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과학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는 ‘탐구(inquiry)’이다. ‘탐구’가 갖는 근본적 의의는 과학 지식의 습득에 있지 않고 과학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있다. 즉, 학생들은 ‘과학을 함(doing science)’으로써 과학 활동의 본질을 경험하고, 사고하고, 지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세계의 문화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학년이 다른 어느 교실에서나 과학을 다루고자 하는 동일한 방식이다. 이러한 과학교육이 지향하는 ‘탐구’의 핵심에는 논증활동(argumentation)이 자리 잡고 있다. 과학을 가르치는 것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 즉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왜 과학 세계를 믿는가”에 대해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1 다시 말해, 과학 활동의 본질은 완성된 지식 자체에 있기보다는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작동되는 ‘과학적 사고(scientific thought)’의 형식과 내용에 있다.
Kuhn2은 과학적 사고의 특징을 “논증으로서의 과학(Science as argument)”으로 설명하였다. 과학자의 새로운 생각과 주장이 과학지식으로 수용되는 과정에는 실험기구를 조작하고 실험을 수행하는 실제적 활동만큼, 실험계획 혹은 결과를 해석해내고 그 해석을 다른 과학자들에게 설득하고 공동체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학회에서 발표하고 저널에 글을 쓰는 행위인 논증활동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3 다시 말해, 관찰, 실험 등은 논증을 통해 지식을 구성하기 위해 수행되는 합리적 활동의 일부가 되며, 논증활동은 과학지식 발달의 주축이 된다. 이처럼 과학에서 새 개념을 공유하는 논증활동은 과학자 공동체 집단 내에서 뿐만 아니라 과학수업에서 실험을 강조하는 정도로 학생들이 자신의 사고를 드러내는 과정인 말하기와 듣기의 활동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함을 의미한다. 즉, 과학 학습의 맥락은 서로의 생각과 믿음을 공유하고 설득하는 논증활동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과학적 사고의 특징인 논증활동은 과학교육 연구에서 중요한 아젠다(agenda)가 되어 왔다. 과학교육 연구는 논증의 이론적 측면뿐 아니라 교수-학습에서 논증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적용가능한가에 관해 활발하게 논의하기 시작했다.2-12 이론적 측면에서, Kuhn과 동료들13은 형식 교육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과학적 사고를 하는 방법, 즉 근거(증거, 자료 등)를 토대로 지식 주장을 하는 사고방식을 수업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에 따르면, 과학적 사고는 성인이 되면서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한번 체득하면 잊어버리지 않는 형태의 지식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적절하게 교육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2
또한, 교수-학습 측면에서 과학교육의 중요한 목표가 되는 과학적 사고를 촉진하고 발달시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좋은 사고방식(good thought)의 정의와 특징 등을 가르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2 대신, 학생들에게 좋은 사고방식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학생들이 스스로 대화에 참여하여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반성, 개진, 변화, 설득해가는 논증활동을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 여러 연구자들은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이 논증 촉진에 효과적임을 주장하였다. 예를 들어, 쌍을 이룬 또래는 상호작용을 통해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며,13 학생들이 집단을 이루어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담화가 촉진된다.14,15 또한, 상호작용적 논증을 통해 학생들은 교사 및 동료 학생들과 서로의 생각과 믿음을 토론하면서 추론 및 증거에 대하여 생각하기를 배우게 될 것이다.16 Billing17에 따르면, “인간은 사고를 표현하기 때문에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함으로써 사고”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학생들의 언어적 상호작용에 대하여 질적, 양적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여러 연구자들은 소집단 협동학습 혹은 탐구실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적 행동 유형을 범주화하고 다양한 학습 효과와의 관련성을 모색하거나,18-20 대화 상호작용 및 에피소드 수준에서 토론의 특징을 조사하고 탐색하였다.20 이들 연구는 학생간 언어적 상호작용의 유형을 학습 사태의 관점에서 살펴본 중요한 결과들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학생간의 상호작용이 부분적·피상적이며, 