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종계산업 결산 - 종계.부화장 FTA 시설 현대화 사업 대상 지정 큰 수확

  • 김재민 (축산경제신문 양계전문)
  • 발행 : 2010.12.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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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종계부화 산업을 되돌아 보면 2009년부터 종란납품단가 현실화와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한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일부 종란단가 조정) 계열주체가 공급하는 주요 종계의 품질 저하 문제는 농가들의 사육여건을 더욱 어렵게 했고 종란거래 관행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2010년 벽두부터 5월까지 지속된 이상 한파 그리고 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농가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하면서 종계부화부분의 어려움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해였다.

생산성 하락 그리고 일회용 종란 수입

예전과 비교해 최종 산물인 육계의 2kg 도달 시기가 45일에서 10여일 앞당겨 질 정도로 육계 증체에 포커스에 맞춰진 육종으로 종계사육농가들은 종계사육에 애를 먹고 있다.

2005년 이전만 하더라도 종계 수당 종란 180개, 병아리 150개 생산은 웬만한 기술과 시설을 보유한 농가라면 누구나 도달 할 수 있는 수치였지만 현재 종계로는 종란 150개 병아리 120개 생산도 힘들다는 게 종계농가들의 하나같은 지적이다.

종계장을 직영하고 있는 몇몇 계열사들도 일반 종계농가 보다 시설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일반 농가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낮은 기술 노후된 계사를 보유한 농가들의 경우 종란 120개 생산도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하지만 현재 주요 계열주체와 농가들의 경우 앞에서 지적한대로 종란 생산 150개 내외의 생산성을 기준으로 계약이 체결되다보니 적자를 보기 일쑤로 양계협회를 중심으로 이 같은 문제가 집중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연초 한파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농가들이 종계장에 난방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더해줬다. 초생추의 경우 기온에 민감하고 폐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난방을 해주지만 성계의 경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도 현재의 종란 납품단가를 갖고서는 난방을 해서는 먹고 살수 없다며 전체 종계농가 중 5%도 안 되는 종계장과 부화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20여명의 농가를 제외한 대다수의 종계농가는 난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계사 내부 온도가 15℃ 미만으로 떨어지면 종계들이 산란을 중단하고 체온유지를 위해 사료섭취량이 올라가 영양불균형 현상까지 더해지며 종계생산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3월까지 상당수의 계열주체들이 병아리 수급을 맞추지 못하는 어려움에 빠졌고 가장 많은 물량을 필요로 하는 하림, 올품, 한강 등의 닭고기 관련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하림그룹의 경우 이른바 일회용 종란 수입이라는 쓰지 말아야할 카드를 꺼내들기까지 했다.

당시 하림의 일회용 종란 수입을 반대하는 대한양계협회 그리고 종계부화업계와 하림의 신경전은 계속 됐고 양계협회가 성명발표 등을 통해 문제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종계부분 정부 지원 물꼬 터

종계의 생산성 하락부분과 그로 인한 하림의 종란수입으로 인해 종계농가들의 실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종계부화부분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큰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정부는 종계장 정상화를 위해 먼저 우수종계장 지정 모델화할 필요가 있다며 종계장 종합평가사업을 실시하고 우수종계장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일부 종계농가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종계농장 대부분이 노후하고 생산성 하락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데 몇몇 생산성이 높은 대형종계장을 찾아 시상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자본축적이 되지 않아 시설현대화 등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농가들이 대부분인데 정부가 어려운 농가들을 돕는 대책을 만들어야하는데 잘하고 있는데에 시설현대화 자금 등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농가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이러한 농가들의 반발 의식해 정부는 우수농장에 대한 포상계획과 함께 종계장과 부화장을 FTA 시설현대화 사업 대상으로 지정했다. 지금까지 양계분야 종축산업은 1998년 이후 규제개혁 차원에서 진입이 자유화되는 등 철저히 민간에 맡겨져 왔는데 민간기업 위주의 계열화가 추진되면서 육성해야할 종계부분을 생산비 절감 대상으로 전락시켜 적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서 양계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종계부화부분을 망가트리고 말았다. 정부 주도의 대가축종축분야가 한우의 체위향상과 품질고급화, 젖소의 유량증가 및 경제수명 연장이라는 커다란 성과를 냈다면 민간에 맡겨져 있던 양돈과 양계분야 종축산업은 이들과 거래를 하는 비육돈농가, 실용계 사육농가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양계분야 종축부분에 도입된 두 가지 사업이 당장 종계 정상화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지만 민간에 방치된 양계분야 종축산업에 정부 관리, 정부 육성의 물꼬를 텄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준계약서 도입 내년으로 이월

더 대형화되는 계열주체와 농가의 관계 설정은 종계부화 농가들이 풀어야할 과제로 다시 넘어갔다. 표준계약서 도입, 종란단가의 원가연동제 등 농가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반영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해가 다시 넘어갔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농가들의 연대활동이 더 힘을 얻고 있고 방향도 어느 정도 잡혀 있다는 것이다.

농가들 중심의 협동조합 또는 법인 구성을 통한 거래교섭력 확대가 핵심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농가단위 계약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단위로 연대해 계약을 하는 지역이 나타났고 충북지역에서는 조합 결성을 위한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부가가치가 낮은 종란 납품 방법에서 병아리 납품으로 선회하기 위해 준비하는 지역도 나타나는 등 지금까지 수세적 입장에 처해있던 농가들이 여러 대안들을 만들어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도 농가들의 인식에 큰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