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AIDS 감염인의 감염 이후 삶의 긍정적 경험 :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Life Experience of People Living with HIV/AIDS: rising up from despair

  • 김경미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
  • 김민정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 투고 : 2010.01.25
  • 심사 : 2010.03.04
  • 발행 : 2010.03.30

초록

2009년 11월 30일 보건복지가족부는 1985년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에이즈 '1호' 환자로 확인된 박모씨가 24년이 지난 지금도 매우 건강한 상태라고 발표하였다. 치료를 받은 환자라면 HIV/AIDS 감염인도 대부분은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HIV/AIDS가 아니라 암, 심혈관 질환 등의 질병으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HIV/AIDS는 죽음의 병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HIV/AIDS 감염인은 사회에서 '추방된' 느낌을 가지고 살아간다. HIV/AIDS에 대한 치료가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HIV/AIDS 감염인에 대한 국내의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상태이다. 이에 이 연구는 HIV/AIDS 감염임들의 관점에서 이들의 생존경험을 기술하였다. 이를 위해 현상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6명의 HIV/AIDS 감염인을 인터뷰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HIV/AIDS 감염인의 감염 이후 삶의 경험은 시간에 따라 상호 연관되어 나타난다. HIV/AIDS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감염인들은 "하늘이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충격을 경험한다. 또한 HIV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의 강제적인 노출은 세상으로부터 강요된 단절과 소외를 안겨주고, 직장에서 내몰려 생계의 위협을 받게 하며, 이들은 죽을 날만을 혼자 외롭고 무기력하게 기다린다. 그러나 몇 몇 의료진과의 접촉은 이들에게 HIV/AIDS는 평범한 '관리의 질병' 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며, HIV/AIDS를 "알아가며 이해해 가는" 시간을 갖게 한다. HIV/AIDS 감염을 긍정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이들은 현재의 '삶' 에 충실하게 살며, 삶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간다. 주위 사람들에게 HIV/AIDS 감염을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거짓된 삶' 이 아닌 "진실된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들은 주위사람들에게 HIV/AIDS 감염사실을 알린다. HIV/AIDS 감염 사실을 알리는 것은 "내가 나를 인정하고", "나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 이 되어 이전보다 더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HIV/AIDS와의 이러한 상생의 전제는 바로 병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더러운 병, 죽는 병' 이 아니라 '관리가능한 질병' 이라는 인식의 변화는 HIV/AIDS 감염인들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HIV/AIDS 감염 이후 새로운 삶에는 자기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있다. 이는 나에게로만 향하던 관심에서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며, HIV/AIDS와의 상생을 촉진했던 것은 가족과 친구들의 변함없는 지지였다.

In 2009 the Ministry of Health and Society reported a new milestone in longevity among people living with HIV and AIDS (PLWHA): An individual was reported to be living and healthy after 24 years with HIV/AIDS. Today, PLWHA who receive treatment are more likely to die as a result of cancer or cardiovascular diseases than HIV/AIDS. However, in Korea the public association between HIV/AIDS and death remains strong and PLWHA live with the feeling of being discarded. While great advances have been made in the treatment of HIV/AIDS, understanding of life with HIV/AIDS is just beginning. This study describes the life experiences of PLWHA after being diagnosed with HIV/AIDS. Phenomenological methods were used to analyze the transcripts of semi-structured interviews with six PLWHA. Time is a constant factor in the life experiences of PLWHA. After being diagnosed, participants were shocked, feeling as though the world was caving in and they were living with a time bomb. Compulsory disclosure left PLWHA with a feeling of disconnection from the world. Participants were fired from their jobs, resulting in poverty, isolation and a sense that they were simply waiting to die. However, health professionals informed participants that HIV/AIDS is a manageable illness. With time, PLWHA came to understand HIV/AIDS differently. In accepting their HIV infection, PLWHA created a new sense of meaning in their lives. To be honest to their loved ones and true to their own identity, PLWHA worked to "come out." The experience of coming out helped them to accept themselves as they were and understand their own strength. The most important influence on their treatment, and living with HIV/AIDS generally, was obtaining correct information about HIV/AIDS from health professionals. After accepting that they were living with HIV/AIDS, participants were able to look beyond themselves to support those around them, including family members, friends, and others who encouraged them to recognize and feel confident in their own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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