대부분의 토론이 변증법적인 방식보다는 제시된 의견의 수용과 부분적인 정교화의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또한, 에피소드 분석을 통해 학생들의 토론에서 논쟁형, 누적형, 탐구형의 특징을 발견하고 각 유형에 따른 상호작용의 측면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소집단 토론에서 학생들의 설명에서 제기되는 ‘주장’과 주장의 ‘근거’, 주장과 근거를 이어주는 ‘이유’ 등의 논증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관점에서, 학생들이 생각과 의견을 다루는 과정을 구조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 간의 언어적 상호작용에서 주장은 어떻게 전개되는지, 주류 주장에 대한 이견은 없는지, 이견이 제기되면 동료 학생들은 이견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관하여 미시적 관점에서 조명함으로써, 학생들의 논증 활동을 “이해”할 필요성을 갖는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이 연구에서는 소집단 토론에서 학생들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적 논증 과정을 이견과 이유의 조합에 따라 나타나는 유형과 특징을 살펴보는 데 그 목적을 둔다. ‘상호작용적 논증활동(interactive argumentation)’은 참여자들이 각기 자신의 입장에서 추론 및 증거를 제공하는 토론을 지칭한다.4 이 토론은 찬성과 반대의 상반적 입장을 취하는 형식적 논증이라기보다는 대화의 형태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집단 토론에서 학생들은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적대적이기 보다는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태도를 취하고, 그 과정에서 사용된 논증은 때로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기기도 하는 추론과 증거를 협동하여 찾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소집단 토론에서 학생간 상호작용적 논증 과정의 유형을 살펴보고 각 유형에 따른 특징을 조명함으로써, 교실 수업에서 논증의 활성화를 위한 교수-학습의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연구 방법 및 절차
연구의 맥락
연구참여자
이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소집단 토론 2개조(1조당 4명 혹은 5명)이다. 서울시에 위치한 남녀공학인 H중학교 1학년 학생 27명으로 구성된 이 학급의 과학 수업은 이미 학년 초부터 토론 수업에 의해 진행되어왔으며, 소집단의 구성은 전체 6개조로 구성되어 있었다. 학생들로 하여금 토론 내용이 녹음된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도록, 연구자는 자료수집에 들어가기 1주 전부터 매일 수업관찰과 조별 토론 내용을 녹취하였다. 연구참여자인 2개 소집단의 토론 자료는 전체 6개 소집단 중에서 서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서 주위의 소음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선택되었다.
과학 수업 교사
수업을 담당한 교사는 10년 이상의 과학 교사 경력을 지닌 지구과학 전공의 남교사로서, 과학교육학 석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연구 경험도 있으며, 이 연구를 위해 자원하였다. 이 교사는 일방적 강의보다 학생들 간의 토론이 학습에 더 유익하다고 생각하여 오래 전부터 소집단 토론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토론 수업을 연구자에게 개방하였다.
소집단 토론
이 연구의 대상이 된 과학 수업은 연구자에 의해 어떤 의도적인 처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의 목적이 교사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적 논증 과정을 “이해”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과학 수업은 과학실에서 조별 토론 수업으로 진행되었으며, 수업의 진행은 일반적으로 세 단계를 따르고 있었다. 1단계에서는 교사가 탐구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마친 후 학생들로 하여금 소집단별 토론을 일정시간 하도록 한다. 2단계에서는 각 조의 조장이 조별 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교사와 전체 학생이 대화하는 전체 토론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교사가 토론 내용을 정리해준다. 소집단 토론 과정에서 학생들은 토론 결과를 각자의 노트에 기록하고 교사에게 제출했으며, 교사는 이 기록물을 근거로 하여 학생들의 수행평가를 하였다.
토론 수업에 사용된 교과는 7차 교육 과정에 따른 D 출판사의 중학교 1학년 과학 교과서이며, 이 연구에서 관찰된 토론은 두 개 단원으로 V. 분자의 운동과 VII. 상태변화와 에너지이다. 교사는 각 단원에서 교과서에 제시된 탐구와 물음의 상황을 학생들에게 설명한 후, 토론 기회를 제공했다. 학생들은 탐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찰, 실험 및 결과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었다. 토론 과제는 학생들로 하여금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 혹은 ‘실험 결과를 관찰하고, 관찰 결과에 대한 이유’ 논의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차시별 토론 문제는 다음과 같다.*
□ 1차시
주제: 터지지 않은 풍선을 오래두고 관찰해 보기.
