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대성농장 - HACCP인증 산란계농장 - 상생의 철학으로 계란생산에 전념하는 농장

  • Published : 2010.10.01

Abstract

상당수의 산란계 농장들이 유통상인과의 마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가의 좋고 나쁨이나 알의 체화여부 등의 유통상황에 관계없이 이러한 마찰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데, 상인들과 '상생'을 추구하며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려는 농장들도 있다. 농장 본연의 역할인 좋은 계란 생산에만 전념하는 농장,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 위치한 대성농장(대표 황명동)을 다녀왔다.

Keywords

▲ 농장전경

▲ 대성농장 황명동 대표

자동화 계사

황명동 대표는 1992년 산란계 사육을 시작했다. 축산분야 관련기업에서 근무를 했었던 황 대표가 산란계의 매력에 빠져 농장을 계획하게 된 것이다. 당시 소규모의 개방계사로 시작했던 대성농장은 해가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는 8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는 25만수 규모의 자동화 무창계사로 탈바꿈했다.

이 농장은 무창계사 4개 동에 8단 케이지와 6단 케이지를 넣고 산란계(하이라인) 25만수 규모의 사육을 하고 있다. 제1농장과 제2농장으로 각각 2개 동씩 계사가 나뉘어져 있으며, 사육에서부터 계란의 출하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있다.

▲ 90% 이상의 산란율을 보이며 피크를 올리고 있는 닭들

1. 벨트를 통해 계사에서 선별실로 계란이 옮겨진다. 2. 선별실로 들어온 계란은 세척과 살균 과정을 거친다. 3. 선별기를 통해 난중에 따른 분류가 이루어진다.

소비자가 소비할 계란을 생산한다

대성농장은 지난 2008년 친환경(무항생제) 인증을 받았고, 2009년 초에는 HACCP 인증도 받는 등 소비자의 요구 변화에 따른 생산의 변화도 착실하게 일궈냈다. 생산자가 생산한 계란을 소비자가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소비할 계란을 생산자가 생산한다는 마인드로 농장 경영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생제대체제로는 이것저것 좋다는 풀들을 찾아서 실험을 거듭하다가 효과가 좋은 것으로 판단되는 몇 가지를 사료에 첨가해 급이하고 있다. 이것이 적절한 효험을 보는 것인지 닭들은 아주 건강하고 산란율도 잘 나온다고 한다. 무항생제를 하기 전과 비교했을 때도 전혀 차이가 없는 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기분상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오히려 닭들은 더 건강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고 한다.

▲ 항생제대체제로 사료첨가를 통해 급이하고 있는 풀들의 샘플과 완성된 첨가제, 배합기에서 배합된 모습

계분처리에는 단연 발효 콤포스트

대성농장은 상일테크의 발효 콤포스트를 설치해 계분을 처리하고 있다. 콤포스트로 들어간 계분은 속성 발효되어 금새 유기질 비료가 된다. 계분뿐만이 아니라, 폐사축이나 파란 등 처리하기 어려운 것들도 모두 처리할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계란을 생산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는 나올 수밖에 없는 오·파란의 경우, 농장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계란의 유통상황에 따라서 처리방법이 엇갈리게 됨에 따라 여전히 농장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데, 콤포스트 설치 이후에는 오·파란이 빠지지 않을 때 콤포스트로 처리할 수도 있게 됐다. 황 대표는 콤포스트를 설치하면서 들인 투자비용이 적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농장관리가 편해진 것도 사실이라며, 유기질비료를 판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라며 콤포스트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생’은 무엇보다도 중요

대성농장은 상인들과의 관계가 아주 좋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일부 인근 지역의 주민들이 직접 찾아와 사가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상인들에 의해 유통되는데, 황 대표는 상인들과의 상생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 같이 살아야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돼.”

이렇게 말하는 황 대표는 실제로 상인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한다. 그는 특히 올해 초부터 시작해서 여름까지 길게 이어진 불황 속에서도 서로 도왔으면 다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고, 지금 계란이 없어서 이 난리를 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덤핑이나 할인 폭을 늘리는 것도 짧게 보면 한쪽이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둘 다 어려워진다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멸의 길이라는 지적이다.

서로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 황 대표의 지론이다. 농장이 할 일은 물론 닭을 건강하고 청결하게 키워서 좋은 계란을 생산해내는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몫도 함께 나누게 되는 것이라고 황 대표는 강조한다.

농장의 미래를 그린다

황명동 대표는 대성농장을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아들 황성억 씨는 군 재대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터에 황명동 대표의 권유로 농장을 물려받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다니던 대학교는 중퇴하고 다시 대학교에 입학하여 경영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농장경영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함이다. 아들 황성억씨가 대학교를 졸업한 3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장 경영에 뛰어들어 지금은 황명동, 황성억 부자가 함께 농장을 경영하고 있으며, 황명동대표는 2선으로 물러날 준비를 하며 함께 농장을 돌보고 있다.

앞으로 농장이 잘 되게 하려면 어떤 부분이 필요한가-하는 질문을 던졌더니 황 대표는 다시금 ‘각자의 역할’로 대답한다.

“내 농장이 잘 되려면 일단 내가 깨끗하게 잘 키워야 하고, 사료회사는 사료를 잘 만들어줘야 하고, 상인들이 계란 잘 팔아주고, 근본이 되는 종계장, 부화장에서는 병아리 잘 만들어주고... 그렇게 다 각자의 역할을 잘 해줘야 서로가 다 잘 되는거지!”

입버릇과 같은 ‘상생’이라는 말 앞에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심오한 말을 남긴 채, 그렇게 황대표는 미소를 머금고 농장을 점검하러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