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 (주)가농인터내셔날 - 양계농가와 함께한 20년 '우리도 농민'

  • Published : 2010.07.01

Abstract

양계산업이 근대성을 벗으면서부터 설비의 중요성이 두드러졌고, 최근의 양계 산업은 시설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여년간 우수한 양계설비를 국내에 보급하며 양계산업의 현대화에 이바지한 (주)가농인터내셔날을 소개한다.

Keywords

역사 깊은 가농

(주)가농인터내셔날(대표 박경남)은 1991년 설립된 수입기자재 업체로 20여년의 세월동안 해외의 유수 기자재들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가농의 설립배경은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1955년 11월 설립된 유경사료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유경사료는 1973년 가산목장을 설립해 낙농업을 시작했고, 1975년에는 가산농장으로 양계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1991년 가산농장은 수입설비를 전문으로 하는 유경축산을 설립하여 국내 양계산업의 현대화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이후 가산농장과 유경축산이 합쳐져서 지금의 가농바이오(대표 유재흥)를 출범시켰고, 설비분야는 가농바이오의 기계설비본부로 편입되었다. 2004년이 되어서는 기계설비본부가 다시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되었으며, 이것이 (주)가농인터내셔날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주)가농인터내셔날 박경남 대표

(주)가농인터내셔날 박경남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를 취득 후, 기아자동차, 산업렌탈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박 대표는 가농바이오 유재흥 대표의 권유로 2002년 기계설비본부장으로 입사해 양계설비 분야를 접하게 되었고, 가농인터내셔날이 분리되면서 대표로 취임하게 됐다. 박 대표는 모든 것을 ‘농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가농인터내셔날을 이끌어오고 있다. 

우리도 ‘농민’

가농인터내셔날의 경영철학은 ‘우리도 농민’이라는 마음가짐이다. 낙농, 양계 등 농장에서 출발한 회사인 만큼, 지금도 그 뿌리를 농민에서 찾기 때문에 항상 농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농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항상 고민하며 정직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 및 판매하는 설비도 가격보다는 ‘농가에서 쓰기 좋은’ 것인지를 먼저 따진다. 구입해서 몇 년 못 쓰는 제품보다는 가격대가 조금 높더라도 농가에서 쓰기 좋고 품질이 확실한 제품만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20여년간 이어져온 이런 철학과 뚝심이 오늘날 가농이 많은 농가로부터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최고의 산란계 케이지, 빅더치만

가농인터내셔날은 주력제품인 빅더치만 산란계 케이지를 1991년부터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미 그 우수성은 업계에 정평이 나있다. 

▲ 빅더치만 산란계 케이지(금강 L&F)

우선 설계구조 자체가 파란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바닥망은 탄성이 유지되어 계란이 떨어질 때 충격을 흡수해주고, 정확하게 작동하는 엘리베이터와 콘베어로 인해 알이 떨어져서 수거될 때까지 실금이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한, 우수한 계분 건조능력이 특징인데, 여기에는 에어믹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에어믹서는 외부의 신선한 공기와 내부의 따뜻한 공기를 섞어서 케이지의 계분벨트에 뿌려준다. 에어믹서로 외부의 공기를 섞어서 계분을 말려줌으로써 고형성분 60%까지 건조되어 꼬들꼬들한 계분이 된다. 덕분에 계분의 암모니아 가스 발생이 사전에 차단되고, 계사 내부 공기가 쾌적해진다. 이는 닭들의 건강으로 이어지고, 산란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효과를 가져온다 추가적으로는 계분의 수분이 현저하게 감소됨으로 인해 무게가 덜 나가기 때문에 계분벨트 구동 주기가 일주일 정도로 길어지게 되고, 노동력과 전기가 절약된다. 더불어 잘 마른 계분은 거름으로 판매하거나 사용하기가 좋아진다. 