토론 문제: 입으로 분 풍선보다 헬륨 고무 풍선에서 바람이 더 빨리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 2차시
주제: 에탄올의 상태 변화
토론 문제:
□ 3차시
주제: 보라색 결정이 녹으면서 왜 퍼질까?
토론 문제:
□ 4차시
주제: 온도에 따른 공기의 부피 변화
토론 문제:
□ 5차시
주제: 물질의 상태에 따른 분자 구조와 인력
[그림: (가) 얼음 (나) 물 (다) 수증기의 분자 구조]
토론 문제:
자료 수집 및 분석
자료 수집
자료는 자연스런 수업 장면에서 학생들의 소집단 토론을 중심으로 수집되었다. 연구 기간에 매 차시 진행되는 학생들의 소집단 토론 내용을 녹취하고, 녹취 자료는 전사(transcription)되어 분석에 사용되었다.
자료 분석
전사 자료의 분석은 학생들의 과학적 설명이나 담화가 이유를 토대로 설득적인 추론의 양상을 띠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Toulmin의 논증구조를 사용하였다. Toulmin의 논증 구조는 삼단논법의 형식논리가 탈맥락적이라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학문적 맥락을 포함하며 비형식적 맥락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Toulmin은 설득의 수사 구조를 ‘근거(data, ground)’-‘주장(claim, conclusion)’-‘이유(warrant)’-‘수식어(qualifier)’-‘뒷받침(backing)’-‘반증의 조건(rebuttal)’이라는 모델로 제시하였다. 그의 논증 구조는 설득 자체의 구조보다는 설득이라는 화행 내의 각 부분들이 어떻게 뒷받침될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이 구조가 이유(warrant)에 토대를 둔 추론을 강조한 강점 때문에, 본 연구에서 학생들의 상호작용적 논증 유형과 특징을 살펴보는 데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Fig. 1은 Toulmin의 논증 구조를 이루는 4가지 기본 요소의 관계를 제시한 것이다.21,22
학생들의 토론을 Toulmin의 논증구조로 분석하고, 상호작용적 논증이 잘 나타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추출하였다. 논증이 학생들간에 상호작용을 통해 촉진되고 발전해 가는 기준으로서 (1) 주요 논증에 이견이 제기되는가, 그리고 (2) 그 이견에 대한 이유가 지지되는가에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논증과정에서 발생하는 이견의 유무와 이유의 유무 조합에 따라 논증 유형을 이견과 이유가 제기되지 않는 유형, 이견은 있으나 이유가 수반되지 않는 유형, 이견과 이유가 수반된 유형으로 분류하였다(Table 1참조).*
Fig. 1.Toulmin’s argument frame. ◇ 근거(Data): 논쟁이 기초로 하고 있는 사실이나 정보로서 목표인 주장에 이르게 하는 수단 ◇ 주장(Claim): 논쟁의 결론에 해당하며 자료 혹은 사실적 전제에 의해 지지 ◇ 이유(Warrant): 자료에서 주장으로 나아가는 단계에 권위를 실어주는 효과 ◇ 뒷받침(Backing): 근거가 그 자체로서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할 때 근거에 포함된 가정들을 확인해 주기 위한 추가적 자료로서 이유를 강화
Table 1.The patterns of interactive argumentation based on the combination of different ideas with(out) their warrants
자료수집부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과학교육 전문가 1인과 과학교육 전공 대학원생 2명이 공동으로 연구의 전 과정에 참여하였다. 자료 분석은 2단계로 진행되었다. 1단계에서는 툴민의 논증틀을 사용하여 전사된 토론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 분석 과정에는 과학교육 전문가 1인과 대학원생 1인이 참여하였다.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분석한 결과를 상호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함으로써 자료 분석의 타당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이 연구의 결과는 소집단 토론이라는 학습 상황에서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적 논증 과정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두었다. 상호작용적 논증 과정에서 이견과 그 이견을 지지하는 이유의 조합에 따라 몇 가지 논증 유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연구 결과는 이견을 수반하지 않는 논증 유형(에피소드 #1), 이견이 제시되지만 무시되는 논증 유형(에피소드 #2), 그리고 이견과 그를 지지하는 이유가 수반되는 논증 유형(에피소드 #3)으로 나누어 구체적 논증 내용과 특징을 제시하고자 한다.
