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계란유통구조 개선방안 - 계란 상인등록제로 유통질서 확립 - (콜드체인시스템 필수)

  • 김윤두 (건국대학교 식품자원환경경제학, (사)한국유통혁신연구원)
  • Published : 2010.04.01

Abstract

Keywords

한국의 산란계산업 GDP 규모는 2008년 기준 1조 1,586억원으로 축산업 생산액 13조 6천억원의 8.5%, 전체 농업생산액 38조 5천억원의 3%를 차지하고 있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산업이다.

산란계 사육수수는 2005년 6월 54,389천수이던 것이 2009년 12월 62,967천수로 15.8% 상승한 반면, 사육농가 수는 같은 기간 2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산란계농가의 규모화, 현대화가 빠르게 추진되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산란계농가의 규모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생산성은 선진국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계란의 자급율은 99%수준으로 어느 축종보다 경쟁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산란계농가들의 어려움은 커져만 가고 나아가 산란계산업 전망마저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러한 문제의 출발점은 무엇보다도 불합리한 계란유통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란유통구조의 핵심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개선방안에 대하여 제시해보고자 한다.

1. 계란유통의 문제점

1) 계란유통의 독과점

계란은 산란계농장을 떠난 전체 계란의 72%(2009년)가 유통상인(도매상과 산지유통인)을 경유하는 매우 취약한 유통구조를 가지고있음으로써 상인들에게 힘이 집중되고 계란수급조절 및 계란가격 결정에서도 유통상인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형적인 계란유통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농가들의 다양한 판매처 미확보에서 기인한 유통상인의 독과점적 계란유통은 결국 농가의 교섭력 저하로 이어져 상인들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처지에 놓여있다.

특히, 농가들은 한정된 보관장소와 계란의 짧은 유통기간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손실부담을 해소하기 위하여 유통상인과의 불리한 거래도 감수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 부적절한 거래질서

계란 유통에 있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유통상인의 부적절한 거래관행이다. 이러한 문제는 유통상인 상당부분이 영세하고 제도권밖에 위치하고 있음으로써 도매단계에서 받는 충격을 책임의식 없이 생산농가에 전가시킴으로써 난가를 교란시키고 계란유통을 문란하게 만들고 있다.

계란의 부적절한 거래 확산은 공정한 계란 가격결정을 지속적으로 저해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생산농가의 소득감소와 생산의욕 상실로 이어져 전체 산란계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3) 계란 가격결정의 불안정

계란은 일반 농산물과 달리 도매시장이 없어 투명하고 공정한 가격형성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산지 계란가격은 유통물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통상인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다. 계란거래의 기준가격으로 대한양계협회에서 조사·발표하는 가격이 있으나 이 가격은 구속력이 없는 참고가격에 불과하고 실제거래에서는 할인(D/C)이 이루어짐으로써 생산자와 유통상인간의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더욱이 상인이 농가로부터 계란을 구입할 때는 양계협회 발표가격을 생산자 희망가격으로 치부하여 할인(D/C)을 적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중간상인 등에게 계란을 넘길 때에는 발표가격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등 계란 가격결정에 이중적 잣대를 적용하는 불공정성이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계란의 유통질서는 문란해지고 상인과 생산자간에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4) 계란의 위생·안전문제

소비자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먹을거리에 대한 위생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나 국내 계란은 합리적 유통체계가 정착되지 못함에 따라 위생·안전문제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계란의 유통기한은 법적으로 제한은 없고 냉장 보관시 40일 이상 보관 가능하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유통·소비되어야 안전하다. 계란은 신선도가 유지되어야하는 식품으로 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여야 하며, 모든 과정에서 신선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운송·보관되어야 한다.

