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Korean Architects)
- 3호통권3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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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ges.5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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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
비평 - 능인선원 종합사회복지관
초록
"제가 하고 싶은 비평은 우리 건축물의 좋은 점이 무엇이고 그것이 왜 좋은지를 먼저 찾아보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 연구가 부족해서인지 지금까지 우리의 건축이 (진심으로) 어떤 점에서 잘됐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원로 건축가들은 어려운 중에 무척 열심히 살아오신 분들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여건이 나쁘다 하여도 그들의 작품 안에 좋은 점이 하나도 없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그 좋은 점을 찾아내려하지 않으면, 그 건물이 사라지고(좋은 건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언젠가는 헐리겠죠.) 도면도 기억도 사라진 후 우리는 계속 우리를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좋은 점을 찾지 않는데 누가 우리의 좋은 점을 찾아주겠습니까? 한국 건축의 자부심(개혁?)은 건축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건축 비평가에 의해서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잘 팔리는 신파극 뒤에는 잘나가는 변사가 있듯이 말입니다. 물론 배우도 잘 나가야하지만. 그리고 저는 제가 모르는(건축가나 사용자나 같이 모르는) 서양철학에 비추어 이 건물을 이해하지 않겠습니다. 또 건축가가 건축역사의 어느 부분에 속할 것을 목표하여 설계하지 않은 이상, 건축사에 비추어 특히 세계건축사에 비추어 이 건물을 보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 건물을 설계하는 이의 입장에서 또 사용하는 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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