에피소드 #1. 이견이 제기되지 않는 논증 유형
이 에피소드는 A 조 소집단 토론 과정에서 학생들은 한 가지 방식으로 설명하며, 그에 대한 이견이 제기되지 않는 양상을 보여준다. 이 에피소드는 3차시의 탐구 과제로서, “보라색 결정이 녹으면서 왜 퍼질까?”의 주제 하에 학생들은 과망간산칼륨을 뜨거운 물에 녹이는 실험을 하고, 그 현상을 관찰하고,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는 과정이었다. 학생들에게 제시된 문제는 (1)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물에서 퍼져나가는 이유를 설명해보자’ (2)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물에서 퍼지는 속도는 공기 속에서 연기가 퍼지는 속도보다 느리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였다. 이 토론 과정에 참여한 SH, EY, SY는 여학생이고, TC와 SE는 남학생이다.
이 토론에서 학생들은 한 학생의 문제 해결 발언을 촉진하는 요구를 하거나 그 발언에 대한 긍정적 진술을 하는 긍정적 지지를 보였으며, 이견을 제시하려고 하는 징후(sign)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로, SH가 문제의 답에 해당되는 주장과 그 주장을 지지하는 이유를 포함한 설명을 제공하였고, 다른 학생들은 문제를 확인하거나, 동어반복하거나, SH의 주장에 대해 긍정하는 언어적 반응을 보였다. 각 학생들의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EY는 주로 문제를 읽어주고 답을 요구하고 기록하는데 열중하고 있었고, 4와 18줄에서는 “그 이유가 무엇인가” 대해 자신의 생각을 진행시키는 것이 아니라 타 학생들에게 이유를 독촉하고 있다. EY의 질문에 대해 SH의 주장은 6, 8, 11, 15, 19줄의 대화 내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외에, TC와 SE는 EY와 마찬가지로 SH의 주장을 받아 적는 모습만 보였다.
이 토론 과정에는 주로 SH의 주장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SH의 개념 구성을 촉진하고 정교화 하는데 SY의 발언이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번과 8번의 대화 내용에서, SH는 과망간산칼륨의 고체가 뜨거운 물을 만나서 빨리 퍼지게 됨을 주장한다. SH의 말을 받은 SY는 “이게 붙었잖아(9줄)” 표현하여, 과망간산칼륨과 물과의 접촉을 의미하였고, 그 근거를 토대로 과망간산칼륨이 뜨거운 물과 “충돌”하여 “분자가 빠르게 된” 것으로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논증은 과학적으로 탄탄하게 개념의 논리적 구성을 한다고 평가받지 못하더라도, 학생들 사이에 이견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학생들은 문제 1의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물에서 퍼져나가는 이유를 설명해보자’에 대해, SH의 주장인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뜨거운 물을 만나 분자의 운동이 빨라져서 퍼져나간다”에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문제 2의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물에서 퍼지는 속도는 공기 속에서 연기가 퍼지는 속도보다 느리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같은 논리로 “연기의 분자가 확산이 빨라서”라는 SH 주장으로 일관한다. 이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학생들 간의 토론 내용에 대한 논증 구성요소는 아래와 같다.
1. SH: 과망간산 칼륨 그, 고체와 그, 뜨거운 물이 부딪히면서 빨리 퍼진다
...(중략)...
