다가 다시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후 병원균 A와 병원균 B를 동시에 다시 접종했을 때 병원균 A에 대한 항체는 매우 빠르게 많이 생성되는 반면 병원균 B에 대한 항체는 천천히 늦게 생성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T세포와 B세포의 경우, 병원균을 접하면 기억 T세포, 기억 B세포를 생성해 둔다. 이 기억 세포들은 자기를 공격했던 병원균을 기억했다가 그 병원균이 다시 침입하면 빠른 속도로 면역세포를 활성화 시켜 질병을 방어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기능이 있기에 사람이 홍역 등을 한번 앓으면 다시 앓지 않는 것이고, 또한 백신을 제조하여 질병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백신은 질병을 일으킬 수 없을 정도로 병원균을 약화시키거나, 죽인 상태에서 가금이 질병을 경험하게 하여, 그 면역 기억 세포를 만들어 두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그 질병이 침입했을 때 빠르게 반응하여 병원균을 사멸시켜 질병이 발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역세포가 상호 작용하는 데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는 물질이 작용한다. 또한 지금가지 언급한 이외에, NK cell, 보체단백질, 호염구, 호산구, 조절 T세포 등 다양한 요소들이 면역에 관계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알기는 너무 복잡하므로 이 정도 요소를 알고 있다면, 면역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면역세포가 활성화 되어있다면 좋은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면역세포와 물질이 많다는 것은 질병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활성화 되어 있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질병에 노출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면역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은 많은 과학적 지식과 실험자료의 분석을 요구한다. 

게다가, 요즘은 이 면역을 활성화 시켜준다는 다양한 첨가제들이 소개 되고 있다. 

가금에서 활용할 수 있는 면역강화물질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특성이 있으며, 어떻게 면역을 강화시켜주는 것일까? 그리고, 그 면역강화는 유익한 것일까? 

다음 호에서 다양한 면역강화물질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림2> 고온에 따른 바실러스의 생존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