빅더치만 산란계 케이지 시스템은 복합환기를 사용하고 있다. 터널휀과 천정휀을 이용해 계절 및 온도에 따라 작동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터널방식은 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커서 무더운 여름철에 힘을 발휘한다. 반면, 천정방식은 바람의 속도는 거의 없는 상태로 닭들의 체감온도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내부공기를 환기시키는 방식으로, 에어믹서를 통해 최소한의 산소공급이 이루어지고 계사 내 먼지와 습기는 효율적으로 제거됨으로써 층아리 없이 골고루 온도가 유지되어 겨울철에도 닭들이 고른 산란률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빅더치만 시스템은 여름에는 터널방식, 겨울에는 천정방식, 봄 가을에는 이를 적절하게 혼합하여 환기하는 방식이다. 

모바 계란 선별기

가농의 다른 주력 제품은 모바(Moba)사의 계란선별기이다. 모바의 선별기는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품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계란 선별이 가능한 제품이다. 

▲ 모바사의 계란선별기(송일농장)

중요한 것은 A/S. 특히 선별기의 경우 A/S는 생명이다. 시간당 12~15만개까지 계란을 선별하는데, 사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한 A/S가 따라주어야 한다. 물론 전화선을 이용한 원격진단 및 처리 시스템이 있어 모바 본사와 연결해 일부는 해결이 가능하지만,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 상의 문제가 아닌 기계적인 문제인 경우 사람 손을 필요로 하게 된다. 

A/S요원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작은 문제 발생에도 선별기 가동이 중단될 수 있는데, 이런 면에서 가농의 A/S는 뛰어나다. A/S팀을 못 갖춘 에이전트에서 선별기를 구입하는 경우 문제 발생시 유럽이나 말레이시아 현지법인에서 A/S 기술자가 파견되어야 하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 기간동안 선별기를 돌리지 못한다고 하면 끔찍한 상황이 될 것이다. 가농은 20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숙련된 A/S요원을 확보해 어떠한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고, 이에 대한 농장에서의 A/S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숙련된 A/S 기술자 한 명을 키워내는 데에는 5년 정도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농에는 숙련된 3명의 A/S 기술자가 포진되어 있어 원활한 A/S를 가능케 하고 있다. 

20년 세월이 증명해준 성능

산란계 케이지는 최근 판매추세가 달라지고 있다. 국내 도입 20년. 빅더치만 케이지는 특허받은 방식인 갈판(Galfan) 도금으로 20년이 지나도 계분이나 암모니아 가스에 전혀 부식되지 않았다. 탁월한 내구성으로 바닥망이 쳐지지 않아서 보수할 필요도 없었다. 20년의 세월이 증명해준 제품의 우수성이 업계에서 소문이 나면서 최근 들어 그 빛을 발하고 있다. 고가인 빅더치만 산란계 케이지는 그 동안 큰 농장에서 풀셋트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문턱이 많이 낮아져 중소농장에서도 많은 상담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가농은 A형 케이지에서 직립식으로 많이 넘어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알케이지(케이지 자체만)로도 판매하고 있어, 풀셋트로 구매하기에 다소 부담되는 소규모 농가에서 케이지만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고객층이 많이 넓어지게 되었다. 

빅더치만에서도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에 현지공장을 설립하면서 같은 성능과 A/S에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은 독일 본사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똑같은 금형과 재료를 사용하고 있고, 같은 내용으로 품질보증을 해주고 있다. 인건비 차이에 따라 가격만 떨어진 것. 더불어 저렴해진 해상운임과 한-ASEAN FTA로 인해 관세 8%가 면제되는 추가적인 효과도 있어 가격문턱은 더욱 낮아졌다. 

“멀리 보고 농가와 함께 가겠다”

뛰어난 내구성으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해야할까. 가농에서 취급하는 제품들은 좀처럼 대체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 국내 공급을 시작한지 20년이 되었는데도 대체수요는 거의 없고 신규 및 추가 수요만 있다고 한다. 빅더치만 케이지를 15년 정도 쓴 농장주에게 언제쯤 교체할 것인지 물었더니, 지금까지 쓴 만큼은 더 쓰겠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선별기도 프레임만 남아있으면 무조건 쓸 수 있다고 한다. 대체수요가 발생할 시기가 되면 가농으로써도 새로운 부흥기를 맞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언제쯤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농민’마인드의 경영철학을 재차 강조하며, 짧은 이익만 보고 안 좋은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언제나 국내 양계산업 발전을 위해 더 좋은 기술과 제품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농가와 상생하는 회사로 오래도록 함께하는 가농이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