2. TC: 퍼진다
3. EY: 세 번째~(문제 읽음)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물에서 퍼지는 속도는 공기속에서 연기가 퍼지는 속도보다 느리다
4. EY: 그 이유는 무엇인가?
5. SH: 공기가 연기 속에서 뭐 퍼지는 거?
...(중략)...
6. SH: 과망간산칼륨 고무 아니 고체분자가 있잖아
7. EY: (받아 적으며) 고체 분자가
8. SH: 과망간산칼륨 그 고체분자가...뜨거우면 분자가 빠르잖아
9. SY: 이게 붙었잖아(과망간산 칼륨과 물과의 접촉 의미)
10. SE: 안 붙었잖아
11. SH: 뜨거운물 분자가 가다가 충돌해가지고,
12. EY: 과망간산칼륨 입자는
13. SH: 뭐라구?
14. EY: (더 큰소리로)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물에서 퍼지는 속도는 공기 중에서 연기가 퍼지는 속도보다 느리다...
...(중략)...
15. SH: 확산이 빨라서, 연기의 분자가 확산이 빨라서
16. TC: 연기의 분자가 더 열을 받아가지고 빨라진다...
17. SE: (연기의 분자가) 확산이 빨라서
18. EY: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물에서 퍼지는 속도는 공기 중에서 연기가 퍼지는 속도 보다 느리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문제 읽음)
19. SH: (과망간산칼륨 입자가 물에서) 확산이 느리니까
D: data, C: claim, W: warrant, B: backing, 숫자: 논증단위*
에피소드 #2. 이견이 제기되지만 이유가 수반되지 않는 논증 유형
이 에피소드는 B조 소집단 토론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한 학생의 이견이 계속 제기되지만 타 학생들은 그 이견을 논쟁의 중심에 두지 않는 양상을 보여준다. 이 에피소드는 2차시에서 직접 경험해 보고 생각해 보는 문제, “손등에 떨어뜨린 액체 에탄올이 사라질 때의 느낌은 어떠한가?”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토론 내용이다. 이 토론 과정에 참여한 SO는 여학생이고, AH와 RO는 남학생이다. 나머지 한 여학생(UH)은 토론 과정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다.
이 토론 과정에서 SO는 “시원하다”라고 노트필기를 하는 것에 대해, AH가 이견을 제시하는 것을 볼 수 있다(1줄). 에탄올을 손등에 떨어뜨렸을 때 느낌에 대해, AH는 “시원하다”라는 것에 동의하는 다른 학생들의 의견에 대해 자신의 생각인 “따끔한 거 아닐까”(3줄)라고 제안한다. 그 이유를 묻는 SO의 “해봤어?”(4줄)라는 질문에 대해, AH는 “어, 따끔한데”라고 감각적 경험을 말했으나(5줄) 그 이유를 들지 못하여, 그 근거와 이유가 AH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머물렀을 뿐 다른 학생들을 조응시키지 못하였다. 이에, SO는 문제를 다시 한번 설명하려고 했고(6줄), 그 과정을 통해 “손등 주변의 열을 빼앗아가며 점점 더 시원해진다”는 이유와 주장을 전개해 가고 있다. SO의 근거를 토대로 한 설명에 대해 RO가 동의하면서(10줄), 근거와 이유가 빈약했던 AH의 주장은 논증력을 잃고 다른 학생들의 주장에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9줄, 11줄).
이 토론 과정은 한 학생이 감각적 경험을 토대로 이견을 제기하지만, 다른 학생들과 그 경험을 공유하지 못하여 적절한 근거가 되지 못하고 그 근거에서 주장으로 나아가는 이유를 제시하는데도 실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학생은 이견(주장)에 대한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에 대해 사고할(초인지적 사고) 기회를 잃는다. 다른 학생들의 “시원하다”는 주장에는 적절한 이유가 뒷받침하고 있지만, 이 학생은 그 이유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사고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점검해볼 겨를 없이 다른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 학생의 경험은 다른 가능성(예로, 손등에 상처가 나서 에탄올을 떨어뜨렸을 때 따끔함을 느꼈을 가능성)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의 주장과 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의 느낌이 왜 다른 학생들과 달랐는지에 대해 학생들은 논의하지 않는다. 이 학생과 다른 학생들의 차이점은 다른 학생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는 것에도 있다. 연구자가 토론 과정을 관찰할 때, 다른 학생들은 책이나 다른 자료를 통해 얻은 정보를 탐구 활동 결과와 연결하여 토론 문제에 대한 답에 접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토론 내용을 아래에 제시하였다.