그러나 유통상에서 세란을 하는 농장과 하지 않는 농장, 저온·냉장 보관되는 계란과 실온 보관되는 계란, 냉장진열대를 사용하는 매장과 그렇지 못한 매장 등이 혼재되어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일관된 체계가 미흡하며, 특히 계란의 저온유통체계(Cold Chain System)가 구축되지 않아 소비자에게 위생적이며, 신선한 계란을 공급하는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2. 개선방안

1) 유통채널의 다양화(다양한 판매처 확보)

현재 유통상인이 계란유통의 대부분을 주도함으로써 발생되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을 판매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채널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계란유통센터(GP)의 확대운영을 통한 유통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감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계란유통센터 중심의 유통체계가 구축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계란유통센터의 확대 설립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문제로서 민간부문만의 의지로는 추진이 역부족인 사항으로 정부의 체계적인 계획과 지원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이버거래소의 B2B 거래시스템을 통한 계란 직거래 확대 및 생산농가들로 구성된 계란유통회사 “녹색계란주식회사”의 직접유통확대 등과 같이 유통채널의 다양화를 통하여 유통상인의 계란유통 독과점에서 발생되는 폐해를 근절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2) 유통상인의 제도권 흡수

계란 유통상인의 부적절한 거래로 발생되는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상인등록제 시행을 통하여 이들을 음지에서 양지인 제도권내로 흡수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농산물 수집상에 대하여 산지유통인 등록을 통한 제도권내 흡수를 추진함으로써 거래의 투명성 제고 및 자금력과 신뢰성이 있는 안정적 등록상인에 의한 거래가 집중되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계란 유통상인의 등록제 실시를 통하여 부정거래 방지 및 안정된 유통질서 확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 합리적 계란가격결정

유통상인의 주도에 의한 계란 가격결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결정을 위하여 계란 경매시장(공판장)을 건립해야 하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계란은 이동할 때마다 파란의 위험률이 높고 경매시장 건설을 위한 투자와 거래시 발생되는 과다한 경매비용 등으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계란경매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해외에서도 계란 경매가 시행되는 곳은 없으며, 대신에 공신력 있는 계란 유통기관에서 계란 거래가격을 발표하게하거나(일본), 계란 분기별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거나(미국), 정부가 가격자료를 전국에서 수집, 취합하여 발표(중국)함으로써 계란거래의 기준가격을 생성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대한양계협회 난가정보위원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계란가격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보완적인 가격발표 방법을 절충함으로써 보다 합리적 계란가격 결정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다.

보완적 방법으로는 단기적으로 이미 계란 유통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동안 노하우가 상당히 축적된 한국 양계농협이 정기적인 계란 거래가격을 발표하는 방법과 현재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이버거래소의 B2B(기업간) 거래시스템을 활용하여 계란 거래정보 및 대표 거래가격을 제시하는 방법, 더불어 매년 2회씩 대한양계협회에서 조사발표하고 있는 계란 생산비를 미국의 계란가격 결정방식처럼 분기별로 조사를 확대하여 계란가격결정의 지표로 삼는 방법 등 공익기관들이 자신들이 거래하고 있는 계란가격을 공개함으로써 계란거래의 기준가격이 4개로 확대되어 현재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계란 가격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4) 저온유통체계의 구축(안전한 유통체계 구축)

계란의 안전성 문제는 생산부분의 HACCP 도입이나 무항생제 생산시스템 도입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계란 유통시스템의 혁신이 조속히 요구되고 있다. 계란은 유통온도와 기간에 따라 신선도 등의 품질에 큰 영향을 받는 품목으로 저온유통이 이루어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냉장시설 설치비용과 운용비용의 애로점, 생산 및 유통업자의 의식부족 등으로 인하여 계란이 실온에서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산란계농장부터 판매장까지의 모든단계에서 완벽한 저온유통체계(Cold Chain System)를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계란의 고급화 등 제품차별화를 위해서는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완벽한 저온유통체계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유통체계 개선이 원활하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홍보·교육 및 시설비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계란유통구조의 개선과제들에 대하여 적극적인 검토와 개선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합리적 계란 유통체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산란계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