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질병가이드 - 잘되는 농장은 잘되는 이유가 있다(8)

  • Published : 2010.07.01

Abstract

Keywords

■ 잘되는 농장은 혹서기 관리가 남다르다!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사양관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기가 혹서기이다. 닭은 털이 있는 동물이므로 생리적으로 더위에 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여름온도는 섭씨 30℃를 넘는 날이 많고, 고온다습한 기후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계사 내에서 밀집사육 되고 있는 닭이 더위를 이겨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사료를 먹이려고 노력해도 혹서기에는 사료섭취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그 결과로 육계 계군에서는 성장이 지연되고, 산란계 계군에서는 체중 및 난중이 감소한다. 또 음수량이 지나치게 증가하여 변이 묽어지고 소화되지 않은 사료가 변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따라서 혹서기에도 변함 없는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계군이 더위를 이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폭염(暴炎)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조건을 계군에 부여해 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서 필자가 여러 농장들을 방문하는 가운데 경험한 잘되는 농장들이 더위를 이겨내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그 면면을 들여다보기로 하자.

1. 첫더위를 이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어떤 농장들은 첫더위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계군이 첫더위를 그대로 견디게 하는 것이 더위에 적응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어떤 농장들은 첫더위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계군이 더위로 인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시기는 초여름에 나타나는 첫더위 때이다. 닭이 생리적으로 견딜 수 없는 무더위가 지속되어 닭 스스로가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한여름의 피해보다 첫더위의 피해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첫더위를 잘 이길 수 있도록 계군관리를 하는 농장이 그렇지 않은 농장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당연하다. 

첫더위 극복의 문제는 계군이 더위를 이기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을 농장이 가지고 있는지 혹은 없는지의 문제가 아니다.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들을 첫더위 전에 미리 준비하여 계군에 적용하는 결정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2. 잘되는 농장은 계군이 더위를 잘 이기도록 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양계농가가 사계절이 뚜렷한(물론 최근에는 변동이 많음) 우리나라의 기후 조건을 극복하고 좋은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름과 겨울 모두 어느 정도의 시설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연관된 대부분의 시설은 계사를 신축하는 시기에 결정되어야 할 기본적인 문제이다. 계사의 단열정도, 휀의 크기와 개수 및 공기의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는 환기시스템, 신선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물 공급 장치 등 더위를 잘 이길 수 있는 시설 및 장치들에 많은 투자를 한 농장들이 단연 여름철 생산성이 좋을 수 밖에 없다. 계군이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농장들이 혹서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 잘되는 농장의 여름철 시설물 및 장치

1) 휀 관리

혹서기에 점검해야 할 첫 번째 설비는 강제 환기를 위해 계사에 설치되어 있는 휀이다. 휀 벨트의 장력(張力)점검은 갑작스런 벨트의 끊어짐이나 느슨해진 벨트로 인한 휀의 가동능력 감소 등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벨트가 갑작스럽게 끊어지면서 휀의 날개가 손상되면 이를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동안 환기시설을 가동할 수 없게 되므로 계군이 더위 피해를 입을 수 있게 된다. 또 휀의 그물망에 붙어 있는 이물(닭털 등)로 인해 환기량이 감소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청소하거나, 산란계 농장의 경우는 계분을 적출한 직후에는 반드시 그물망을 청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휀의 셔터와 입기 셔터 등이 잘 작동되는 지를 점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잘되는 농장들은 상기한 관리사항들을 철저히 이행할 뿐 아니라, 갑작스런 휀의 작동불능을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 휀이나 모터 등을 여유 있게 보유한다. 