1. AH: 아니 근데 두 번째 꺼 시원하다가 맞어?
2. SO: 응
3. AH: 시원하면서 약간 따끔따끔한거 아닐까? 따끔따끔한거, 안돼?
4. SO: 해봤어?
5. AH: 어, 따끔따끔한데
6. SO: 야, 조용히 해봐, 야, 손등에 떨어뜨린 야아~ 손등에 떨어진 액체 에탄올이 사라지는 느낌은...손등이니까 손등만 어떻게
7. AH: 그니까
8. SO: 그니까 이거야, 손등에 떨어진 액체 에탄올
이 사라질 때의 느낌은, 어..손등 주변에 열을 빼앗아가며 점점 더 시원해진다.
9. AH: 그니까 시원하며
10. RO: 시원, 시원하다...에탄올이잖아
11. AH: 시원하다
D: data, C: claim, W: warrant, B: backing, ': 이견 표시, 숫자: 논증 단위*
에피소드 #3. 이견과 이유가 수반된 논증 유형
이 에피소드는 A조 소집단 토론 과정에서 학생들 상호간에 이견을 제시하고, 그 이견에 대한 이유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문제를 재고하고 문제에 대한 답을 정교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에피소드는 1차시의 탐구 문제인 “터지지 않은 풍선을 오래두고 관찰해 보기”로서, 동영상 자료를 통해 공기를 주입한 풍선과 헬륨 기체를 주입한 풍선의 크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드는 과정을 관찰한 다음, “입으로 분 풍선보다 헬륨을 주입한 고무 풍선에서 바람이 더 빨리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토론한 내용에서 추출되었다.
이 토론 과정의 주된 참여자는 SY와 SH이다. SY는 헬륨 기체가 주입된 풍선의 바람이 빠진 이유로서 헬륨이라는 기체가 분자운동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1, 2, 5, 8 줄)하고 SH도 이에 수긍하였다(8줄). SY는 공기를 현상적으로 입자화하여 풍선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을 가시화하여 그 주장에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다(10줄). 그러나 SY의 설명은 초기에 입으로 분 풍선보다 헬륨을 주입한 고무풍선에서 바람이 더 빨리 빠진 이유로 ‘분자의 운동이 느리고 활발한 것으로 구분하여 설명’하는 듯 했으나, 토론이 진행되면서 입으로 분 풍선의 경우는 고려되지 않고 주장이 전개되었다(10-11줄). 즉, SY의 논증에 따르면 헬륨 분자는 활발하여 풍선 밖으로 잘 빠져나가고, 분자 운동이 느리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하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10-11줄). 이러한 SY의 주장에 대해, SH는 일반 풍선도 10일 정도 지나면 바람이 빠진다는 사실을 제시하여 SY의 논증에 이견을 제시하였다(12줄). SH의 이견에 표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반 공기의 풍선의 바람은 천천히 빠지는 반면 헬륨 풍선의 바람이 더 잘 빠지는 이유를 환기시켜, 문제상황을 다시 확인하고 정교화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이견의 제시로 인해, SY는 일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이유가 분자의 운동이 느리기 때문으로 인식하고(13줄), 헬륨 풍선 안의 분자의 운동이 활발하여 공기가 팽창하고 바람이 잘 빠져나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16줄). 이 과정을 통해 SY와 SH는 풍선에서 바람이 빠져나가는 정도를 분자 운동의 활발함의 정도로 설명하고 이해하게 된다(17줄). 이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토론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SY: 그러니까 바람이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중략)...
