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성은 어느 별인가?

  • 김동빈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 ;
  • 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국제천체물리센터) ;
  • 송두종 (한국천문연구원 국제천체물리센터) ;
  • 이용삼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
  • Published : 2009.10.15

Abstract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야기가 얽혀 있는 두 별은 여름철을 대표하는 별들로서 중국 문화권에서는 지난 수 천 년 동안 매우 인기가 높은 별이었다. 두 별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노래를 모아 놓은 시경(詩經)에 이미 등장하고 있고, 서기 408년에 조성된 고구려의 덕흥리 고분 속에 있는 벽화에도 그려져 있다. 고려시대에는 이 별들에 대한 국가적인 제사를 지냈으며, 조선 시대에는 칠월칠석에 국왕이 신하들과 어울려 잔치를 베풀고 칠석시(七夕詩)를 지어서 책으로 편찬하는 일도 있었다. 한편 견우성은 주로 농사와 관계된 별점을 가지고 있었고, 시각제도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28宿(수)의 하나였으므로 천문학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측한 별이다. 그러한 관측의 결과는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에 다수가 남아 있다. 그런데 동양 천문학에서 이미 널리 다루어졌던 문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문학적 견우성과 천문학적 견우성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일반 시민들에게 견우성은 독수리자리의 알테어(Altair)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사서와 고대 천문서 및 천문도가 지칭하는 견우성은 염소자리의 다비(Dabih)라는 별이다. 견우성이 28宿(수)의 하나라는 사실은 그 별(별자리)이 황도와 백도 근처에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알테어는 적위가 높아서 도저히 28宿(수)에 속할 수가 없다. 게다가 알테어는 은하수 속에 들어가 있으므로,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는 일반적인 설화와도 어긋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다수의 서적과 매체, 그리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와 천문관에서 상영되는 프로그램들에는 모두 알테어를 견우성으로 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불일치는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불일치가 천문학적인 견우성과 인문학적인 견우성의 불일치로 보고, 이 문제를 실증적으로 접근해 본다. 즉,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에 실려 있는 견우성 엄폐 관측 기록을 조사하여 한국사에서 전문 천문학자들은 어느 별을 견우성이라고 보아왔는지 알아보고, 또한 일반인들이 지은 시문에는 어떤 별을 견우성으로 여겼는지 고찰한다. 아울러 역사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선인들의 생각을 짚어보고, 중국과 일본의 학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살핀 다음, 마지막으로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고찰해 본다.

Keywords