2) 물 관리

여름철에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중점 관리되어야 할 시설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물 공급 시설이다. 여름철 물 관리의 중점관리 포인트는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물 공급’이다. 여름철은 계사 내에 세균이 쉽게 번식하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물 공급 장치도 예외일 수 없다 물탱크의 정기적인 소독, 보조 물통의 위생적 관리, 그리고 물 공급 라인과 니플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농장들은 위에 열거된 항목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꼼꼼히 시행하여 여름철 생산성을 유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3) 사료빈 관리

잘되는 농장들은 혹서기 생산성 유지를 위해 사료빈에 대한 열 차단 혹은 축열(蓄熱)을 방지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혹서기에 사료빈 내부의 온도가 급상승하게 되면, 사료가 변질되거나 많은 영양소들이 파괴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사료빈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림1> 사료빈 축열 방지장치

4) 차광 장치

닭은 어느 동물보다도 직사광선에 의해 많은 피해를 입는다. 혹서기에는 일사병(日射病)으로 인한 피해가 생각보다 훨씬 많이 나타난다. 또 직사광선은 계군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요인이 되어, 카니발리즘으로 인한 폐사도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계군은 반드시 직사광선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한다.

<그림2> 계사주변 차광장치

5) 쿨링 패드

쿨링 패드는 혹서기에 계사 내부 온도를 떨어뜨려주는데 적합한 장치이다. 외부 온도보다 약 3℃ 정도를 낮출 수 있어 계군이 더위를 이기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냉각수를 순환시켜 재사용하므로 세균오염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또 쿨링 패드가 먼지 등으로 지나치게 오염되어 있으면 오히려 계사를 오염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4. 혹서기 환기시스템 운용 점검

같은 시설을 갖춘 농장이라도 그 시설을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따라 계군의 상태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시설 자체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지만 시설의 운영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계사 구석구석의 환기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일은 시스템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해주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풍속, 온도, 습도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장비를 이용하여 환기 상황표를 작성해 보면 현재 농장에서 운용되고 있는 환기시스템의 적부(適否)를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시스템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잘 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맹목적인 신뢰를 할 대상이 결코 아니다. 필자는 농장에서 환기상황표 작성에 대한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한다. 그 결과 환기 시스템에 대한 농장주나 관리자들의 개념이 확실히 정립되고, 생산성도 안정되는 결과를 자
주 경험할 수 있었다. 

5. 잘되는 농장들이 실시하는 혹서기 사양관리

잘되는 농장, 즉 생산성이 우수한 농장들이 혹서기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사양관리 중 몇몇 방법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사료 급이 중단

혹서기에 하루 중 온가 높은 시간 동안 닭의 사료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그 자체로 대사에너지를 줄여 계군이 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계사에 점등이 개시되면 사료를 급이 하고,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는 오전 10시경부터는 사료 급이를 중단한다. 이는 오전 늦게 섭취한 사료의 소화에너지가 발생·지속되는 시간이 한낮의 더위와 중복되어 닭이 극도의 더위를 이기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단 계군이 사료 중단으로 사료섭취량이 부족하면 심야점등을 실시하여 일정량 섭취를 유지 하도록 한다.

2) 주간소등 실시

주간 소등(무창계사에 한함)을 실시하는 목적은 사료섭취 감소로 인한 대사에너지 감소와 소등으로 인한 활동에너지의 감소, 그리고 전등에서 발생하는 열까지도 줄여 계군이 더위를 이기는 이기도록 하는 데 있다.

3) 광물질, 전해질, 비타민 급여

더위로 인해 사료섭취가 감소되면 칼슘, 인 등의 절대 섭취량이 감소하게 되어 산란계의 경우엔 난질이 저하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입자가 큰 형태의 칼슘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은 난질의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또 지나친 헐떡임과 음수로 인해 전해질평형이 깨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해질을 투여해 주는 일과, 고온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효과가 입증된 비타민(비타미 B, C, E 등)을 수시로 공급하는 일 등은 모두 혹서기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방법들이다. 

4) 에너지 보충

일정량의 사료섭취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혹서기에는 고에너지 사료를 이용하여 계군의 에너지 섭취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사료의 에너지를 올리는 일이나 여름철 급여용 사료(에너지, 영양소 균형 등)에 대해서는 사료회사 전문 기술진과의 긴밀한 협조가 요구되는 사항이다.

5. 맺음말

환절기와 혹한기에는 생산성 차질이 많이 나타난다 . 이것은 이 시기에 질병발생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계절에 따른 생산성 차질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혹서기에 계군이 감당하기 어려울정도로 극한의 한계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계사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는 닭을 사육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지 모른다. 혹서기 관리 수준을 미리미리 높이는 것은 년 간 생산성을 유지하는 가장 비중있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