2. SY: 헬륨이라는 기체가 분자운동이 더 빠르기 때문에
3. SY: 그래그래그래 헬륨 분자가아~
4. SH: 우리도 다 알어, 그건...
5. SY: 헬륨 분자의 운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중략)...
6. SH: 헬륨분자의 운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밖으로 빠져나간다
7. SY: 헬륨 운동의 분자가
8. SH: 아니야~ 헬륨 분자의 운동이 활발하기 때문에야
... (중략) ...
9. SH: 근데, 활발해지니까 퍼지지 않냐
10. SY: 이렇게 이렇게 있잖아, 한참되니까 그러니까 활발하니까 공기가 막 튀어다니잖아 그러다가 이렇게 쑤욱쑥 빠지는거 아니야? 좀 느리면은 이게 가만히 있으면...
11. SY: 밖으로 못나가는거
12. SH: 근데 그거 그냥 풍선도 한 10일 놔두면 바람 빠지잖아
...(중략)...
13. SY: [그냥 풍선은 분자 운동이] 느려지는거 아니야? 활발 한게 아니라,
14. SY: 야 있잖아 이거도[그냥 풍선도] 이렇게 하다가 벽에 부딪치다가
15. SH: 이렇게 튕겨서 나가[밖으로 나가]
16. SY: 봐봐봐 이게 분자가 있잖아~ 이게, 이게 풍선이다 좀 이상한 풍선이긴 하지만 근데 요게 있잖아 그러면 얘가 있잖아 활발하다는 건 막 튀기면서
17. SH: 알겠어
18. SY: 공기를[가] 팽창된단 말이야
[ ]: 연구자가 관찰을 통해 학생들의 이야기 상황을 파악하여 추가한 내용임
이 토론과 에피소드 #2에서 살펴본 토론의 차이는 상호작용적 논증활동의 촉발이 이견이 제시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에피소드 #2에서는 이견이 다른 학생들이 조응하기 어려운 감각적 경험에 의존한 반면, 에피소드 #3에서는 이견이 문제 상황을 정확히 지적함과 동시에 경험과 연관하여 논리적으로 제기된다. 따라서 에피소드 #3에서는 기존의 주장이 이견을 수용한 설명으로 확장하는 노력이 토론 과정에서 나타난다.
결론 및 논의
이 연구에서는 중학교 과학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소집단 토론의 문제해결 과정에서 제기되는 이견과 그 이견을 지지하는 이유의 조합에 따라 세 가지 논증 유형을 다루었다. 세 가지 논증 유형, 즉 (1) 이견을 수반하지 않는 논증 유형, (2) 이견이 제기되지만 무시되는 논증 유형, 그리고 (3) 이견과 이유가 수반되는 논증 유형에 해당하는 에피소드의 미시적인 분석을 통해 학생들 간에 상호작용적 논증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학생들의 상호작용적 논증의 활성화와 합의에서 이견과 이유와 관련된 중요한 원리를 몇 가지 파악할 수 있었다. 첫째, 학생들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적 논증의 발전적 전개를 위하여 주장에 대한 이견과 그 이견에 대한 이유(warrant)가 적절히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적절한 이견과 이유의 제시는 논증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논리성을 부여하며, 주장의 타당성과 정당화를 구성원들에게 설득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에피소드 #1의 경우, 학생들이 조응할 수 있는 적절한 이유의 제시가 하나의 논증이 긍정적 지지를 얻어 합의에 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 해석과 달리, 에피소드 #1의 경우는 하나의 논증이 주가 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른 생각을 제안하고 그에 대한 주장을 펼칠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적 해석이 가능하다. 그 이유는 토론 과제가 단순, 명백하여 다양한 주장을 유발하기에 충분치 못했거나, 학생들의 선개념과 유의미한 연관이 되지 못하여 토론이 무시된 채 교과서의 확정적 개념만을 추종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나의 일관된 논증과 그에 대한 긍정적 지지로 이루어진 에피소드 #1의 경우와 달리, #2와 #3의 경우에는 논증의 주요 흐름에 이견이 제기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즉, 학생들에게 이견을 불러일으키고 주된 주장과 이견 사이에서 토론 집단의 구성원들이 협의에 도달하기 위한 상호작용적 논증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토론의 흐름에서 기존 주장에 대응하는 적절한 이견과 그 이견을 지지하는 이유가 제기되고 논의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이견과 이유의 조합은 논증의 전개 방향을 일방적 혹은 상호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상호작용적 논증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견과 이유 등의 논증 구성요소는 화자인 개인뿐만 아니라 청자의 이해와 감성에 부합할 가능성이 있는 차원의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주요 논증의 흐름과 다른 이견의 내용이 개인의 경험적인 차원에서 비롯하고 다른 학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경우에 그 이견은 가치 있게 다루어지지 않고 무시된 반면, 그 이견의 논리적 근거와 그 근거에 대한 이유가 순차적으로 제시될 때 상호작용적 논증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에피소드 #2의 경우, 이견은 그 이견을 제안한 학생의 경험적 근거를 갖고 있을 뿐, 동료 학생들의 개념에 접근하지 못하는 개념 특징을 갖고 있었다. 그 이견은 동료 학생들의 이해를 구할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여 논의의 가치를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논증 과정에서 무시되었다. 반면, 에피소드 #3의 경우, 이견의 제시는 논쟁의 주요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던 학생들에 의해 토론 주제를 환기시키고 명확히 하는 작용을 하였다. 논증 과정에서 그 이견과 이유를 상호작용적으로 고려하게 된 결과, 기존의 주장이 설명하던 내용을 더욱 확장하고 정교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과학 교실 수업에서 논증을 고려할 때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도해야 하는 몇 가지 사항을 구체화할 수 있다. 첫째, 교사는 학생들에게 논증 구성요소인 근거, 주장, 이유, 뒷받침 등의 요소를 가르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 토론에서 이들 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이들 요소는 자신의 주장을 구성할 때뿐만 아니라 동료 학생의 발언을 평가할 때도 그 적절성을 평가할 때 활용될 수 있다.
둘째, 교사는 학생들의 토론이 하나의 주장으로 일관된 단순 논증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견이 제시되고 논의되는 논증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절한 중재와 스캐폴딩을 고려해야 한다. 논증 과정의 중요성은 다양한 개념의 합리적 평가를 하고 가장 타당성있는 주장에 합의하는 경험을 통해 과학 지식을 자신 혹은 공동체의 것으로 만드는 데 있다. 따라서 한 사람의 주도와 다른 사람의 지지에 의해 이루어지는 논증일 경우, 이견 제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혹은 기존 논증을 지지하는 토론 참여자의 근거와 이유를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교사의 세심하고 적절한 중재와 스캐폴딩이 필요하다.
셋째, 교사는 학생이 논증의 구성요소가 적절하게 배치된 주장을 하더라도 그 내용이 동료 학생들의 이해를 구할만한 것이고 이해를 발달시킬 수 있을 때 논증 과정에서 취급할 수 있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주장에 대한 근거나 이유가 여러 학생들이 인정할 수 있는 관찰사실, 예, 혹은 과거 경험 등일 때 주장의 정당화를 얻을 수 있도록 내용에 대한 평가가 논증의 구조에 대한 고려 못지않게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이는 토론에서 논증의 구성요소를 강조하다 보면 주장의 형식적 측면을 갖추는데 치우쳐 내용의 이해 가능성의 측면을 간과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후속 연구를 제안하면, 이 연구에서 살펴본 상호작용적 논증 유형은 과제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논의되었기 때문에, 과제 유형에 따라 상호작용적 논증 유형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같은 과제유형이라도 과제의 맥락적 특성이 달라지면(실험 관찰 조건, 추상적 개념 구성 과제 조건 등) 상호작용적 논증의 특성(상호작용 기제)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호작용적 논증 과정을 저해하거나 혹은 촉진하는 학생 동료간 토론 문화의 이해 및 소집단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역학적 관계에 대한 이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토론과정의 미시적 관찰뿐만 아니라 토론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면담을 병행하여 수행될 수 있다. 소집단 토론의 구성원들 간의 문화와 역학 관계의 이해는 교사가 학생들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토론에서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지침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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